작년 말 전 세계 게임계를 깜짝 놀라게 한 가장 큰 이슈로 대부분이 액티비전과 블리자드의 합병을 꼽을 것이다. 기타 히어로와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액티비전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의 블리자드의 만남. 현존 가장 거대한 비디오 게임사의 탄생. 그것의 공식적인 명칭은 “액티비전-블리자드”.


게임계 내에서의 두 회사 입지만큼이나 재정적 규모(거의 천문학 급이다.)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러한 합병은 블리자드의 모회사인 비벤디가 그 배경에 없었다면 아예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기타히어로 온라인의 탄생, 스타크래프트 고스트의 부활. 이름만 들어도 게이머를 설레이게 하는 무수한 가능성들을 가슴에 담은 채로 최근에 방한한 비벤디 게임즈의 CEO이자 합병 과정이 완료되면 “액티비전-블리자드”의 부회장으로 임명될 브루스 핵을 만났다.


최고급 경영자임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 중 구체적인 국,내외 게임사들을 언급하며 전문적인 견해를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은 이전부터 기자가 CEO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관이 깨질 정도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P.S. 행사장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서 탤런트 원빈을 만나러 왔다는 일본 아줌마 그룹을 만났다. (일본어는 잘 모르지만 그녀들의 수다가 상당했고 원빈의 얼굴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들렸다.) 전 세계 가장 큰 게임회사 경영진의 한국 방문과 한국 연예인을 보기 위한 방문한 일본 아줌마들을 보면서 이 세상은 상당히 다양하고, 복합한 상호관계 안에서 이루어져 있음을 다시금 확인했다.


현재 비벤디 게임즈의 최고 경영자인 브루스 핵은 합병 될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부회장이자 기업 총괄 최고 책임자가 될 것으로, 현재 합병 과정 중 인사 및 재무 그리고 법무팀의 합병 및 통합과정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다음은 브루스 핵과 매체 기자들간의 QA를 정리한 내용이다.


= 12월 액티비전 과 블리자드가 합병된다는 발표를 접했다. 현재, 한국에는 블리자드, 액티비전 두개의 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향후 회사의 운영은 어떻게 되는가?


늦어도 6월 말까지는 합병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6월 이후 액티비전-블리자드 라는 단독 법인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해왔던 블리자드 코리아의 운영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이번 합병을 통하여 아시아 시장에 많은 정보를 가진 블리자드사는 액티비전에게 아시아 시장 공략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데 있어 서로 협력하는 체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액티비전 제품에 온라인 부분을 가미해서 공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조언자를 블리자드가 담당하게 된다.


블리자드 코리아, 액티비전 코리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개별적으로 따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한다. 블리자드의 사업을 보면 온라인 가입자를 바탕으로 한 온라인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고 액티비전은 패키지 기반을 중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별개의 사업부분이기 때문에 별개의 운영진으로 구성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기본 구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가 액티비전에서 패키지로 출시될 가능성도 있는가?


스타크래프트2는 블리자드에 의해(한국은 블리자드 코리아에 의해) 전적으로 한국시장에 출시될 것이다. 내가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곧 얼마 지나지 않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두 번째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와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될 것이다. 완성된 제품으로 출시되려면 시간이 걸리기에 아직 그 시기를 명확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최고의 퀄리티를 낼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이번 블리자드와 액티비젼의 합병이 펀딩 그룹 형태인지 M&A(인수합병) 형태인지 궁금하다.


비벤디 그룹과 액티비전이라는 두 회사의 합병은 지금까지 다른 회사의 합병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첫번째 차이점은 각자 독특한 플랫폼을 구축한 두 회사가 합병됨으로써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액티비전이 개발하고 있는 패키지 형식의 게임에 온라인 요소를 강화할 수 있어, 더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패키지와 확장팩을 만들 수 있다.


두번째로 두 회사가 합병함으로써 글로벌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 액티비전은 북미와 유럽 시장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비벤디는 유럽과 미국, 아시아 시장에 대해 많은 노하우와 입지를 가지고 있다. 이는 두 회사가 합병함으로써 더욱 글로벌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운영 측면에서의 비용은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세번째로 합병을 통해 액티비전과 블리자드는 재무적으로도 탄탄한 기업이 되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업체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예상 매출액은 40억불을, 순수익은 10억불을 목표로 약 25%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스튜디오, 음반 제작사 같은 여러 분야 업체들도 투자 할 가능성 높아지고, 결과적으로는 다방면의 뛰어난 인재들과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지기에 개발자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합병이 펀딩그룹 방식이나, M&A 방식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전 세계적으로 독특하면서도 거대한 그리고 위에서 말한 세가지 차별점을 가진 회사의 탄생이라고 봐줬으면 좋겠다.




= 오늘 인사말에서 서울을 온라인 게임의 수도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또 이번 합병을 발표하고 나서 액티비전 코리아와 국내 게임 업체인 '드래곤 플라이'는 최근 퀘이크 워즈 온라인의 공동개발을 발표했다. 블리자드 코리아가 아닌 다른 국내 개발사와 협력을 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의 인구는 5천만이지만 온라인 게임 시장규모는 약 15억불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은 인구가 15억임에도 시장 규모는 한국과 같다. 그래서, 게임 시장 규모 측면에서 강력한 힘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을 온라인 게임의 수도라고 부른 것이다. 블리자드 코리아는 한국회사다. 블리자드 코리아를 이루고 있는 경영진과 업무진은 모두 한국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발방법론적인 측면에서도 블리자드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얼바인 스튜디오에서 모든 개발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블리자드에서는 추가로 한국 등지에서 개발 파트너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개발 인프라 집중이 현재 블리자드의 성공 비결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합병이 완전히 이루어진 상태가 아니기에 합병 이후의 운영방식은 현재 계속해서 논의 중이다. 고로, 액티비전의 한국 시장 전략도 현재로서는 논의된 바가 거의 없다.




= 액티비전이 이번 합병으로 인해 패키지뿐만 아니라 온라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액티비전의 온라인 시장 진출은 어떤 계획이 있는지 알고 싶다. 또한, 기존 지부의 변경과 내부 인사이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경영 지원 파트에 대해서는 슈퍼팀(Superteam)이 관리하게 됨을 언급했다. 여기서 말하는 슈퍼팀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블리자드는 액티비전이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입지에 오를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온라인 시장을 크게 보고 있고, 유망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방법은 논의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합병은 현재진행형이다. 뿐만 아니라 액티비전 주주의 승인 과정도 남아있어 그 전까지는 독립 법인 회사로 이전까지 운영방식을 고수하게 될 것이다. 즉, 액티비전과 블리자드는 각자의 게임을 각자 출시하게 된다는 의미다. 다만,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협력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논의 중이고, 아마도 4개월 후에는(합병이 완료되는 시점인) 이에 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블리자드나 액티비전 내부에서의 인사 이동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비벤디 게임 산하 내 시에라 엔터테인먼트와 그외 IT, 법무, 인사 팀 등이 있는데 합병 후에 액티비전이 보유하고 있던 관련 팀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 이 중복되는 부분을 통합해서 최고의 인재로 구성한 팀이 바로 올스타팀이다. 각 분야에 노하우가 쌓여있는 인재들이 함께 모이기에, 이는 합병이 가져다 주는 또 하나의 장점이 될 것이다.




= 현재 온라인 게임 결제 방식은 월정액과 부분유료화로 나뉘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 발전한 부분 유료화 방식이, 최근에 북미 시장에서도 도입되고 있는 상태이다, 블리자드는 월정액을 고수해 왔는데 앞으로는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인가? 또한 각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 동안, 온라인 게임 시장을 살펴보면 유저들은 훌륭한 게임이 오랜동안 장기적으로 서비스 되기를 원한다. 고로, 이런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월정액을 선호해 왔다. 이는 개발사뿐 아니라 유저들에게도 유리한 방식이다. 하지만, 게임에 따라서는 부분 유료화 방식이 어울리는 게임도 있을 것이다. 현재 부분유료화 게임을 개발할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은 열어 논 상태이다. 현재, 비벤디는 월정액 모델에 대해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으며, 개발자와 유저 모두가 서로 만족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 비벤디 산하 시에라 온라인이 한국 온라인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을 북미에 퍼블리싱 했었다. 앞으로 한국게임들을 추가로 퍼블리싱할 계획이 있는지, 또한 북미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프리스타일에 최근 근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액티비전-블리자드의 합병에 자극 받아 EA도 테이트투(Taketwo)에 대해 합병 제안을 하는 등 더욱 규모화에 힘쓰는 듯 하다. 간혹, 일부 거대 업체가 게임계 전체를 휘두른다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프리스타일은 한국과 중국과 같은 아시아 시장에서 히트한 게임이다. 2007년에 미국에 진출했지만 난이도 면에서 별다른 튜토리얼 과정 없이 바로 5:5 농구경기를 펼쳐야 하는 등 진입 장벽이 높아 한국에서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아마도 그 원인은 캐주얼 게임의 접근 방식이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시에라 온라인 같은 경우 다양한 게임들을 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기는 힘들다. 중국,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게임시장은 매우 크다. 거대 기업을 중점으로 이루어진 선두그룹이 50%를 차지하고 있다면, 그 외 다른 업체가 50%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한 업체가 독점성을 가질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테이크투 경우 언급했지만 차후에는 업체와 업체 뿐 아니라 스튜디오와 IP 간의 합병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합병이후 계획에 대해서 논의 중이라고 했는데, 블리자드의 얼바인 스튜디오에서 액티비전과 함께 개발 예정인 게임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액티비전 게임 중에서 온라인화 했으면 하는 게임이 있는가?


단언컨데, 블리자드는 오직 블리자드의 게임만 개발할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온라인으로 개발하고픈 게임은 1인칭 슈팅 게임인 콜오브듀티와 기타히어로 시리즈다. 하지만, 이것은 현재로서는 단지 가능성일 뿐,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공식 답변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iNVEN Curry- 박정환 기자
(curry@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