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벤에서 필진으로 활동 중인 saturns 님의 워해머 토너먼트 현장 취재입니다.


5월 17일 오전 11시 오크타운. 주말에는 이 시간부터 사람들이 몰리지만, 오늘은 토너먼트 소식을 들었는지 참가자와 관람객 몇을 제외하곤 그다지 붐비지 않았다. 최종적인 토너먼트 참가자는 막판에 불참자가 생겨 6명이었다. 각각의 아미는 타우, 임페리얼 가드, 스페이스 마린, 카오스, 타이라니드, 엘다 등으로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게임은 3회에 걸쳐 이뤄지며 룰 북에 의거해서 가장 높은 빅토리 포인트를 차지한 플레이어가 우승하게 된다. 빅토리 포인트는 다시 상대편 지휘관을 쓰러트렸는가, 게임 지형의 얼마만큼을 차지했는가, 상대를 얼마나 큰 포인트 차이로 쓰러트렸는가 등에 따라 나뉘며, 토너먼트 룰에 따라 승점 이외에도 도색점수, 매너 점수 등이 최종 포인트에 들어가게 된다. 도색점수의 경우 참가자들의 평가로 이뤄지게 되었다.


게임 시간은 한 라운드당 2시간이며, 6턴으로 끝나게 된다. 미션은 포인트 점령 식으로, 재미를 위해 토너먼트 참가자들이 약간 룰을 바꿔 3개의 지점을 설치해 놓고 점령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했다.


이미 안면이 있는 참가자들은 서로 담소를 나누며 게임준비를 시작했다. 필자는 토너먼트전 중 카오스 플레이어와 엘다간의 전투를 사진과 게임 과정을 곁들여 정리하였다.


준비 작업 및 배치



먼저 주사위를 굴려 테이블의 어느 쪽을 차지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쉽게 말해서 최초 배치 지점을 선택하는 것인데, 테이블에 이미 지형이 셋팅된 상태라면 더욱 중요하다. 보통 게임 테이블의 30%가량은 각종 지형을 배치하도록 되어 있기에, 이 지형물로 인해 발생하는 사각이나 커버세이브(은폐, 엄폐물속에 숨은 것으로 취급)를 이용하는 것이 게임 전개에 중요한 양상을 차지한다.


이런 지형물이 없이 텅텅 빈 공간이라면 무조건 사격무기가 우세한 아미가 거리낄 것 없이 사격을 하여 적을 일방적으로 학살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ㅁ 지형지물이 있을 때 위치 선정 예




(A)지점은 에서는 적으로부터의 사격에 열려 있다. 이쪽도 사격을 할 수 있지만 상대 턴이 먼저고 화력이 우세하면 피해가 클 수 있다. 근접공격을 하러 가는 동안에도 피해가 누적된다.


(B)로는 사격은 가능하지만, 중간에 포탄구멍이 디피컬트 테레인(지나가기 힘든 지형지물)이라 비행 유닛을 제외하곤 이 위를 지나갈 때 이동력이 줄어든다. 대신 이 위에 올라가면 커버세이브를 받을 수 있다.


(C)의 경우는 건물에 가려 사격을 받지 않으며, 적과의 거리도 비교적 가까워 건물 쪽을 돌아서 근접공격이 가능하다.


(D) 역시 디피컬트 테레인으로 취급하기에 보병들은 건너가기 힘들어 처음 배치할 때 잘 생각해야 한다.


이번 지형에서는 가운데에 지형지물이 있는 관계로, 양측에 배치된 차량과 중화기 분대가 서로의 진영을 오가며 도와주기가 좀 힘들다. 카오스 측은 보병과 탱크로 주로 이뤄지고 소수의 고속이동이 가능한 유닛들이 있는 상태라, 중화기분대를 양측에 모두 배치하고 근접전을 하러 가는 유닛들을 지원해주도록 배치되었다.


반면에 엘다의 차량들은 ‘스키머’라 부르는 비행차량이 대부분이라 지형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수송차량들 조차 비행을 하기에, 비행해서 적 후방에 병력을 풀어놓기가 쉽다. 그런가 하면 현재 스키머의 룰과 엘다 차량의 룰이 합쳐질 경우 생존력도 막강하다.


스키머의 강력함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공격자의 명중 주사위 굴림 후 최초 공격에서 떨어져 나간 공격들에서, 다시 아머 페네트레이션(장갑 관통) 여부를 주사위로 결정하고, 설령 공격이 성공했더라도 다시 페네트레이션(관통)과 글랜싱(스침) 판정에서 무조건 스침 판정을 받는다. 최종적으로 굴리는 주사위 굴림에서도 일반적으론 주사위를 하나 굴려서 1~6까지를 판정하지만, 엘다는 홀로필드라는 아이템을 장착해 주사위도 2개를 굴려 낮은 수를 선택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어떻게 공격하더라도 살아남는, 사실상 공격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차량이다. 그런 스키머 전차를 3대나 가져왔으니 엘다라면 매우 당연한 셋팅이지만, 얼핏 치즈 아미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치즈 아미란? 오로지 승리만을 목적으로 밸런스 파괴에 가까운 부대구성을 해온 아미를 말한다. 자칫 게임의 재미나 즐거움을 해치기 쉽다. 때문에 GW에서 조차 자신이 좋아하는 유닛과 즐거운 게임 매너를 강조하고 있다...



[ 이런 상황에서 게임 하는 게 재미있을 리는 없다. ]



첫번째 턴, 예상되었던 불균형이 예상외의 우연으로 균형잡히다.


하여간, 배치가 끝나고 후 배치를 하며 엘다의 전략을 살펴본바, 스키머 차량들을 이용해 근거리에서 병력을 내려놓고 강력한 워커(두 다리 달린 기갑차량들... 스타의 골리앗을 생각하면 편할 듯)와 사격병력들로 견제를 할 생각인 듯 하다. 하지만 구성으로 봤을 때는 전반적으로 사격에 치중한 상태였다. 게다가 엘다의 기본 S, T가 낮은 까닭에 특별히 근접특화를 맞춘 상황이 아니라면 근접공격력이 강한 카오스로 근접 난타전을 벌이면 승산이 있는 상황.


ㅁ 유닛 스탯의 관계


WS는 아군과 적군의 수치를 비교해 근접 명중률을 체크하고, BS로 사격 명중률을 체크, S는 유닛의 힘, T는 유닛의 튼튼함, I는 근접전에서 민첩성, W는 라이프 숫자다.


아머세이브라 불리 우는 AS는 방어 가능한 상황에서 주사위를 굴렸을 때 공격을 튕겨낸다. 간혹 아머세이브를 무시하는 공격들이 있는데, 이 경우는 불변세이브가 있다면 대신 사용할 수 있다.


S와 T의 상반관계를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다음 그림을 준비했다.

미개 생명체 < 보통 인간 < 오크 < 유전자 개조된 초인 < 귀신들린 초인 < 악마 < 다른 은하계에서 쳐들어온 괴수

위와 같은 파워 밸런스가 존재한다... S가 높고 T가 낮을수록 공격자가 유리하고, T가 높고 S가 낮을 때 방어자가 유리하다.



배치가 끝나자 엘다는 D 지점에서 C지점으로, E지점에서 각각 중앙의 포인트로 진격하려 했다(아래 사진 참조). 엘다가 선 턴인 까닭에, 최초 사격으로 이미 C지점에 배치된 중화기 분대는 절반의 유닛을 상실했다. B위치의 카오스 마린들도 공격을 받았으나, 이쪽은 예상 밖으로 공격을 튕겨내며 한 마리만 피해를 입었다. 스페이스 마린과 카오스 마린들은 입고 있는 아머로 인해 주사위를 굴렸을 때 3이상이면 방어를 해낸다. 2/3확률로 튕겨내는 것이다.


첫 턴은 예상보다 적은 피해를 받고 넘어갔다. 곧 이어 D위치의 파이어 드라군들이 근접 페이즈에 추가 이동을 해서 C로 다가온다.





워해머 40K에서의 한 턴은 각각의 플레이어에게 이동, 사격, 근접 페이즈로 나뉜다. 그런대 이중에는 간혹 사격페이즈에 이동을 안하고 추가 이동을 하거나, 근접전 페이즈에 추가이동을 할 수 있는 유닛들이 있다. 이동 페이즈에 이동을 하고, 사격을 한 다음 근접 페이즈에 지형지물 뒤로 싹 숨어버리는 식의 응용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다.


그렇게 상대편 턴이 끝내고, 카오스 턴이 되었다. 카오스는 데몬프린스 라는 유닛을 2개 보유하고 있었는데, 몬스터러스 크리쳐 라는 괴수 보너스를 받는 유닛이다. 게다가 HQ슬롯을 차지하는 지휘관 유닛이지만, 독립된 캐릭터로 놓지 않고 일반 유닛 취급을 하기에 지형 점령 역시 할 수 있었다. 둘 다 비행이 가능했기 때문에, 데몬프린스를 중점적으로 사용해야 했다.


B방향의 부대들은 이미 포인트를 장악한 상태였기에, 데몬프린스를 중심으로 엘다의 반응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해 지연시키고, B와 A의 화력은 E에 집중시키기로 했다. B는 중심부에서 양쪽 모두로 사격을 개시하고, 주공은 상대편의 포인트를 점령하러 가는 A다. 엘다 역시 피해를 입었지만 큰 피해는 아니다.


2번째 턴, 엘다의 싸이킥 실패라는 희귀한 상황 발생!


1턴은 양측 모두 마치고, 2번째 턴으로 돌입한다. 2턴에서 재미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엘다의 지휘관 유닛인 파시어가 싸이킥 능력을 사용하다가 주사위 굴림에서 실패... 그 반동으로 온 충격으로 즉사 해버린 것이다.


이런 종류의 유닛들은 여분의 W(운드)를 가지고 있지만 T의 두 배가 넘는 S를 가진 공격을 받을 경우 즉사판정이 뜬다. 싸이킥에 실패할 시 받는 ‘페릴 오브 워프’의 충격은 S6... 엘다의 유닛들은 대부분 T3... 그대로 즉사다. 구경하던 게이머들과 엘다 플레이어들은 놀라움 반 황당함 반으로 탄성을 질렀다. 엘다가 싸이킥에 실패하면 즉사할 수 있는 상황임을 아는 사람이 적었던 대다,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적었기 때문... 그러나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그러나 싸이킥의 효과는 나타난 것으로 판정되어, 결국 싸이킥이 작렬했다. 다음 턴에 사격을 못하는 대신 사격 횟수가 두 배가 된 엘다가 중화기 분대에 추가 타격을 입혔다. 카오스 쪽 테이블 좌측의 중화기 분대는 1턴 마지막 즈음에 워커 몇 대를 파괴하는 전적을 올린 것을 끝으로 전멸하고 만다.


카오스 플레이어 턴이 되자 좌측의 데몬프린스가 해당 엘다 병력들에게 어썰트(돌격... 혹은 Charge-챠지 라고도 한다)를 선언해 순식간에 절반을 해치웠다. 싸이킥 능력을 통해 명중과 to 운드(S/T비교를 통해 상처를 입혔는지 확인)시 실패한 주사위 굴림도 다시 굴릴 수 있게 되면서 적 병에게 다수의 피해를 입혔고, 특수병종인 노이즈 마린 역시 수송차량을 타고 달려와 파이어 드라군에게 음파공격을 가해 몰살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진짜 목표는 중화기 분대가 점령하고 있던 포인트를 이들이 장악하는 것이었다. 6인치 이내에 있는 유닛들 중에서 가장 포인트 높은 유닛이 점령하는 것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가까이 있는 노이즈 마린을 보내야 했다. 2턴은 금세 마무리가 되고, 3턴에 돌입했다.





3턴째, 카오스 역시 거짓말 같은 주사위 숫자가 나타나다.


엘다는 예상보다 게임이 많이 꼬이며 제대로 공격을 가하지 못하게 됐다. 테이블 우측의 데몬프린스와 점프 팩 보병들에 공격을 했지만, 대부분 피해가 없었다. 그러나 점령 포인트를 유지하러 테이블 좌측으로 급파된 카오스의 수송차량을 파괴하고 병력들을 제거하는 데는 성공했다.


카오스 플레이어 턴이 되자, 딥 스트라이크로 터미네이터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딥 스트라이크란 텔레포트나 공수강하 등으로 전장에 나타나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2턴부터 주사위를 굴려 판정하게 된다. 게임 테이블의 어느 위치에나 배치한 뒤 주사위를 굴려 일정거리를 벗어나는데, 카오스는 카오스 아이콘을 이용해 유도가 가능해 안전하게 착지했다.


터미네이터 아머는 텔레포트가 가능한데다 마린 아머보다 한 단계 높은 +2의 방어력을 가져 설령 운드를 받더라도 5/6 확률로 방어한다. 게다가 인불세이브까지 갖고 중화기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중화기 사격이 가능할 정도다. 점프 팩 보병들 역시 비행하여 엘다 레인져 들에게 어썰트를 할 요령으로 다가갔으나, 터미네이터의 도착으로 카오스는 다시 스키머 사냥에 들어갔다.



[ 적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증원되어 강한 타격을 주는 터미네이터 부대 ]



*워해머 40k에서는 근접전에 많은 배려를 해주고 있다. 특히, 근접전이 이미 시작된 부대는 적의 사격이나 기타 대부분의 상황으로부터 독립되어(어떻게 말하면 보호되어) 근접전만 수행하는 것이 가능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마음대로 떨어지는 것도 불가능하며, 근접전이 끝날 때까지 뒤엉켜 싸우는 것으로 취급된다.


근접전 과정도 여러 과정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사기 수치에 따른 후퇴와 재 집결까지 포함을 하기에, 자칫 근접전에서 패배하면 후퇴하다가 추격당해 전멸당하는 사태까지도 벌어지곤 한다. 때문에, 화력이 우세하거나 근접전이 약한 부대에 어썰트를 걸어 지연시키는 것도 중요한 전술이다.



[ 3턴 후반의 모습 ]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테이블 좌측은 결국 거의 전멸하고 데몬프린스1기만 살아남은 상황이다. 엘다 측도 고급 병력들을 상당히 소실 했는데, 스키머는 대부분이 살아남았다. 우측은 터미네이터가 포인트만 장악하고 있으면 해결됨으로, 카오스 제네럴은 모든 화력을 스키머를 잡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마침 후방을 보인 스키머 전차 ‘파이어 프리즘’을 향해 사격 무기를 발사했는데...



[ 이런 거짓말 같은! ]



단 한발만 명중했다! 그나마도 장갑 관통판정에서 실패... 구경하던 모든 사람들이 뒤집어 졌다... 엘다 싸이킥 자폭에 버금가는 희귀한 사태였다. 이런 경우 최소 절반 이상은 명중에 성공하는 게 일반적인데 말이다.


어찌 됐든 파이어 프리즘을 잡고 싶었던 카오스 제네럴은 비장의 무기 중 하나로 카오스 마린들에게 기본 장착이 된 ‘크랙 그레네이드’로 공격을 노렸다. 크랙 그레네이드는 대 차량용 수류탄으로, 차량 공격 시 1회만 사용 가능하지만 S를 6으로 만들어준다. 차량의 후방을 공격하면 방어력이 10이기 때문에, 주사위에서 +4가 나오면 글랜싱 이라도 가능하다.


카오스 제네럴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명중 주사위를 굴렸는데... 6인치 이상 이동한 스키머는 근접공격을 가할 시 무조건 주사위 눈 6에만 명중을 한다. 단 한발도 명중하지 않았다.


이쯤 되면 정말 기막히게 운 좋은 스키머라 할 만 했다. 데몬프린스 역시 팔콘 탱크에 근접공격을 시도했으나 실질적인 피해는 입지 않고 승무원들을 흔들리게 만들어(크루 쉐이큰) 공격을 못하게 만드는 정도의 성과만 얻었다.


일반적인 차량이라면 벌써 한참 전에 부숴졌어야 정상인데,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생존력이었다. 데몬프린스는 괴수로 취급이 되기에, 차량 공격 시 관통력이 2배에 일반 보병들을 공격할 경우 아머세이브를 무시하며 공격할 수 있다. 기본 스탯마저 좋기에 당해낼 유닛이 거의 없는데, 버텨내고 있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 게임에서 두 데몬프린스는 엘다 보병의 대부분을 순식간에 제압이 가능했다. 엘다의 보병들은 특수 룰과 강력한 공격력으로 다양하게 카오스를 괴롭혔지만, 카오스 역시 강력한 싸이킥 능력을 쓸 수 있는데다 엘다의 경우 S와 T가 인간 수준이라 데몬프린스의 괴수 같은 스팩에는 당해낼 수 없었던 것이다.



[ 팔콘을 공격중인 데몬 프린스 ]



4턴째, 엘다와 카오스 양 측 모두 희생자가 늘어나다.


4턴이 되자, 엘다 측에서 살아남은 병력은 스키머들 뿐이었다. 터미네이터의 근접공격과 사격에 테이블 우측은 완전히 정리가 되었고, 좌측에서 스키머들만 오가는 상황이 됐다. 스키머의 공격으로 카오스 측 보병들 일부가 사망했으나, 예전의 명성에 비하면 별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놀라웠다.


반대로 카오스는 전 차량이 파괴된 상태(빈디케이터도 어느새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제국계열의 탱크 차량들이 기본인 카오스는 차량 포인트가 상대적으로 싼 편이라 큰 피해는 아니었다. 전반적인 누적 피해양은 카오스가 더 높았지만, 점령 포인트를 계속 유지했기에 승산이 있는 상황. 팔콘이나 파이어 프리즘만 부순다면 우세를 점쳐볼 수도 있었다.


카오스는 엘다의 수송차량 웨이브 서판트의 무장을 전부 파괴했으나, 나머지 차량들에는 전부 주사위가 1, 2 정도가 뜨는 바람에 치명상을 주지 못했다.



[ 희생자 수도 점점 쌓여간다... ]



5번째 턴, 전 방향에서 포위당한 파이어 프리즘이 상처 하나 없이 도주


5턴이 되어도 상황은 비슷하다. 희생자 수가 서로 크기 때문에 가용 가능한 병력이 얼마 없던 것이다. 한 턴에 피해자가 확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누적된 피해가 쌓여서 살아남은 병력은 1/3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엘다 제네럴은 이제 살아남은 스키머들을 최대한 보호해 게임이 끝낼 때 포인트를 남기는데 주력하려 했다. 카오스는 다시 한 번 여세를 몰아 스키머의 파괴에 주력했다. 그러나 스키머를 거듭 공격해도 도무지 격파되질 않는다! 간신히 장갑을 관통해도 홀로 필드 아이템 덕에 대미지 차트에서 주사위를 두 개 굴릴 경우, 하나는 파괴나 이동불가를 걸어도 나머지 하나의 수치가 1, 2정도가 나오면 그걸 따르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엘다는 과감하게 그걸 믿고 전차를 적진에 투입할 수 있다.


마침내 파이어 프리즘을 데몬프린스, 보병들이 전 방향에서 포위해 공격을 날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빗발치는 주사위 속에서도 홀로 필드의 영향으로 도무지 부서질 생각을 않는 파이어 프리즘. 이런 상황에서는 무조건 다량의 공격을 성공시켜 대미지 차트로 끌고 가는 수밖에 없다. 글랜싱이라도 계속해서 띄우다 보면 한두 개쯤 치명적인 공격이 터져 나오는데, 그걸 노리고 무작정 공격을 거는 것이다...


그러나 허무하게도 파이어 프리즘은 상처하나 없이 휭~하니 날아가 버렸다(WS수치가 없는 차량의 경우 근접전이 벌어졌어도 자기 턴에 그냥 달아나는 게 가능). 여기 저기서 좀 부숴져라! 라고 희망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마지막 6번째 턴. 그리고 게임 종료 후 결과 산정.


6턴째 마지막 턴... 마지막 턴인 만큼 게임을 마무리 하는 요소가 강하다. 엘다는 이번에도 도망을 가고 있다. 점령 포인트 근처로 스키머를 갖다 놨지만, 카오스의 유닛들이 더 포인트가 높아 카오스 플레이어가 점령 포인트를 장악한 상태.


그러나 막판에 정말 기적적으로, 두발의 공격이 명중하고 장갑 관통까지 성공한 뒤 대미지 차트에서 차량 파괴가 나왔다. 드디어 파이어 프리즘을 격추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주위에서 환호성이 터지고, 엘다 플레이어의 안타까운 한숨이 들린다. 6턴 내내 공격을 받은 스키머가 이제야 한 대 터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 움직일 수 있는 유닛이 없었다.


이리하여 턴이 끝나고 게임이 완료 됐다. 처음 예상은 엘다의 강력한 사격 능력과 스키머에 의해 일방적으로 카오스가 박살 나는 것이었다. 분명히 스키머와 사격능력은 강했지만, 카오스측도 유닛 특성에 맞는 전술을 펼쳐 강세를 잘 살린 게임이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필자가 단언하는데 이번 게임은 카오스와 엘다 양측에 악운의 연속이었다. 회심의 포위공격으로 주사위가 수십 개씩 굴려지는 상황에서도 겨우 세 명 정도가 죽는가 하면, 카오스 플레이어는 실수로 빈디케이터 전차의 주포 사격을 한 턴 동안 빼먹기 까지 했다.


그러나 우연의 결과가 어느 정도 작용하며 예상치 못하는 결과를 만드는 게 게임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도 즐겁게 웃어넘길 수 있었다. 빅토리 포인트를 모두 계산하고 호주출신인 상대 플레이어와 It was good game! 이라고 말하며 악수를 나누고 나서야 정말로 게임이 끝났다고 할 수 있었다.


살아남은 유닛 포인트를 따지자 카오스 측은 500포인트가 약간 넘었고, 엘다는 490대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순수하게 게임포인트로만 따지면 몇 백 포인트 차이까진 무승부로 취급하지만, 미션 진행을 한데다 토너먼트 룰이 있기에 따져보니... 엘다는 지휘관이 사망했다. 또한 테이블의 영역을 많이 차지하지 못해 영역 점수에서도 밀려나갔다.


결정적으로, 점령 포인트는 카오스 측이 몇 백 포인트만큼 점령한 상태였다. 최종적인 빅토리 포인트에서, 카오스가 승리를 거뒀다.


[ 승리의 사열식 ]



[ 뒤이어 벌어진 스페이스 마린과의 전투 ]



점심 식사 후, 한동안 휴식 시간을 가진 뒤 뒤이어 스페이스 마린, 타이라니드와의 전투가 계속 됐으나 분량이 많은 관계로 이 부분은 줄이기로 하겠다. 다만 카오스는 거듭된 전투에서 스페이스 마린에게는 패배, 타이라니드에겐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스페이스 마린 플레이어가 토너먼트에서 승리했다. 평상시 알려진 강세 아미, 약체 아미의 특성을 따르지 않고 예외적인 결과가 나와 예상 밖이었다.


스페이스 마린 아미는 밸런스 상 중심에 위치하는 경향이 강하고 주인공격인 아미라 미션과 여러 상황에 걸맞게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게 맞춰져 있다. 때문에 전투에선 밀려도 결과적으로 토너먼트에선 우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외에서 열리는 그랜드 토너먼트 대회에서도 스페이스 마린이 당당히 상위권에 랭크 된 경우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사용자가 아미의 특성을 잘 살리고 적절히 게임을 플레이 한 것이 우승 원인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워해머 40k 토너먼트 게임을 알아보았다. 다른 플레이어들의 게임을 설명하지 못하는 게 좀 아쉽지만, 그러기엔 분량의 압박과 이해의 난해함이 있으리라 판단이 된다. 다만, PC게임과는 색다른 이런 양상의 게임도 있다는 점을 알리고 워해머의 기본이 되는 게임 양상에 대해 이해를 도왔으리라 생각이 든다. 40k와는 전개가 많이 다른 워해머 판타지의 경우도 나중에 소개할 날이 오길 바란다.


☞ [관련기사] 테이블 위 전쟁터, 워해머 토너먼트 현장을 가다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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