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험난한 전직 신고식(?)을 무사히 마치고 드디어 위카로 전직을 한 파이기자. 이제 서먼 블레이드를 배워 소환수를 부릴 수 있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좋아했건만 스킬을 배울 때 필요한 커먼, 파워, 매직의 3가지 오라의 갯수를 확인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스킬을 마구 배워버려서 결국 서먼 블레이드를 배우지 못하고 실망을 금치 못하는데...

파이기자의 이스 기행기 제 3편 보러가기(클릭!!)



지난 주에 이어서 이번 주도 구도시 중심가의 몬스터들에게 쫓겨 도망 다니는 일상이 계속 되었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 조금이나마 나아진 점은 몬스터들에게 둘러싸여 맞아도 버틸 수 있다는 것과 그 동안 시도조차 못했던 사라진 제국의 전령 퀘스트도 완료했다는 것!


※ 사라진 제국의 전령 퀘스트는 기자가 17레벨에 받았던 퀘스트이며, 구도시 중심가에서 퀘스트 몬스터인 시종 좀비를 처치한 후 부상을 당한 보리스의 서찰을 피에라항의 마셜에게 전해주는 퀘스트이다.


사실 이 퀘스트는 20레벨이 넘은 캐릭터가 반드시 수행해야 할 정도로 보상 아이템이나 경험치가 좋은 퀘스트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퀘스트를 수행했던 이유는 단순하다.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보리스를 만나러 가는 도중, 매번 몬스터에게 둘러싸여 죽을수 밖에 없었던 것이 너무 분해서...


앓던 이가 빠진 느낌이 이런 것일까? '너희들, 나중에 혼내줄꺼야!' 이런 마음으로 열심히 레벨 업을 했고 결국 20레벨이 넘어선 기자는 통쾌하게 베루마도적 시리즈의 몬스터를 혼내줄 수 있었다.



[오늘도 난 달린다네~]



[당신의 부탁도 기꺼이 들어주겠다네]


매일 매일 도전하는 기분으로 좀비들을 뚫고 구도시 주택가까지만 가보자며 속으로 다짐했는데, 이제는 별 무리 없이 주택가를 넘어 지하수로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었다.


구도시 중심가에서 지하수로까지는 꽤 먼 거리이기 때문에 한참을 달리다 보면 항상 '편하게 가는 법이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그래서 지하수로로 가는 게이트를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다른 길을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피에라 항구로 가면 지하수로로 가는 게이트가 있을까?]



[그런거 없다-_-]



[정녕 이 길밖에 없나...]


언제나 얼떨결에 오게 되는 피에라항. 이번에도 피에라항에 가면 구도시 지하수로로 갈 수 있는 게이트가 있지 않을까 싶어 5000 골드라는 거금을 들여왔건만 이 또한 별 소득이 없었다. 하릴없이 넋을 놓고 사람들을 구경하던 중 6~5등급 무기 상인과 방어구 상인을 발견하였다.


요즘 혼자 사냥을 하고 있으면 가끔씩 사람들이 기자의 캐릭터 앞에서 잠시 멈춰 서 있다가 이내 지나쳐버리고는 한다. 아마도 함께 파티 사냥을 할 생각으로 아이템을 살펴보다가 '이건 아니다' 싶은 기자의 장비를 보고는 그냥 가버리는 것일 테지.


그래서 상인을 발견한 김에 무기와 방어구를 새로 장만할 생각으로 엔피씨를 클릭 했는데...



[???????????]


아...... 711,730 골드라니, 이게 정녕 21레벨이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의 골드라는 것인가? 몇 마리의 몬스터를 잡아야 얻을 수 있는 것인지 계산조차 안되는, 전 재산이 150,000 골드인 기자로서는 상상도 못할 금액이었다.


결국 아이템 맞추는 것을 포기하고 쓸쓸히 돌아서는 순간 기자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피에라 항의 중앙에 석상 비슷한 구조물! 여기에 우연히 마우스를 올리자 마우스 커서가 톱니바퀴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한 걸음에 쪼르르 달려가 살펴 보았더니 그것은 바로 레아 여신상 이었다.




기자는 지금껏 이스를 플레이 하면서 몇 몇 궁금한 점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XXX님의 여신상 기부 포인트가 어쩌고 저쩌고...], [여신상의 축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는 시스템 메시지였다.


메시지를 볼 때마다 저 메시지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오늘 찾은 석상이 바로 그 메시지의 원천(?)인 레아 여신상 이었던 것이다. 여신상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을 하니 제법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었다.


  • 기부 1회에 1골드~100만 골드르 기부할 수 있다.
  • 1회 기부하는 금액 기준으로 1,000 골드당 기부 기부 포인트 1점,
      [빛의 가루]1개를 보상으로 받는다.
  • 빛의 가루로는 은총을 받을 수 있다.
  • 4단계까지 제작을 완료하면 축복(버프)을 받을 수 있다.




    특별히 기분이 내키지 않는 이상, 저 레벨 치고는 비싼 게이트 요금과 감당할 수 없는 렉 덕분에 아직까지는 피에라항을 방문할 일이 별로 없는 기자로서는 여신상의 축복을 자주 누릴 수 없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점이다. 각 종족의 시작 마을이나 유저들이 많이 찾는 몇 개의 마을에서도 여신상을 추가해서 더 많은 유저들이 혜택을 받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축복도 받고 여신상의 비밀(?)도 알아냈겠다, 이제 슬슬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싶어졌다. (그보다 극심한 렉 때문에 괴로웠다;) 그래서 선택한 곳은 엘든 경기장. 물론 12,500 골드나 하는 게이트 비용에 흠칫했지만 언제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기자의 정신이 아니던가.



    [엘든 경기장에 도착하면 보이는 광경]


    엘든 경기장을 구경하러 이리저리 다니다가 제법 넓은 잔디밭을 발견하였다. (축구장도 아닌 것이...) 이 곳이 경기장인가보다. 경기장에는 누군가가 골드로 사탕 모양처럼 무엇인가를 그려놓은 듯한 그림이 보였다. 좀 더 자세히 구경을 할 셈으로 경기장에 들어갔더니 글쎄,




    붉은색 글씨로 4초 후에 자유대결이 시작됩니다.라는 시스템 메시지가 뜨는 것이 아닌가.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왠지 뒤에서 뭐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오싹한 기분이 들어서 냉큼 경기장 밖으로 도망쳤다.


    설마, 저기 있는 골드가 경기장에서 PK후에 상대방이 떨어뜨린 골드는 아니겠지...괜시리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기자의 고향인 붉은요새 마쥬익이 그리워졌다. 언제나 기자를 괴롭히는 좀비들도 살짝 보고싶고. 역시 레벨에 맞지 않는 허세(!)를 부리면 안되는 것일까.


    ※ 나중에 알고보니 엘든 경기장은 다른 유저가 없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이었다. 말 그대로 경기장안에서는 타 유저와 자유롭게 PVP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던 것! 더군다나 PK가 끝나도 경험치나 골드 및 아이템을 드랍하지 않는단다.-_-!!


    엘든 경기장의 나들이는 짧게 끝이 났고, [이번 주 만큼은 파티 플레이를 해보자!] 라는 기자의 바람은 캐릭터의 허접한 장비로 인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을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은 주였다.


    게임을 하면서 언제나 새롭게 느끼는 것이지만 빨리 레벨 업을 해서 만 레벨의 컨텐츠를 즐기는 것도 좋으나 자칫 놓칠 수 있는 작은 것을을 여유있게~ 느긋한 마음으로 둘러보면서 플레이 하는 것도 상당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오늘의 기행기를 마친다.







    Inven Fai
    (Fa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