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의 장군총


장군총에서 한방에 누운 인벤기자 3인. 이래서 1타3피다



처절하게 망가졌던 기억이 새록새록한 바로 그 던전. 장군총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정도 난이도에서는 기자들만 울고 나올 리가 없었다. 입구의 전갈들도 잡몹이라고 이리저리 풀링했다가 동행 망쳐먹은 기억이 새록새록한 그 인던. E기자의 격장지계에 보기좋게 넘어가 전멸에 전멸을 거듭하던 그 인던. 장군총. 우리도 안하고 싶어서 안한 것이 아니다. 해 봤는데 작살난 거다. 뭐? 공략법을 숙지하고 있으니 뒤만 따라오라고? 1타3피의 치욕이 눈에 선하다.

☞ 쓰라린 기억들: 이걸 미리 읽어두면 기사가 재미있다!(클릭!!)


인터뷰 대상을 물색하다


인벤 지도부의 특명을 띄우고 풍림화산에 접속했다. 장군총의 정보를 빼내라는 인벤 지도부의 행동강령에 따라, 기자가 밀파된 것이다. 하지만 쪼렙캐릭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50 후반대의 캐릭터를 가지고도 일타삼피의 치욕을 맛보았거늘, 설마 이 12레벨짜리 캐릭터를 가지고 장군총을 공략하라는 것은 아닐테고,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갔다 온 사람을 붙잡고 캐묻는 것 뿐이다.



오빠 렙업 축하해요~ 알랍 ♥: 삘이 팍팍 온다



풍림화산에 접속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노란 글씨가 떠오른다.

" S신념S 형 렙업 축하요~ "

처음엔 그런가보다 했다. 만레벨이 별처럼 많은, 이제 어느 정도 오픈하고 시간이 지난 중견게임이 된 풍림화산에서 렙업 축하 메세지가 뭐 그리 신기할까. 하지만 그 다음 말은 기자의 주의가 돌아갔다.

" S신념S오빠 54 렙업 축하요~ "

54렙! 이 정도면 어쩌면 장군총에 다녀오지 않았을까. 기자의 퍼스트 미션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만레벨이 아니며, 장군총에 가서 두어번 이상 누워본 사람. 매도 맞아본 사람이 안다고, 기자들이 우루루 줄초상을 치른 장군총 쉽다는 말이 나오면 곤란하다. 일단 그에게 전음을 넣어, 인터뷰를 요청하고 풍림화산에서 장군총이 현재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일단 그에게 질문하기로 했다.



인터뷰는 태산성주 이서문 앞에서 이루어졌다
청나라 말기의 전설적인 무도가 신창 이서문 대협과는 동명이인



어제 장군총을 다녀온 유저와의 일문일답



장군총의 지도. 이것만 보면 쉬워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만레벨도 속절없이 나가떨어지는 곳이 바로 장군총이다



기자 : 장군총에 다녀온 적이 있는가?

S신념S : 있다. 장군총은 49 업하자마자 바로 얻을 수 있는 퀘스트이다. 하지만 막상 다녀온 것은 어제, 52~53 정도 수준이었다. 오늘 54 업을 했다. 하지만 장군총은 54 정도 레벨에서는 명함 내밀기 힘들다. 입구의 전갈들을 만나도 방어력 좋은 창캐릭이 아니면 만렙들도 3방에 눕는 놈들이 장군총 놈들이다. 장군총을 공략하기 전까지 일행 구성은 창캐릭 만렙 둘, 선캐릭 59 하나, 도캐릭 55 하나에 나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하게 클리어하지 못하고, 현재 사념 퀘스트는 진행하지 못한 상태이다. 물론 나만이 아니라 동행한 만렙들도 퀘스트를 완수하지 못했다. 오늘 저녁에 다시 한번 동행을 모아 도전해 볼 작정이다.

기자 : 그렇다면 만레벨들도 아직 클리어를 못한 상태라는 말인가? (다행이다. 우린 발컨이 아니었어)



S신념S와의 기념사진



S신념S : 만레벨들도 당연히 퀘를 못했다. 장군총은 현재 풍림화산의 최상위 던전이다. 그들 역시 상황은 나와 똑같다. 장군총을 완전하게 클리어한 분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분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장군총은 몇번 다녀보면 어느 정도 익숙해 지기 쉬운데, 그 익숙해 질 때까지 상당히 많은 도전이 필요하다. 오늘도 동행을 모을 생각이지만, 어중간한 레벨은 어려운 상태다. 오늘 저녁 모을 동행들도 결국 만레벨이 움직여 주어야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지금 내 레벨에 동렙 파티를 모아 가 볼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당신도 맞아봤으니 알 거 아닌가. 장군총은 잡몹도 자칫하면 위험한 놈들로 돌변할 수 있는, 시쳇말로 "빡센" 곳이다.

기자 : 장군총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골치아픈 몹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혼한염. 왜 이놈이 장군총 짜증 순위5 에 드는지는 가서 맞아보면 안다



S신념S : 개인적으로, 비록 죽이긴 했지만 장군총에서 가장 어렵고 짜증난 두 녀석은 한비조, 혼한염이다.

기자 : 어제의 시도에서 얻은 아이템들이 있는가?

S신념S : 어제의 전리품들은 이 두 가지다.

기자 : 풍림화산의 최종인던을 도전하는 입장이라면 제공되는 거의 모든 컨텐츠를 즐겨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인가? 혹시 컨텐츠의 부족을 느끼지는 않는가?



어제 얻은 따끈따끈한 아이템: 뇌신사혈창과 난화암파검



S신념S : 서버 내에서 상당히 많은 분들이 장군총을 완전 클리어했다. 입구의 전갈부터 막보스까지 다 잡고 퀘 정리한 분들이 많다. 하지만 아직 내가 클리어하지 못했고 만레벨분들의 상당수도 클리어 못한 곳이기 때문에, 지금 내 입장에서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둥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주어진 컨텐츠도 다 못한 상황에서 그런거 말할 여유가 있겠나.

기자 : 지금 풍림화산에서 제공 중인 필드 퀘스트는 거의 다 마쳤다는 이야기인가?

S신념S : 54레벨에서 받을 수 있는 필드 퀘스트는 거의 다 했다. 솔로로 진행가능한 퀘스트는 다 한 거라고 보면 된다. 반면에 장군총 퀘스트나 그런 것들은 필드 솔로퀘스트에 비해 난이도가 너무 차이가 심하게 난다. 솔로 퀘스트에 비해 동행퀘스트가 어려운 것은 당연하지만, 실상 대다수의 풍림화산 유저는 솔로 플레이를 즐기고 있다. 비분쟁지역이 업데이트 된 다음 각 길드에서 동행을 짜서, 비분쟁지역으로 보내어 레벨업을 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냥터는 점차 유저가 없어서 비어가고 있다. 게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레벨업의 치열함이 사라지고 하드한 맛이 없어지는 중이다. 비분쟁지역 자체가 마음에 안든다는 것은 아닌데, 업데이트 방향에서 일반적인 솔로플레이 유저를 위한 필드 퀘스트를 신경써 주었으면 한다. 인던 업데이트도 물론 좋지만, 어느 정도 유저들의 성향을 감안해 주었으면 한다.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는 현재까지 이루어진 풍림화산 컨텐츠의 대부분에 대해서 만족하는 듯이 보였다. 기자가 동행을 신청했어도 이미 다른 동행에 속해 있다고 나오고, 인터뷰를 나누는 내내 자꾸 어딘가로 가려는(!) 것이 아무래도 아까 축하받은 그 "오빠" 발언의 누군가를 찾아가려는 건지 아니면 보다 하드하고 가열찬 레벨업의 길을 걸으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동행 구하긴 편한가요?



마지막 질문이라고 붙잡고 늘어졌어도 결국 호랑이를 타고 흙먼지를 휘날리며 사라지는 그. 수고하셨어요 한마디에 먼지날리게 사라지는 그를 보며, 그가 진행할 저녁나절의 풍림화산의 장군총 공략은 어렵지 않기를 빌어본다. 그렇다. 그것은 기자가 비록 역부족으로 실패한 최상급 던전. 일종의 대리만족에 대한 기대일 지도 모른다.



...........



End of the road

사념 퀘만 남아서 공략을 위해 뛴다는 그. 혹시나 그의 공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급하게 공략시 주의점이나 그런걸 알아보기 위해 다른 서버에 들어가 이미 공략을 완료한 사람을 찾아보았다. 올클리어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막보스까지 잡고 퀘완료 마친 유저가 한둘이 아닌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이리저리 헤메이고 다녔다. 누구도 장군총 퀘스트를 올클리어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당연했다. 누구도 주지 않는 퀘템을 얻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념 퀘스트의 정체다
그가 저녁의 공략 전에 이 기사를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Inven - 대남
(dainam@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