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접목된 기능성 게임은 거듭된 실패를 거쳐 발전단계를 넘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수준만큼 성장했다. 2013년 굿게임쇼 코리아 컨퍼런스의 네 번째 세션은 우리의 생활에 스며들어와 미래를 바꿔주는 게임에 대한 소개로 시작됐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한국게이미피케이션 연구회 정진영은 '일상으로 들어온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이해와 일상의 접목을 이야기했다.

게이미케이션은 게임적 사고와 게임 기법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유저를 몰입시키는 과정이다. 발표자는 게이미케이션을 설명하기 위해 골프를 예로 들었다. 골프의 목적은 공을 홀에 넣은 것이다. 사람은 굳이 작은 작대기를 사용해 난관을 거쳐 어렵게 목표를 달성한다. 그는 이 사례에서 중요시 봐야 할 것은 몰입임을 재차 강조했다.

▲ 게이미피케이션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정진영 연구원


정진영 발표자는 이어서 몰입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외적인 분야인 쇼핑, 연구, 마케팅 등에서 모두가 중요시하는 것임을 언급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게임 디자인을 하는 사람은 몰입에 대해 연구한 이들이므로, 이를 게임 외적인 분야에 적용하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란 의문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이 탄생한 것.

그는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간략한 설명에 이어, 나이키의 게이미피케이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과거 나이키의 적은 스포츠 업체가 아닌, 닌텐도란 말이 있었다. 게임이 재미있어서 운동을 안 하게 되고 신발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다.



나이키는 판매 부진의 해결책으로 게임적 요소를 도입했다. 신발에 센서를 삽입해 칼로리 등을 측정하는 기능을 더했으며, 자신이 얼마나 이동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자신이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달리고 있으면, 페이스북에 자동으로 표시되는 등 소셜기능도 탑재했다.

정진영 발표자는 나이키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빠른 피드백을 들며,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는 요소 중 하나가 즉각적인 피드백임을 언급했다. 나이키는 이러한 게임적 요소를 신발에 탑재해 게이미피케이션 효과를 본 것이다.



그는 성공사례와 마찬가지로 실패 사례도 있음을 언급하며, 여러 기업이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려 했지만 게임적 요소를 무작정 강화하거나 혹은 콘텐츠 자체가 경쟁력이 없는데 무리한 치장을 하는 등의 실패요인을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게이미피케이션은 사용자의 몰입도를 끌어올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야기할 수 있는 반면, 조금만 실패해도 기업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음을 말했다.

정진영 발표자는 굳이 특정 물체나 목표를 위해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는 것 외, 실제 생화에서 적응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발표를 이으며, 끝으로 게임적 요소를 현실에 적용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의외로 너무나 많음을 알렸다.



▲ 인지기능향상 게임 '젊어지는 마을'의 개발 과정을 발표한 조남현 부장


다음으로 치매 관련 인지기능향상 게임 '젊어지는 마을'에 대해 유니아나 조남현 부장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그는 시작에 앞서 "실버세대가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해서 관심을 두고 있었다"며 "많은 사람이 이를 궁금해하지만, 막상 삶에 와 닿는 것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고 전했다.

조남현 부장은 '젊어지는 마을'을 개발하기에 앞서, 실버세대에게 게임이란 무엇일지에 초점을 맞춰 기획을 준비했다. 실버세대가 과연 게임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의문이었음을 설명했다.

모바일 디바이스가 확산되면서 터치를 응용한 플레이가 당연스럽게 됐다. 게임을 이용하는 플레이어는 재미를 느끼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게임을 접하므로, 게임에 흥미를 지니기 이전의 허들 구간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실버세대를 일반 게이머와 동일하게 보면, 그들을 위한 게임을 개발할 수 없음을 언급했다. 게임을 만들 때, 타겟에 맞은 시스템을 고려해야 된다는 것.

유니아나 개발진은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타겟(실버세대)의 성향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으며, 실제로 터치나 드래그를 통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조작과 시각적인 부분에서 이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FGT를 별도로 준비했다.

조남현 부장은 "게임에 나오는 오브젝트는 과거의 향수를 추억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며 "그래픽 부분은 화려함에 초점을 맞췄으나, 실버세대의 눈높이에 맞게 많은 부분을 제거했다. 또한, 배경 시나리오 등 실버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유니아나의 치매관련 인지기능향상 게임 '젊어지는 마을'은 아케이드 형식으로, 터치를 기반으로 3개의 버튼을 활용해 게임에 임하도록 개발됐다. 결과물을 토대로 아산 병원과의 임상실험을 진행했으며, 노화에 따른 인지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조남현 부장은 "임상실험 과정에서 게임을 즐겨주시던 실버세대는 지금껏 장기나 신문으로 정치 이야기를 하는게 전부였는데, '젊어지는 마을'을 접하고 신기해하며 반겨주셨다"며 "아무것도 아닌 소박한 게임임에도 결과적으로 다른 이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며 발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