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언더 파이어를 계승하고 있는 에이지오브스톰, 하지만 전작을 접하지 못했거나 잘 모르는 유저라면 다소 생소한 이름이기도하다. 전작과 킹덤언더파이어의 세계관은 어떻게 이어지는 것일까?

게임 배경과 캐릭터는 킹덤 언더 파이어 : 서클 오브 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원래 액션 RPG 게임 형태로 개발중이었으나 AOS 장르로 개발 방향이 바뀌어 지금의 에이지오브 스톰이 탄생하게 되었다.

정식 후속작이 아닌 외전적인 게임으로 원작의 세계와 독립된 패러렐 월드 (내가 사는 공간이 아닌 다른 세계에도 내가 존재한다는 이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킹덤 언더 파이어 : 서클 오브 둠과 스토리가 직접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옛날 킹덤 언더 파이어를 재미있게 즐겼던 유저와 그 세계를 잊지 못하는 유저라면 다른 공간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가 결코 남일처럼 느껴지진 않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요소라고 할 수 있다.






 에이지 오브 스톰 그 창조부터 현재까지


0. 세계관 초입

이 세계는 두 명의 위대한 절대자에 의해 이루어졌다.

빛의 니블, 그리고 어둠의 엔카블로사.

그들은 세계를 만든 후, 그들의 피조물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바로 세기의 순환이다.

빛의 세기에는 니블의, 어둠의 세기에는 엔카블로사의 피조물들이 지상을 지배하기로 하였다.
한동안 세계는 두 절대자의 계약에 의해 창조와 파괴의 순환을 반복하며 유지되었다.

허나 니블은 자신의 피조물들을 너무 가엾게 여긴 나머지, 그만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말았다.

그는 오랜 운명의 약속을 깨고 어둠의 시대가 오는 것을 막았고, 이에 격분한 엔카블로사는 빛의 신 니블에 대항했다.

수많은 영웅들이 두 절대자의 싸움에 참전했고, 결국 엔카블로사의 패배로 빛의 세기는 유지되었다. 허나 이 과정에서 엔카블로사 공간에 빠져들고만 몇몇 영웅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1. 시공간의 왜곡, 그리고 어둠의 군주

위대한 절대자간의 전투는 눈에 보이는 현상 외에도 이른바 ‘기적’이라 불리는, 엄청난 현상을 일으켰다.

엔카블로사의 패배가 확정되는 순간 일어난 힘의 폭주는 시간과 공간을 일그러뜨려 빛의 세기에 강렬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충격에서 벗어난 순간, 빛의 세기의 주민들은 자신들의 눈과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엔카블로사를 몰아내기 위해 엔카블로사 공간 내로 들어갔던 최강의 전사이자 암흑 동맹의 군주였던 레그나이어가 그를 따르는 군대를 이끌고 다시금 혼란의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그의 눈은 어둠으로 불탔으며, 그의 검은 엔카블로사의 힘에 물들어 있었다.

더 이상 엔카블로사를 물리치기 위해 손을 잡았던 동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인간 연합은 힘을 합쳐 레그나이어의 암흑 동맹에 맞서기로 결심하고 다시금 군대를 결성했다.






2. 최초의 전투

시공간의 충격으로 발생한 강렬한 마력의 에너지는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이 힘을 누구보다 잘 사용한 것은 바로 레그나이어의 암흑 군대였다. 마력을 통해 엔카블로사 공간으로부터 강력한 병사를 소환한 레그나이어의 군세는 심연의 숲을 무대로 한 전투 초반에 승리를 거두었다.

이는 단지 병력의 차이뿐만은 아니었다. 레그나이어라는 명장을 리더로 삼은 암흑동맹과는 달리, 이렇다 할 영웅이 없는 인간연합은 파죽지세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심연의 숲 끝까지 군세가 밀린 이른바 전멸의 순간, 모두가 죽음을 각오하거나 절벽 밑으로 투신하려 마음 먹은 그 때, 침묵을 지키던 나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땅 밑에서 뿌리가 튀어나와 적들을 유린하는 것과 동시에, 정령의 힘을 머금은 화살이 암흑 동맹의 병사들을 덮치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엔카블로사의 힘에 대등한 에너지로 무장한 빛의 기사와 그를 따르는 부관이 나타난 것이다.

기사와 부관은 폭풍처럼 쏟아지는 요정의 화살과 나무 정령들의 도움을 받아 적의 진군을 막았으며, 마침내 아군의 퇴로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예상치 못한 지원에 당황한 암흑 동맹의 군세 뒤로 대검을 든 레그나이어가 나타났다. 기사와 레그나이어는 한동안 서로를 주시했으나 무기를 맞부딪히진 않았다.

레그나이어는 가만히 손을 들어 앞으로 뻗었고, 그를 신호로 해 다시 암흑 군대가 진군하기 시작했다.

아군이 완전히 퇴각했음을 확인한 기사는 부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부관 역시 고개를 끄덕여 그의 뜻을 받았다.

그들은 여기서 죽을 생각은 없었다. 일단은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야만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까.



3. 반격을 위한 준비

인간연합은 영웅들의 출현에 장군이나 병사나 계급의 높고 낮음에 구분 없이 모두 기뻐했다.

켄달과 엘렌, 그리고 셀린의 등장에 심연의 숲 전투에서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의 사기는 드높았다.

정작 걱정에 휩싸인 자는 따로 있었으니, 바로 영웅들 자신이었다.

암흑동맹의 군대 중에는 엔카블로사 공간에서 봤던 괴물도 있었다. 즉, 엔카블로사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세 명 모두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큼 위대한 영웅이지만, 더 많은 영웅들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에 그들은 자신들처럼 이 세계에 나타난 영웅들을 찾기로 마음먹고, 탐색을 떠난다.







4. 숲의 종족의 등장

영웅 탐색을 나선 엘렌과 셀린과는 달리, 켄달은 부대의 지휘 및 체제 정비를 위해 부대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뛰어난 활약 및 전술은 암흑 동맹의 진격을 막아내는데 성공했으며, 이에 희망의 빛을 본 각 지방의 병사들이 속속 그의 밑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가장 특별한 자는 단연 수인족인 오스카였다.

그의 종족은 심연의 숲 깊은 곳, 마법 차원으로 분리된 신비한 거처인 묘림의 수해에서 그들만의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허나 다른 이와 달리 어려서부터 마법의 이치에 대해 깊이 깨우친 오스카는 현세에 벌어지는 전쟁이 이 세계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는 걸 알아차렸고, 파멸을 막기 위해 인간 연합에 참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마을의 주민들은 그런 오스카의 행동에 크게 놀라며 말렸으나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오스카의 머릿속에서 묘림의 수해로 들어올 수 있는 마법 지도를 파괴한다.

결국 추방당한 거나 다름없는 오스카였지만, 마을 주민들에게 악감정을 품지 않았다. 그 역시 마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5. 어둠의 군주, 레그나이어의 힘

엔카블로사의 사제 엔즈아인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현세의 세력들이 인간 연합에 모여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반드시 막아야만 했다.

어둠의 힘을 활용해 엔카블로사 공간에서 괴물들을 소환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들이 있는 공간은 빛의 세기의 힘이 우세한 장소였기에 전투가 계속될 경우 보급의 문제로 패배할 가능성이 있었다. 게다가 한가지 더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날이 갈수록 점점 레그나이어의 속마음을 알아차리는 데 더 많은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엔카블로사의 힘에 굴복한 그가 점점 스스로를 찾아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허나 그의 주인인 엔카블로사가 이런 일을 예측하지 못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기에 그는 그저 뼈만 남은 손가락을 잘근잘근 씹으며 상황을 관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어느 날 밤, 심야의 주술을 연마하던 엔즈아인은 ‘존재할 수 없는’ 존재의 기척에 경악했다. 그 힘은 레그나이어의 거처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경비병을 대동하고 그 장소에 도착한 엔즈아인의 빛나는 눈동자에 들어온 것은, 바로 뱀파이어 감찰관 모루인 스트라이던트였다.

그녀는 ‘진짜’ 모루인 스트라이던트가 아니다. 엔즈아인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허나 그녀의 존재감은,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어둠은 진짜를 가볍게 능가했다.

그녀의 깊은 눈동자가 오직 침묵만을 말하자, 그 앞에 바위처럼 서 있는 레그나이어 역시 침묵으로 응했다. 그의 손에는 검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순간, 엔즈아인은 잊고 있던 감정이 메마른 가슴 깊은 곳에서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바로, 공포였다.







6. 종말의 습격

아무도 예상치 못한 순간, 암흑 동맹의 총 공격이 이루어졌다.

심연의 숲 너머로 쏟아지는 불화살은 인간 연합의 파수 초소를 손쉽게도 불태웠으며, 모루인을 지휘관으로 한 교란 부대는 인간 연합의 군세가 한 곳에 집중할 수 없도록 약점을 파고들었다.

켄달이 아무리 뛰어난 지휘관이라 해도, 부대의 모든 곳을 방어할 수는 없었다. 그의 지시를 알리기 위한 전선 깃발도 어느새 파고든 박쥐 떼에 갈기갈기 찢겨지고 말았다.

지휘 체계의 붕괴는 곧 부대 전체의 전멸로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켄달은 다른 모든 장애를 무시한 채 모루인에게 달려들었다. 그렇지만 그의 공격이 모루인에게 닿는 순간은 없었다. 그녀의 목적은 켄달의 목이 아니라 부대 교란이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부대 전체에 모루인의 독이 퍼지자 암흑 동맹의 주력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레그나이어와 그가 부른 마물, 그리고 그 힘에 도취된 이종족들이 한 덩어리로 뭉쳐 덤벼들었다.

그와 동시에 수많은 섬광 줄기 또한 빛의 세기에 종말을 고하듯 숲 저편에서부터 솟아올랐다. 그 잔학한 궤도를 보는 순간, 켄달의 우렁찬 독려에도 불구하고 전의를 잃은 병사들이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7. 역습 개시

세상 모든 것을 끝장내는 소리와 함께, 피와 살점이 허공을 맴돌았다. 짙은 화약 내음이 전장을 후려갈겼다. 이상하게도 고통은 없었다. 이상함을 느낀 병사들이 하나 둘씩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들을 맞이한 건 놀랍게도 동료의 시체가 아니라, 암흑 동맹 주력 부대의 선봉대가 처참하게 분쇄된 현장이었다.

진짜로 당황한 것은 인간 연합의 병사가 아니라 암흑 동맹의 지휘진이었다. 그들이 정신을 추리기도 전에, 2차 포격이 이루어졌다.

마침내 탐색을 마치고 돌아온 엘렌이 지휘하는 포병대의 섬멸 포격은 지옥의 불꽃처럼 암흑 동맹의 군세를 집어삼켰다.

개중에 용감한 몇몇 마물이 그녀를 죽이기 위해 덤벼들었으나, 그녀 뒤에서 쏟아진 섬뜩한 총탄의 소나기에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그녀와 합류한 영웅들은 다름아닌 자신감 넘치는 노장, 듀에인과 그를 따라 인간 연합에 합류한 드워프 사냥꾼 아크톨이었다.

영웅 세 명과 그들이 이끄는 포병대, 그리고 총병대의 가세는 전황을 획기적으로 뒤바꾸어놓았다. 그 틈을 타 진형을 회복한 인간 연합의 결사대가 암흑 동맹의 중심을 파고들었다.

선봉은 당연히 긍지 높은 성기사, 켄달이었다. 성기사단의 엄호를 받아 중핵까지 돌진하는 데 성공한 켄달은 드디어 운명의 적수인 레그나이어와 마주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