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OS 전쟁 시대에 등장한 하늘섬과 초고수의 카오스 온라인


최근 게임 시장은 말 그대로 AOS 게임의 풍년이라 말할 수 있다. 워크래프트3 사용자맵인 '도타'와 '카오스'로 처음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AOS류 게임은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하나의 장르를 개척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걸출한 타이틀이 등장했고 AOS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워크래프트3의 맵에디터를 개발한 블리자드까지 직접 '블리자드 도타'를 제작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도 예전에 출시된 '아발론'을 시작으로 '사이퍼즈',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 등 AOS게임들의 출시와 개발이 잇따랐다. 그런 와중에 국내에서 '카오스 온라인'이라는 또 하나의 AOS게임이 등장하였다.


'카오스 온라인'은 워크래프트3 사용자지정맵인 '카오스'를 제작한 '하늘섬'과 '초고수'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게임이다. 게임 내 디테일한 설정부터 게임 진행 방식, 영웅, 밸런스까지 기존 카오스의 형태를 가장 근접하게 계승하고 있는 게임이라 볼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카오스 온라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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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오스의 장점은 받고 단점은 버렸다.


기존 워크래프트3 맵에디터로 제작된 카오스는 게임의 구조상 여러 불편한 점들이 많았다. 사용자지정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중에 유저가 나가도 아무런 패널티가 없었고 그래서 자신의 뜻대로 게임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그냥 나가버리는 유저들도 많았다. 또한 승리나 패배를 해도 따로 기록되는 것이 없어 유저들은 자신의 계정을 육성하거나 보상을 받을 수도 없었다.


'카오스 온라인'은 이 점을 노렸다. 이미 충분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는 카오스였기에 게임은 최대한 보존하며 그 단점들을 우선적으로 개선해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사용자지정맵이 아닌 단독 게임으로 거듭나면서 이제는 승패가 기록되어 그에 따라 레벨이 정해지고 유저는 자신의 계정을 육성해나갈 수 있게된 것이다.


또한 유저는 한번 게임이 시작되면 함부로 게임에서 나갈 수도 없다. 나간다해도 그에 따른 패널티가 주어진다. 때문에 자신이 하는 경기에 좀 더 애착을 가지고 플레이하게 된다. 이처럼 '카오스 온라인'이라는 정식 게임을 발돋움하며 기존 카오스가 가지고 있던 제약과 단점을 상당 부분 해소하게 되었다.





이와 반대로 게임내적인 측면에서는 최대한 기존의 카오스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었다. 영웅의 디자인이나 능력치, 스킬 등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카오스와 동일하거나 비슷하다. 물론 세부적인 수치와 효과 등은 일부 바뀐 것도 있다. 하지만 카오스를 즐기던 유저들이 별다른 적응 없이도 곧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기자가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 '이거 카오스와 너무 똑같잖아'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카오스를 똑같이만 구현한 것은 아니다. 복잡한 컨트롤을 요구했던 아이템 상자는 사라졌고 기존 자신의 진영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던 아이템을 이제는 언제어디서나 구입할 수 있다. 머리 아프게 외워야 했던 아이템 조합법도 이제는 상단에 친절하게 추천 아이템 조합법으로 표시된다. 카오스를 플레이하는데 있어서 컨트롤을 많이 요구했던 부분들이 상당히 간편화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 등장하는 영웅들은 대부분 카오스와 비슷하다. 처음에 선택가능한 영웅은 10명


▲ 화면 우측 상단에 추천 아이템 목록이 있어 아이템 구입과 조합이 상당히 편리해졌다.





▷ 카오스 시스템 계승. 양날의 검이 될 수도...


하지만 카오스와 비슷하다는 것은 장점이 될수도 있지만 그만큼 단점이 될수도 있다. 오픈베타를 시작한 현재 개발사 의도대로 기존 카오스 유저들의 적응에는 별다른 무리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이는 새롭게 '카오스 온라인'을 접하는 신규 유저들에게는 오히려 높은 진입장벽을 만들 수도 있다.


당장 '카오스 온라인'을 접하는 신규 유저들은 기존 유저들이 사용하는 립, 라인 등의 용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신의 영웅이 테러 캐릭터인지 탱커 캐릭터인지도 구분하기 힘들고 안티매직 포션 등의 필수 아이템 사용도 익숙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카오스 숙련자들과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하려니 그들 사이에서 잡음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카오스 온라인'의 튜토리얼에 더욱 아쉬움이 생긴다. 기본적인 게임의 진행 방식만 알려줄 것이 아니라 실제 유저들이 사용하는 용어, 다양한 영웅들의 활용 노하우, 몬스터 사냥 방법과 코스 등 신규 유저를 숙련자들 사이에 무리없이 진입시킬 수 있는 튜토리얼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본래 진입장벽이 높은 AOS장르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 게임 진행 방식 외에 실질적인 노하우 위주의 튜토리얼이 없어 아쉽다.



레벨을 기준으로 비슷한 상대끼리 매칭을 시켜준다지만 이미 카오스를 오랜시간 즐긴 유저들은 같은 레벨이더라도 천지차이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들을 레벨 외에 실제 실력으로 구분짓고 매칭시켜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해보였다. 초보자/숙련자 매칭을 따로 만들어 숙련자 게임은 보상을 조금 높게 주도록하여 유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존에 카오스를 즐기던 유저들이 느끼는 단점 역시 존재한다. 기본적인 게임 형태나 영웅이 카오스와 최대한 비슷하게 개발되었다지만 그들에게는 워낙 오랜시간 즐겨온 카오스이기 때문에 세세한 변화도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예로 Q,W,E,R로 통일된 스킬 사용키라던지, 사라진 아이템 상자, 6칸에서 8칸으로 증가된 인벤토리 등은 기존 유저들에게도 생소해진 부분이다.


▲ 레벨 외에 유저간 실력을 구분지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해보인다.




▷ 유저간 갭 줄이는 것이 가장 큰 숙제.


'카오스 온라인'은 분명 지금까지 등장한 AOS 게임들 중 카오스를 가장 잘 구현해낸 게임이다. 기존 카오스 자체가 유저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어왔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변화시키지 않고 그상태 그대로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처럼 장점이 될수도 혹은 단점이 될수도 있는 부분이다.


개발사에서도 그 부분을 인지하고 기존 카오스가 가지고 있던 많은 단점을 해소하려 한 노력이 보인다. 컨트롤은 전체적으로 간편해졌고 게임에 대한 보상과 반응도 얻을 수 있다. 기존 카오스 유저들이 부담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장점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카오스를 포함하여 AOS 게임들은 높은 진입장벽이라는 벽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카오스 온라인'은 이미 상당한 수의 숙련자들이 존재하기에 이 벽이 더 높았으면 높았지 결코 낮지는 않다.


11월 29일 카오스 온라인은 오픈베타를 시작했다. '하늘섬'과 '초고수'의 이름값도 있고 카오스를 기반으로 만든 AOS 게임이라는 소식에 많은 유저들이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우선 오픈베타 이후 동접도 꾸준히 늘고 있어 첫 출발은 좋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간의 갭을 줄이는 숙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원작인 카오스에서 한단계 발전하는 것은 어려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