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있는 기대작, 아키에이지가 5월 24일부터 3차 CBT에 들어간다. 비교적 적은 규모의 테스트 인원을 대상으로 했던 지난 테스트와는 달리 3차 CBT는 5,000명의 테스터를 모집해 실제 서비스가 가까워졌음을 느끼게 한다.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을 개발한 천재 개발자로 잘 알려진 송재경 대표를 필두로, 전민희 작가가 시나리오를 담당하고, 신해철, 윤상 씨가 음악을 맡는 등 화려한 개발진을 자랑하는 아키에이지는 지난 테스트를 통해 자유로운 집 짓기와 나무를 심고 자라는 등의 오픈 월드, 해상전 등을 선보이며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다.


3차 테스트에서는 또 새로운 콘텐츠로 '전장'을 들고 나온 아키에이지. 이 외에도 전투나 UI 조작감, 퀘스트 동선, 아트 등 광범위한 이용자 피드백을 받는 것이 이번 테스트의 목표라고. 3차 테스트를 앞두고 아키에이지 기획을 총괄하고 있는 김경태 기획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아키에이지 김경태 기획팀장




= 3차 CBT의 목적은 무엇인지.


지난 테스트는 비교적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3차 때는 많은 분들께 공개된다. 우선은 여기에 의미가 있다. 기존의 콘텐츠들에 대한 다수의 평가를 받으려고 하고, 또 그에 맞게 좀 더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특히 콘텐츠의 진행이나 타격감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콘텐츠 또한 선보이려고 한다. 모험 콘텐츠나 전장 콘텐츠, 인던 등이 새롭게 선보인다. 사실 블레이드&소울이 1차 테스트인데도 너무 잘 해서 "너희는 3차인데 이 정도밖에 안되냐"는 지적을 들을까 걱정이기도 하다. (웃음)



= 2차 테스트 때 받은 피드백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반영한 내용은 무엇인가.


캐릭터가 많이 예뻐졌다. 애니메이션이나 타격감에 대한 피드백도 많이 받았는데 개선하려고 했다. 타격감 부분도 많이 좋아졌다. 사실 기획팀장의 입장에서는 동시대에 비교되는 다른 게임들이 논타게팅류 액션 중심 게임이다보니, 아무래도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다.



= 전장 시스템은 어떤 콘텐츠인가.


공성전이 이번 테스트에는 공개되지 않는데, 전장을 통해 공성전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게 되어있다. 보통 공성전 하면 하드코어 유저들이 주로 이용하게 되는데, 전장을 통해 성벽이 부서진다거나 공성무기를 사용하는 것들을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전장이다.

기존 다른 게임의 전장과 같은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결국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 전장 뺑뺑이를 돌거나 하지도 않을 것이다. 전장 그 자체로 재미있게 즐길 수는 없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런 부분이 가장 잘 구현되는 것이 FPS장르다.

이번에 공개되는 전장은 그래서 서든어택의 어떤 맵에 대한 오마쥬 형태도 띄고 있는데, 성벽이 부서지는 모습이나 공성무기의 사용, 필드에서 사용할 수 없는 스킬들을 사용해보는 체험이 가능할 것이다. 10대 10 PVP가 가능하다.

이후 4차 테스트 때에는 거의 공성전과 유사한 스타일의 전장도 공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모험에 해당되는 콘텐츠는 어떤 것인가.


많은 분들이 아키에이지를 너무 벽이 높은 게임,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으로 인식하고 계신다. 하지만 막상 지난 테스트를 해본 본들은 퀘스트 동선을 따라가면 쉽게 레벨업이 되는 경험을 하셨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했을 때 결국 퀘스트만 따라가는 게임이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 퀘스트 외에 만날 수 있는 콘텐츠로 모험이 들어가 있다. 사실 퀘스트 동선에서 사용되는 지역은 전체 필드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나머지 필드에서 몬스터를 잡다가 힌트를 얻어서 어디를 가면 새로운 몬스터를 만날 수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모험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일종의 울티마 온라인으로 말하자면 보물찾기, 몬스터 소환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아이템과 어떤 아이템을 모아서 어디에 가면 혼자서 잡을 수 없는 새로운 몬스터를 만나게 된다거나, 그렇게 만난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색다른 보상을 얻을 수도 있다. 무조건 더 좋은 아이템을 주느냐면 그렇지는 않다.

아키에이지는 아이템으로만 풀지 않아도 되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이를테면 내 집에 놓을 수 있는 특별한 도자기나 레어한 그림, 희소성 있는 물품들을 이런 모험 요소를 통해 얻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 인던이 처음 공개되는데, 아키에이지의 인던 플레이는 어떤 모습인가.


5명이 들어가서 플레이하는 그룹 인던이고. 난이도가 있는 몬스터와 보스가 등장한다. 단순히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다리를 부수거나 장비를 설치해 터뜨리거나 하는 식이 가능하고, 그런 부분에서 기존 MMO와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내용이 이미 MO 게임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부분이라 크게 자랑할 만한 건 아닌 것 같다.

숙련자는 30~40분 정도 타임에 클리어가 가능한데 처음 해보면 1시간 정도 플레이할 수 있는 분량이다. 20레벨 정도에 체험할 수 있다.



= 직업이 120개나 되다보니, 다른 게임과는 조금 다른 파티 플레이가 연출될 것 같다.


사실 5인 플레이만 놓고 보면, 기본적인 탱딜힐 개념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반면 탱이 없으면 할 수 없거나, 꼭 그 클래스가 있어야만 하지는 않는 식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메즈를 계속 유지할 수도 있고, 메즈가 없을 때는 공격력을 집중해서 돌파할 수도 있는 식으로 자유롭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을 20명 이상되는 PVE 콘텐츠에서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 수 있다. 그래서 유저의 능력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보다는 상황에 맞는 도구들을 사용하게 할 생각이다. 이를테면 용을 잡기 위해서는 용을 잡는 어떤 무기를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공성전에서도 전사 한 명이 몸빵을 하고 뒤에서 힐이 쏟아들어오는 모습보다는, 공성무기를 준비해야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그런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아무래도 그런 게 좀 더 현실적이지 않나 싶다.



= 공성은 어떤 형태로 기획되고 있나. 성을 갖고 있으면 혜택이 있는지.


아직 공성전에 대해서는 기획이 확정되지 않았다. 공성시간은 정해져야 할 것이고, 영지를 갖고 있는 유저들에게 어떤 걸 더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원칙은 내가 영지를 갖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돈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영지 안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집도 짓고 생활도 해야 세금을 얻을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정치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어떤 정치시스템을 선보인다고 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





= 재판 시스템이 재미있다.


PK를 하면 흔적이 남아서 신고를 하고, 그러면 유저가 잡혀올 수도 있고, 감옥에 갇히면 도망도 다니고, 유저들이 배심원을 해서 재판도 하는 걸 목표로 하고 개발하고 있다. 그중에 재판 부분은 아직은 컷신이다. 이번 테스트에서 재판하는 과정을 체험하긴 어려울 것 같다.



= 지형과 세계의 변화가 주요 컨셉이었다. 하지만 무분별한 이용이 문제가 될 우려도 있었다.


그런 컨셉은 유지된다. 유저가 집을 짓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에 몇 가지 규칙을 적용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지금 오픈되는 신대륙은 정해진 영역에만 집을 지을 수 있고, 나무 심기도 돌 위나 길, 도시 안에는 심을 수 없어서 괜찮다. 나무 간격도 어느 정도 조정했고. 나무 정도는 다른 유저가 베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그보다 피직스를 이용한 세계의 변화는 오픈 필드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리가 무너진다거나 땅이 패인다거나 하는 부분은 인던이나 전장에서 좀 더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길잡이 지도라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많이 이용되지는 않았다.


사실은 버그가 좀 있었기도 하고,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것 같다. 미니맵이나 네비게이션을 넣어달라는 의견이 많았는데, 3차 테스트 때는 퀘스트 길잡이 안내와 미니맵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플레이에 무리는 없을 것이다.


길잡이 도구나 포탈은 오히려 자기 집 앞으로 길을 안내해주거나, 바로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용도로 사용될 것 같고, 그래서 기능 자체는 유지된다.



= 직업조합에 따른 새로운 능력이나 스킬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3개의 직업을 조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결국 다른 직업인데도 같은 스킬을 가질 수 있어 차별화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와우의 특성처럼, 같은 직업이라도 어떤 스킬을 배웠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모든 스킬을 배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4차 테스트에서는 직업 조합으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스킬이나 능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특정 스킬을 정해놓으면 그 스킬을 얻기 위해 무조건 해당 조합을 해야 하는 강제가 생긴다. 그건 아키에이지의 직업 컨셉과 맞지 않는다.

그래서 전투 보다는 생활에 관련된 것이나 재미있는 것들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테면 술꾼 직업은 술먹는 애니메이션이 되거나 음유시인은 한 시간에 한 번 시를 읊을수 있다거나. 이런 건 어떨까 생각중이다.



= 티저 무비에 하늘을 나는 비행선이 나오는데.


거점을 이동할 때 사용하는 비행선이다.

사실 하늘을 나는 부분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다른 게임들에서는 경공이나 활강 형태로 어느 정도 구현되기도 했고, 와우는 아예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는데, 필드 PVP가 무너질 수 있어서 자유로운 비행보다는 다른 쪽을 생각하고 있다.

높고 험난한 지형이 많은 아키에이지에서 내려갈 수 있는 기능이라거나. 아이템으로 낙하산을 만들어서 소비하게 한다거나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그러면 공성전에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을 여러 방면에서 테스트 하고 있다.

나중에 비공정을 제작할 수 있게 하느냐에 대해서는 아직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 해상전이 있으니 이런 기대도 하게 된다. 바다 속을 활용한 콘텐츠는 없나.


원래는 그런 것도 생각했는데 지금은 땅 위를 채우는 것도 바빠서. (웃음) 사실 잠수함도 만들고 싶고 심해를 아예 존으로 활용할 계획도 있다. 지금 바다는 바다에서 볼 수 있는 대형 몬스터를 잡으러 항해를 하다가 다른 배를 만나면 일단 대포를 쏘고 보는 그런 모습이랄까.

나중에는 심해가 전장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성이 바다에 인접해 있어서 바다를 통해 공성전을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배가 없더라도 인스턴스 전장에서 배를 타보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바다가 있고 배가 있으니 무역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은데, 아직까지는 배를 소환하는 개념이다 보니 배에 물건을 싣거나 하는 부분을 표현하기가 곤란한 면이 있다. 무역을 한다면 상대방 상선의 무역품을 약탈하거나 할 수도 있겠지만, 주로 약탈자는 전체 이용자의 5% 정도고 95%가 피해자가 되기 때문에 과연 좋은 것인지 의문이 있다.





= 감옥에 여러 번 갇히면 해적이 된다고 하던데...


같은 진영을 PK하면 범죄 수치가 올라가 결국 해적이 되는데, 또 다른 세력이 되는 셈이다. 어디를 가든 '적'의 취급을 받아 경비병의 공격도 받고 할 것이다. 아무래도 그렇게 되면 해적들이 모여사는 지점도 있어야 할 것이고. 해적끼리야 서로 누구나 공격할 수 있다.



= 제작이나 채집의 변화는 없나.


레시피가 많이 추가되었고 기능적으로도 많이 추가되었다. 이제 어느 정도 제작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를 통해 아키에이지의 아이템 체계나 제작체계를 경험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 하우징과 관련해서 집을 지으면 주변 필드가 나의 영토가 되는지 궁금하다.


신대륙에는 집을 짓는 지역이 따로 있다. 그렇게 집을 지으면 세금을 NPC가 일주일에 얼마씩 받아간다. 세금을 제 때 내지 못하면 철거를 당할 수도 있다.

원대륙에는 어떤 유저가 '여기는 내 영지'라는 표시를 하면 다른 유저가 그 영역에 집을 지으면 세금이 영주에게 간다. 영지를 표시하거나 방어하기 위해 벽을 짓거나 울타리를 세울 수도 있는데 그건 선택이다.

마을끼리 공동체로 묶어주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다. 자기 집에 지은 작물은 나만 채집할 수 있게 하고, 집 밖에 심은 건 마을 주민이 캐갈 수 있게 하거나 하면 어느 정도 커뮤니티가 이뤄지지 않을까.



= 이번 테스트에 레벨 제한이 있나.


60시간 테스트를 하는데, 25레벨 정도까지의 필드가 공개된다. 특별히 레벨 제한은 없어서 하드코어하게 하면 사냥으로 30레벨도 갈 수는 있다. 전보다 퀘스트 동선이 알차졌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25레벨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루 이틀 정도면 15레벨 정도 달성할 수 있고, 15레벨 부터 전장 체험도 할 수 있다.





= 아키에이지가 부분적인 콘텐츠를 소개하는 식으로 CBT를 진행하는 인상을 준다. 언제가 되면 오픈 정도의 체험을 할 수 있을까.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한 두 번 정도 CBT를 더 하는 것인데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 연내 오픈이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작업 진행 속도는 거기 맞춰가고 있다.

일부 콘텐츠의 체험이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3차 테스트가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평범하게 게임을 하듯이 즐기게 하는 것이다. 레벨업도 하고 퀘스트도 하고 아이템도 얻고 하는 과정에서 퀘스트나 콘텐츠의 동선 등을 체크하게 된다.

사실 내 고민은 그 반대다. 그냥 게임을 그렇게 즐기면 '다른 게임과 무엇이 다르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퀘스트의 시나리오 등이 재미있고, 또 집을 짓거나 할 수 있지만 누가 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키에이지만의 콘텐츠에 어떻게 접근하게 하고 필요성을 느끼게 할 것인지가 고민이다.



= 2차 테스트 때는 해상전이, 3차 때는 전장이 갑자기 공개되다보니 아키에이지의 끝이 어디인지 궁금해지는 것 같다.


이제는 다 보여드린 것 같기도 하다. (웃음) 무슨 콘텐츠가 있느냐 보다는 그 전에 게임이 재미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플레이 하다가 재미를 느끼고, 그 와중에 전장을 해볼까? 하는 기분이 든다면 잘 만들어진 거라고 본다. 보상 아이템은 그 다음이고. 퀘스트도 다른 게임에 비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다고 생각하는데, 결국 기본적인 캐릭터 육성과 성장에서 유저분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 아키에이지의 목표는 무엇인가.


지난 테스트에서 '나무 심는 길드'가 생겼다. 길드원 모집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나무를 사랑하며 나무를 심는다는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전장이 있어요' 하면 어떠 의미가 있겠나. 그런 식으로 유저분들이 자유롭게,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그 이전에 기본적인 육성이나 성장 같은 기본적인 짜임새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이번 3차 테스트의 목적도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