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의 상황을 놓고 보자면 길드워는, 해외에서는 비록 성공을 거두었지만, 국내에서는 분명 실패한 게임이다. 더군다나 한국 게임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게임이기에 그 성적이 각인되는 강도는 더욱 클 것이다.


그러나 4월 28일 챕터 2의 오픈 베타를 실시하는 길드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월정액 방식을 새로이 도입하여 월 9,900 원이라는 가격을, 그것도 오픈 베타를 실시하기도 전에 미리 공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실패"였다는 말에 게임사 관계자도, 길드워의 국내 사업 책임을 맡고 있는 조우주 사업팀장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한편으로는 고집인지, 미련인지 하는 말도 나올 법도 한 상황. 여전히 길드워에 대해 많은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길드워를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어하는지 오픈 베타를 앞두고 길드워 조우주 사업팀장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엔씨소프트 길드워 사업팀 조우주 팀장 ]



■ 챕터 2를 준비하면서 내부적으로 많은 평가를 진행했을 텐데, 국내 사업에서의 실패 원인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


보통 한국 게이머들은 접속하자마자 '여기 사냥터 어디죠 ?'라고 물어보는 형식의 게임에 익숙한 상황이다. 우리 회사 게임이었던 리니지와 리니지2가 그런 흐름을 만든 대표적인 게임이기도 하다. 비록 그런 형식의 게임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만, 몇년 간의 누적된 온라인 게임 경험이 있기에 기존의 온라인 게임과는 다른 방식을 요하는 게임도 어느 정도 먹힐 것으로 생각했었던 것이 주요한 원인 아닐까 한다.

즉 북미와 유럽, 일본의 경우 콘솔 게임이나 패키지 게임에서 비롯된 오래된 RPG 전통이 있었고, 이 RPG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층이 존재했었지만 한국의 경우 그런 시장이 충분히 형성되기 전에 온라인 게임으로 바로 이전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처럼 시장에 누적된 RPG 게임의 경험이 한국과 해외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었는데, 이 차이를 간과했던 것이다.

또한 기존과는 다른 형식의 게임이기에 이런 게임을 처음 접하게되는, 낯설어하는 게이머들에게 충분한 가이드와 설명 등 적응을 위한 기반 조성 작업이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작업에 소홀했던 것도 역시 한가지 요인이 아닐까 한다.




■ 판매량이 얼마 정도 되는가 ?


전 세계적으로는 백만장을 훌쩍 넘는 판매량이라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문제는 국내인데, 길드워의 경우 국내에서도 외국처럼 패키지 형식으로 판매가 되었고, 35,000 ~ 40,000 장 가량 판매가 되었다.







■ 지금까지의 성적을 놓고 보자면 국내 사업을 포기할 법도 한데, 여전히 국내 사업에 많은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


지금까지 국내 사업은 분명 "실패"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게임의 다양성, 다양한 플레이 방식 등 전체적으로 게임 시장에 다양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컨텐츠의 다양성은 산업 발전의 기반이기도 하고, 또 유저들이 다양한 컨텐츠들 중에서 자기 기호에 맞는 것을 골라서 즐길 수 있는 시장의 상황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것을 위해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소개하고 다양한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일은 게임 업계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해주어야 할 몫이라고도 생각한다.

초반의 실수를 만회하고 시장이 형성될 때까지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리고 길드워는 한번 판매하는 게임이 아니라 향후 10년간 20개의 확장팩을 출시할 장기적인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 이런 분석이 이번 챕터 2 에는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가 ?


먼저 초반 초보 지역과 관련된 내용이다. 챕터 1 에서는 한번 떠나면 돌아올 수가 없어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가 서로 접촉을 할 수 없었고, 이에 따라 신규 유저가 게임을 쉽게 포기하는 현상도 나타나곤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초보 지역과 본 대륙을 서로 왕래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두번째로는, 기존 챕터 1 에서는 RPG 와 PvP 가 서로 분리된 경향이 강했다. 그래서 RPG 에 더 많은 흥미를 두는 유저들이 RPG 를 하고 싶은데 왜 PvP 를 강요하느냐며 불만을 표하는 일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RPG 와 PvP 를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는 것에 많은 신경을 썼다.

세번째로는 개인 보상 문제이다. 성취감과 보상이 차지하는 비중을 소홀히 했었다는 판단에 따라 대폭적으로 개인 보상이 추가되는데, 28일 시작하는 오픈 베타에서 미리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이 주요한 수정 사항인데, 꼭 한국의 유저들만 요구한 것은 아니다. 좋은 성적을 나타냈던 북미 등 해외 유저들 역시 지적해 온 부분이라 이번 챕터 2에서는 위 사항들을 대폭 반영시키게 되었다.






■ 애초 예정보다 이번 챕터2의 출시가 조금 늦어진 듯 하다.


원래 새로운 챕터의 출시는 6개월 간격이 계획이었다. 이번의 경우, 기존 챕터 1의 성과에 대한 분석 및 이것의 반영이라는 부분도 있었고, 또 개발사인 아레나넷 역시 MMO 형식의 게임이 처음이다 보니 적응 기간도 좀 걸렸던 듯 하다.

그간의 과정에서 이런 부분의 프로세스를 충분히 수립했기 때문에 향후에는 새로운 챕터의 출시에 일정의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아직 길드워 챕터 2가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이번 E3 에서 (이 기간은 길드워 챕터2 의 오픈 베타 기간이다) 길드워 챕터 3 내용 일부가 공개될 예정이다.




■ 오픈 베타를 국내에서만 실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


챕터 2로 한국 시장에 재도전하는 것이다. 챕터 1의 실패는 시장 분석 및 정책 수립에 있어서의 실패라고 판단을 하고 있다.

이번 챕터 2의 오픈 베타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실시하는 것인데, 길드워의 풍부한 컨텐츠를 제대로 평가받고 싶을 뿐이다. 기존 챕터 1 에서는 게임이 어렵다는 이미지도 많이 있었고, 또 접근성도 쉽지가 않았는데 이번 챕터 2 에서는 모든 것을 클리어하게 공개하고 또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컨텐츠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싶은 것이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이번 오픈 베타에서는 기존 챕터 1을 했던 유저들로 하여금 새로운 신규 유저들을 가이드해주도록 유도하고, 해당 유저들에게는 챕터 2 의 라이센스를 무료로 주는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 접근성을 위해 낮은 가격의 월정액을 도입한 것인가 ?


지난 챕터 1 진행 와중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월정액을 하면 고액을 할 것이라 생각해서 월정액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꽤 있었다. 또 우리 역시 이 정도의 컨텐츠를 이 정도의 가격에 패키지를 구매함으로써 일괄 결제하는 것이라면 충분히 먹힐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많은 게이머들이 일괄 결제에 대해 낯설어 했고, 또 사전 테스트를 거쳐보기를 바라는 요구가 상당히 많았었다. 그래서 게이머들의 적응과 접근성을 위해, 또 부담없이 사전 테스트를 진행해 길드워의 특성과 컨텐츠를 맛볼 수 있는 금액으로 9,900 원을 책정한 것이다. 물론 기존처럼 개인 라이센스도 그대로 유지된다.

또한 PC 방에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월 99,000 원이면 해당 PC 방의 모든 IP 에서 길드워 접속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 오픈 베타를 국내에서만 하는데, 오픈 베타를 하기도 전에 가격을 발표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 같다.


길드워라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중 하나에는 "어렵다"라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일정정도 게이머들의 접근에 방해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어렵고 복잡하고 난해한 이미지도 풀어주고, 모든 것을 클리어하게 미리부터 공개하며, 유일하게 오픈 베타도 실시함으로써 유저들이 길드워라는 게임에 접근하는데 느끼는 부담감을 최대한 줄이려 했다. 그런 것을 통해 길드워가 이런 컨텐츠를 가진 이런 게임이라는 것을 평가받고 싶은 것이다.






■ '어렵다'라는 이미지 말고 길드워에 대해 불식시키고 싶은 이미지가 또 있다면 ?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길드워가 해외 게임이고 엔씨소프트가 퍼블리싱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었다. 엔씨소프트 하면 리니지나 리니지2 가 떠오르고 이런 이미지가 워낙에 굳어 있어서 이런 인지도도 한 몫 하는 듯 하다.

국내 사람들이 국내에서 만들어야만 국내 게임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게임 산업은 이미 글로벌 산업이며, 갈수록 이런 경향은 짙어질 것이다. 이미 엔씨소프트는 그런 움직임을 오래 전에 시작했고 이미 해외 스튜디오도 여럿 있다.

길드워를 만든 아레나넷은 100% 자회사이고 엔씨소프트의 게임이다. 단순히 퍼블리싱하는 해외 게임은 결코 아니다.




■ 오픈 베타에 챕터 1의 컨텐츠까지 모두 포함되어 열리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번 오픈 베타에 나오는 컨텐츠는 챕터 2의 컨텐츠만 포함되어 있다. 물론 오픈 베타 이후 월정액제를 선택하면, 챕터 1과 2 모두 즐길 수 있고 챕터 1을 구매한 유저의 경우 40% 할인된 가격으로 라이센스를 구매할 수도 있다.






■ 챕터 2의 출시에 따라 원하는 구체적인 수치가 있을 것인데.


기존 챕터 1 발매 직후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하여 일부 게이머들이 떠나기도 했고, 또 지난 서비스 와중에 유저 수가 많지 않아 떠난 유저들도 일부 있다. 최근 이런 유저들의 일부가 챕터 2 출시를 맞아 다시 컴백하기도 하는데, 그런 유저들의 공통적인 요청 사항 중 하나가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만큼의 유저수는 모아달라는 것이다.

길드워의 게임 진행 방식이 인던 방식이라 어지간해서는 사람이 많아 보이지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로 이야기하기는 힘들지만, 게임에 접속해 있는 유저들이 서로 재미있게 컨텐츠를 즐길 수 있을만큼의 트래픽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현재 길드워는 챕터 2의 출시에 관련되어 모든 것, 즉 정책, 컨텐츠, 가격 등등 모든 것을 다 공개한 상태이고, 이제 유저들의 선택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기존에 실패했다는 부담도 있고 또 어렵다 등등의 여러 이미지도 남아있지만, 공개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다 공개했고 접근성 향상을 위해 많은 장치를 준비했으니, 이번 오픈 베타 기간에 길드워라는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길드워라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컨텐츠가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한번 시도를 해주고 평가를 내려주기를 바랄 뿐이다.




[ 길드워 "챕터 2: 깨어진 동맹" 의 포스터 ]




Inven LuPin - 서명종 기자
(lupin@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