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끝은 어디일까요? 모든 적을 격파하는 것? 모든 아이템을 모으는 것?
사람마다 그 기준은 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하는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일명 만렙 달성, 즉, 성장의 최대치에 이르는 것입니다.


월드오브탱크는 전차를 운용하는 노련함이 중요한 FPS 탱크 게임이지만,
엄청난 노력과 경험으로만 달성 가능한 최종 10티어 전차에 대한 로망만큼은
성장이 중요한 RPG의 만렙에서 느끼는 감정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던 중, 슈퍼테스트가 진행 중인 한국의 베타 서버에서 최초의 10티어 전차가 출현,
그 존재를 확인한 사람들의 제보가 줄을 잇기 시작했습니다. 인벤에서 그 소식을 접한 것은
12월 3일경, 무작위 전투 통계창에 당당하게 등장한 10티어의 모습을 통해서였습니다.




▲ 10티어 전차수 1!! 12월 3일경 인벤 자유게시판




이에 인벤에서는 해당 10티어를 최초로 확보한 전차장을 수소문한 끝에
월드오브탱크 슈퍼테스트 서버에서 전차장 나노님을 만날 수 있었고,
그렇게 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최초의 10티어를 달성한 근성의 전차장, 나노님의 이야기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슈퍼테스트 최초의 10티어 전차 달성! 전차장 '나노' 인터뷰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네 월탱 인벤 기자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인천사는 24살 청년 나노라고 합니다.





슈퍼테스트 서버 최초의 10티어 전차를 얻으신 걸 축하드립니다. 하루에 어느 정도나 플레이하셨나요?


초기에 오후 6시부터 오픈하던 때는 기다려가면서 풀로 접속했던 것 같고, 3시부터로 연장된 뒤로는 오히려 여유 있게 했던 것 같네요. 따지자면 하루 8시간 전후 정도로 한 것같습니다.

연장된 뒤론 항상 접속한 게 아니라 제일 먼저 10티어를 찍게 될 줄은 몰랐네요.
제가 9티어를 찍었을 때 이미 한 4분 정도가 9티어를 찍으신 상태이기도 하고요.





나노님은 월드오브탱크를 해외에서부터 플레이해 오신 건가요?


네 해외 서버에서 한두 달 정도 미리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슈퍼테스트 서버에서 한 게 더 많아졌네요.





빠르게 10티어를 찍으셔서 해외 서버 고수일거라 짐작했는데, 의외로 슈퍼테스트 서버를 더 많이 하셨군요.


아무래도 개임 매칭 특성상 탑티어가 되면 자기가 활약하기가 쉬워지니까 더 재밌잖아요? 탑티어가 계속되니까 재미도 더 붙고 성적도 더 나오고 해서 저도 모르게 열심히 달리게 된 것 같습니다.





어떻게 처음 북미에서 월드오브탱크를 접하게 되셨나요?


친구가 추천해줘서 LoL도 북미에서부터 하고 한 적이 있습니다. LoL 인벤에서 올해 지스타 이야기가 나올 때 월드오브탱크가 크게 부스를 낸다고 해서 한번 LoL 처럼 해외 서버부터 해볼까 하고 해봤는데 재밌었던 거죠.





북미에서 키우던 걸 놔두고 한국 서버에서 10티어까지 찍게 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무엇보다도, 압도적으로 쾌적한 핑 때문이죠.

북미 서버에서는 모든 트리를 타려고 했는데, 제가 사용하는 인터넷 회선은 핑이 항상 300을 넘겨서 경전차와 중형전차는 너무 힘들었어요. 술 먹고 운전하면 반응속도가 0.5초 느려진다던데 핑 300이상이 딱 그 느낌일 것 같더라고요. 술 먹고 전차모는 거죠.(웃음) 정말 건물에도 많이 박고, 호수에도 다이브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악몽이..

그래서 주로 중전차와 자주포만 몰다가 상쾌하게 드라이빙을 하니 멈출 수 없게 된 거지요. 한국 서버에 경전차 유저분들이 북미보다 훨씬 많던데 분명 그 맛을 아는 분들일거에요.



▲ 5~50핑 대로 상쾌하게 드라이빙!





직접 플레이해보신 한국 슈퍼테스트 서버 분위기는 어떤가요?


일단 빼놓을 수 없는 게 프리미엄 전차들의 물결입니다.

게임에 들어가면 여길 봐도 프리미엄 전차, 저길 봐도 프리미엄 전차, 아직 초보분들이 갑자기 높은 티어를 타는 거라, 좀 멍해지는 상황도 많았는데 요즘은 다들 익숙해지셔서 잘하시더라고요. 초기에는 8티어 근처 방은 15:15에서 대다수가 프리미엄 탱크였는데, 요즘은 많이 키우시기도 해서 전차가 다양해졌죠.




▲ 8티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프리미엄 전차 T26E4 슈퍼퍼싱





10티어까지 전차를 운용하면서 특별히 어려웠던 구간이 있으셨나요?


짧긴 했지만 악명높은 4티어 경전차 AMX 40...속칭 보노보노와 6티어 경전차 AMX 12t를 처음 넘어갔을 때, 그리고 9티어 중형전차 Lorraine 40 t를 탔을 때 좀 고생했네요.

AMX 40은 느린 것도 느린 거지만, 슈퍼테스트 초기에 처칠이 엄청난게 많았었거든요.
그래서 항상 5탑방이 만들어지는데, 처칠은 많고... 보노보노로는 할 수 있는게 없죠. 끔찍해요...
보노보노 연구경험치를 절반정도 모으다가 결국 저도 슈퍼 퍼싱 통해 넘겼습니다.
이때 산 슈퍼퍼싱이 두고두고 효자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웃음)



▲ AMX ELC로 가기 위한 수문장(...) 보노보노



AMX 12t 때는 AMX ELC와는 좀 다른 플레이가 요구되더라고요. 속도도 훨씬 느리고요.
근데 전적을 다시 보면 승률이 제일 높았던 게 AMX 12t라는게 좀 아이러니하네요.

AMX 13 90에서 Lorraine 40 t을 넘어갈 때는 처음 AMX 12t를 탔던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기동성이 갑자기 나빠지거든요.



▲ 나쁘다기보단 운영법이 바뀌어 힘든 AMX12t



AMX 13 90은 이름대로 13톤짜리 차체인데, Lorraine 40t은 40톤이나 되는 헤비급의 몸집을 가져요. 추중비로 속도는 그럭저럭 나오지만, 선회가 굉장히 나빠져서 기동 전략은 더이상 사용할 수 없어지죠. 그리고 전고가 높아서 포탑이 굉장히 높은 곳에 있는데, 프랑스 전차답게 부앙각이 나쁘다 보니 적과 근접하게 되면 상대의 포탑밖에 쏠 수가 없어요.

단지 AMX 13 90보다 더 강력해진 화력으로 슈퍼 퍼싱도 안정적으로 한 탄창에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하나 생겨서 화력으로 억지로 밀고 가는 느낌이었죠.

Lorraine 40t의 단점을 한 가지 더 꼽으라면 덩치는 산만한데 장갑이 굉장히 물렁살이라 자주포 분들이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항상 고폭탄에도 관통당해서 1000~1500댐씩 들어와 공포였습니다.


이 셋 중에서 AMX 40이 가장 나쁘긴 하지만, 워낙 금방 지나가는 구간이다보니 넘기기 위해서는 무려 20만이나 되는 경험치를 모아야 하는 로레인이 가장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 워낙 오래 플레이해야 하는 구간이라 더욱 괴롭게 느껴진다는 Lorraine 40 t





그 고난을 뚫고 건진 Bat Chatillon 25 에 대한 소감은 어떤가요?


사실 Bat Chatillon 25 t로는 게임을 얼마 못했어요..;; 게다가 당연하지만, 항상 5:5나 7:7같은 소규모 전에 다들 잘하는 분들만 보고 또 봐서 영 힘들었어요.(웃음)

그래도 Lorraine 40 t 때와는 다르게 차체도 낮아지고, 선회력도 다시 좋아져서 AMX 13 90처럼 근거리에서 유린하는 플레이가 다시 가능해지고, 화력이 더욱 좋아진 것이 바로 느껴지더라고요.



▲ 매칭이 원활하지 않았던 10티어





10티어까지 연구하는 데 필요한 많은 연구 경험치를 모으신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제가 첫날에 프리미엄 계정과 슈퍼 퍼싱을 지르고 나니 골드가 얼마 없더라고요. 그래서 연구 경험치는 거의 그 전차 자체로 벌고 자유 경험치는 스톡상태를 벗어나는 데 사용했습니다.

슈퍼 퍼싱이 경험치도 경험치지만, 크레딧을 정말 많이 벌어와 줬어요. 아마 저보다 빠르시던 분들이 9티어의 유지비 때문에 고생하셨던 것 같아요. 다른 전차를 굴리는 양이 갈수록 많아지시더군요.

저는 슈퍼 퍼싱만 굴리면 유지비와 다음 전차 구매 비용이 충당되었죠. 8티어 프리미엄 전차는 정식 서비스 뒤에도 꼭 구매해야겠어요. (웃음)

조금만 흥하면 크레딧 수입이 10만을 넘어가니 굉장하죠. 다른 전차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치니까요.




▲ 두고두고 효자 노릇을 해준 T26E4 슈퍼 퍼싱





한때 시작하자마자 전차를 던지며 크레딧을 버는 유저들이 있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월탱 인벤 자유게시판에서 이야기는 들었어요. 사실 월탱하면서 4티어에서 해야하는 정찰 경전차 운영이 귀찮다고 그냥 적진에 갖다박으시는 분도 많잖아요. 북미에서도 그렇고 시작하자마자 죽으러 가는 경전차는 매판 한두 대씩은 꼭 있죠.

그게 슈퍼테스트에서는 골드가 지급되다 보니 자유경험치로 돌려쓸 수 있다고 더 성행했던 모양인데, 정식 오픈 때는 그 티어를 넘기기 위한 게 아니면 생돈 쓰는 거라 별로 안 보일 것 같아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네요. 재미도 없고요.

그 티어를 넘기기 위해서라고 해도 정찰 경전차를 진짜 타고자 하는 분이라면, 당연히 정상적으로 운영하리라 봅니다.




▲ 아무리 던져도 골드가 없다면 말짱 꽝. 이런 플레이로는 한계가 있다





현재 주로 플레이하는 국가나 병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북미 서버에서는 미국의 모든 트리를 타고 있었는데 슈퍼테스트 서버에서는 안 해봤던 걸 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북미 서버에서 하면서 재밌어 보였던 탱크인 프랑스 경전차랑 소련 중전차 트리를 골라봤어요. 소련 중전차 트리는 프랑스 전차 매칭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현재 8티어에서 멈춰있는 상태입니다.








혹시 활동하고 있는 클랜이 있으신가요?


아직 클랜에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정식오픈서비스가 진행된 이후 클랜전이 업데이트된 다음에야 이리저리 알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초기화가 되면, 한국 서버 이전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


아직 서버이전을 어느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할지가 공지되지 않아서 상상이 잘 안되네요.
아직 테스트 중이긴 하지만, 빨리 결정해서 공개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인터뷰를 마무리 짓는 의미에서, 꼭 하고싶은 말씀 한마디가 있다면?


테스트 중이긴 하지만, 서버 이전과정을 빨리 결정해서 공개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동남아시아 서버 이전 때에는 2달 뒤에 이전해줬단 이야기도 있는데, 한참 뒤에 이전해주면서 한국 서버 정보와 합쳐지지 않는다면 2달간 북미 유저는 한국 서버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같으니까요. 아무래도 LoL을 먼저 해봐서 비교하게 되는데, 그냥 서버 열기 전부터 예약받아서 해줬으면 좋겠어요. 10티어 전차가 바로 들어오더라도 어차피 서로 바로 매칭이 되는 게 아니니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전차장 여러분 애니메이션 Girls und Panzer 한번 꼭 봐보세요. 월탱에서 보던 전차들이 소녀와 함께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벌입니다!




▲ 의외로 전차 묘사가 잘되어 있는 Girls und Panzer





성공적인 슈퍼테스트 마무리를 기원하며...




막연하게 최초의 10티어는 요령이 풍부한 해외 서버 유저이며,
게임을 할 때마다 훈장을 받는 고수일 것이란 생각을 가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빠른 핑이 반가운 보통 게이머와 같았으며,
10티어는 목표를 가지고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였습니다.


슈퍼테스트 내용은 초기화되므로
추후 이전될 해외서버를 플레이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인식 때문에
높은 티어일 수록 매칭 시간이 늘어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순수하게 게임의 재미만으로 최초의 10티어를 달성한 것은 분명 축하할 일입니다.


인터뷰에서도 언급되었듯 아직 해외 서버 이전 시기 등이 공지되지 않아
이후 나노님의 행보는 알 수 없습니다.


나노님과 같이 해외 서버에 기반을 둔 유저들이
무사히 국내서버에 안착할 수 있도록 성공적인 슈퍼 테스트 마무리와 함께
해외 서버 이전 정책이 확실히 공지되기를 바랍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나노님께 감사드립니다.
Inven Watch
(Watch@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