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권력 그리고 지존의 연대기를 모토로 내세운 DK 온라인. 프리 오픈이 시작되고 새로운 한국형 MMORPG 게임을 기대했던 유저들의 관심을 끌면서, 대형 포탈 일일 게임 검색 순위 TOP10에 오르내릴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며 유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동접자수 2만명을 돌파했다는 게임사의 발표처럼 저녁이 되면 가장 인기있는 프리미엄 전투 서버(정액제)에 접속하기 위해 대기표를 받아야 할 정도. 그러나 프리 오픈이 정확히 일주일이 흐른 지금, 유저들의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한 주 동안 높은 검색 순위를 유지하며 인기몰이를 하던 DK 온라인에 어떤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


문제의 발단은 바로 서버 정책과 관련된 캐시 아이템 판매에서 시작되었다.



▲ FT 테스트 마지막 날, DK 유료화를 두고 실시했던 설문조사



FT 테스트가 끝나가던 지난 2월 26일.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묻습니다! 라는 제목과 함께 DK 온라인 유료화에 관한 설문조사가 진행되었다. 설문조사 결과는 확연했다. 정액제를 원하는 유저들이 훨씬 더 많았던 것. 1400여 개의 댓글이 달린 이 설문조사를 본 개발사는 많은 유저들이 만족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공지사항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개발사의 결정은 둘 다 하겠다는 것. 프리 오픈을 하루 앞두고 프리미엄 서버(정액제)와 오픈 서버(캐시 아이템 서버)를 동시에 운영한다고 발표하였고, 정액제 서버는 캐시 아이템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으며 강화 확률을 2배로 설정한 특징도 공개되었다.

 

 

설문조사 당시 정액제로 운영되면 좋겠다고 답한 유저가 많았던 만큼, 유저들의 선택은 명확했다. 프리 오픈이 시작되고 프리미엄 전투 서버 라덴에 많은 유저들이 몰린 것. 서버가 열린지 채 20분도 안돼 두번째 프리미엄 전투 서버인 레디세 서버가 생성되는 등 프리미엄 서버의 인기는 높기만 했다.


그러나 3월 26일 유료화 아이템 및 과금 방식 안내 공지가 나오면서 상황은 급격하게 복잡해져갔다.

 

 

정액제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던 프리미엄 서버에 일부 캐시 아이템이 판매된다는 공지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캐시 아이템이 없는 정액제 서버를 원했던 유저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한 것. 특히 판매되는 캐시 아이템이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컸다.




▲ 3월 22일 발표된 서버 운영 정책 안내


 

         ▲ 3월 26일 발표된 유료화 아이템 및 과금 안내 . 논란이 된 팔찌류는 결국 삭제되었다



결국 3월 29일 DK샵 오픈이라는 제목의 공지에 캐시 아이템 중 기능성 팔찌 부분을 제외한 내용을 발표했지만, 이와 관련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 여전히 마법 인형이라는 캐시 아이템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유저들이 현재 대형 포털 아고라 청원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 캐시 아이템 논란이 나온 후, 3월 28일 모 대형 포털 아고라에 등록된 청원

 

 

이런 논란이 더욱 거세진 것은 29일 정식 공개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발표된 '드래곤 상자 아이템' 판매.

 

 

이에 유저들은 정액제 서버에 캐시 아이템 판매뿐만 아니라, 확률성 캐시 아이템을 판매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을 하고 있는 상태다. (참고로 4월 11일 점검 이전까지 한정 판매를 하는 드래곤 상자는 확률적으로 레어 변신 카드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DK샵에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닌 별도의 아이템이다.)



▲ 드래곤 상자 한정 판매 이후 더욱 불거진 공홈 자유게시판 모습


▲ 게임 내에서 DK샵과는 별도로 구입가능한 캐시 아이템 드래곤 상자



정액제 과금이 3월 26일 공지 사항을 통해 한차례 올라오긴 했지만, 정식 과금 공지가 없었던 상황에 복합적인 요소로 정액제 서버 캐시 아이템을 사야만 하고, 추가적으로 한정 판매 캐시 아이템까지 출시가 된 상황이 프리미엄 서버를 택한 많은 유저들에게 불만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현재 정액제 서버에서 판매되는 캐시 아이템은 마법 인형과 드래곤 상자 두 종류. 마법 인형이 공격력 등 추가 옵션을 제공하는 아이템이고, 드래곤 상자는 확률적으로 얻을 수 있는 기본 보상 아이템도 주지만, 보너스로 얻게 되는 고대의 유물 상자를 통해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무기 마법 주문서'와 '방어구 마법 주문서'도 얻을 수 있는 한정판 캐시아이템이다.



▲ 골드, 실버 드래곤 상자 구입 시 얻을 수 있는 고대의 유물 상자 아이템 리스트



물론 캐시 아이템을 사느냐 마느냐는 유저의 선택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유저들이 느끼는 현실이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데 있다. 프리미엄 서버에서 드래곤 상자를 반드시 사야 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게임 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워리어 클래스를 제외하고는 레벨 랭킹을 기반으로 작위가 부여되다 보니, DK 온라인에서 레벨 경쟁은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


레벨 경쟁이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시스템 속에서 개인이 여러 개를 구매할 수 있는 한정 판매 캐시 아이템을 통해 현재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무기 마법 주문서와 방어구 마법 주문서를 획득하고 이를 통해 장비를 강화하거나, 부를 축적하며 앞서 나가게 되면, 다른 유저들 또한 뒤처지기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현금을 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또한 한정 판매 아이템 같은 경우 DK 온라인을 뒤늦게 접하는 유저들에게 절대 공정한 출발이 될 수 없는 점도 존재한다.


그간의 공지 사항을 토대로 실제 제대로 된 DK 온라인을 즐기기 위해서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 계산해보면, 프리미엄 서버(정액제)인 경우 표준 입장권(30일 300시간) 19,800원, 마법 인형 30일권 14,300원 등 총 34,100원의 비용이 들고, 오픈 서버(캐시샵)에서는 마법 인형 30일권 14, 300원과 던전 입장권 30일권 9,900원, 개인상점 이용을 위해 4,400원 등 28,600원의 비용을 최소한 지급해야 하며, 필수불가결한 캐시 아이템이 추가로 판매된다고 하면, 유저들의 지출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정판 드래곤 상자까지 구입해야 하는 것이 유저들이 처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게임사가 캐시 아이템과 관련해 "밸런스에 끼치는 영향이 없다"거나 "단지 이벤트일 뿐"이라고 하는 건 적절한 대답이 될 수 없다는 게 유저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이에 더해 확률형 캐시아이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로 많은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오픈베타 초반부터 확률형 캐시아이템 한정 판매를 선택했어야만 하는지도 의문이다.



▲ 오픈 서버에서 판매되는 캐시 아이템의 모습 중 일부 - 프리미엄 서버는 마법 인형이 판매된다.




실례로 DK 온라인과 비슷한 형태의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 R2 온라인에서도 상황은 다르지만,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적이 있다. 2008년 7월 무료 서버(오픈 서버)가 부분 유료화 방식으로 추가되면서, 당시 R2 온라인 유저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과 더불어 무료 서버에서 플레이를 할 경우,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이야기로 한동안 논란이 되었다. 이 때 가장 논란이 되었던 부분은 던전 입장권 캐시 아이템으로 정액제 서버(오리지널 서버)에서 지내다가 무료 서버를 경험하게 된 유저들에게 이 아이템은 논란이 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판매가 중지된 사례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기간제 장비 슬롯 또한 논란의 대상이 되며 결국 판매 중지가 되기도 했다.


물론 그 뒤로 시간은 많이 흘렀고, 그 사이 많은 게임들이 여러 요금제를 선보이며 이를 바라보는 게이머들의 시선 또한 많이 익숙해져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캐시 아이템인 경우 유저가 일정 비용을 직접 지불해야 하는 만큼 유저들의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고, 오히려 그 동안 많은 게임들을 경험하면서, 캐시 아이템에 대한 유저들의 눈초리는 더욱 매서워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저들은 FT 테스트가 끝나고 DK 유료화를 두고 왜 설문조사를 진행했느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캐시 아이템 지급 과정에서 지연 현상과 잦은 서버 다운 현상이 발생해, 캐시 아이템을 이용하는 유저들의 불만까지 발생한 상황. 물론 이 문제점은 게임사에 후속 조치로 곧 해결이 되겠지만, 어찌되었던 DK 온라인 캐시 아이템과 관련된 모든 상황에 대해 유저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한정 판매 캐시 아이템을 구입하고, 정작 받아보지도 못한 유저들이 상당수다

 


                 ▲ 캐시 아이템 판매 이후, 잦은 서버 다운이 일어나자 유저들의 항의 또한 거세지는 상황

 

 


부와 권력 그리고 지존의 연대기 DK 온라인. 오랜만에 제대로 즐길만한 한국형 MMORPG 게임이 나왔다고 반기는 유저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런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취향에 맞게 선택적으로 서버를 선택할 기회를 주고, 서비스를 실시하려는 게임사의 취지가, 무리한 캐시 아이템 판매로 인해 무색해지는 것은 아닌지.



많은 유저들이 현재의 상황을 명확히 설명하고, 서버 구분에 따른 향후 캐시 아이템 판매에 대해 방침이 어떻게 되는지 명확히 발표하기를 요구하는 상황.

 


중국 원나라 좌극명이 악부를 모아 엮은 고악부에 군자방미연(君子防未然)이라는 구절이 있다. 뜻을 풀이하자면 군자는 어떠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이를 방지한다는 정도가 되는데, 게임사도 이번 일을 계기로 한걸음 더 유저들의 마음 속으로 파고들어 진정 유저들의 원하는 부분을 잘 헤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유저들의 입에서 이야기가 오르내린다는 것은 DK 온라인을 사랑하는 유저의 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한만큼, 이에 대한 신중한 게임사의 입장표명이 필요할 것이다.

 

 

 

 

Inven KumA

(kuma@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