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의 우수 게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NHN과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많은 이슈가 되었던 게임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스톤 에이지와 크로스 게이트의 바통을 잇는, 아기자기한 펫 중심 MMORPG의 차기작이라 생각했기에 더욱 관심이 있었던 게임.

그런데 이 게임은 돌연 퍼블리싱과 서비스를 연기하고 한국 게이머들의 시야에서 모습을 감춘다. 이후 무려 4년 동안 국내에서 소식이 없다가 최근 오픈 베타를 시작한 이 게임의 이름은 바로 메이프 마스터즈(과거 메이팡).

일반적인 MMORPG의 개발 기간은 길지라도 게이머들에게 공개되고 서비스를 시작하기까지의 기간이 보통 2년을 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가 돌연 4년이라는 기간 동안 잠수(?)를 탄 메이프 마스터즈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250여종에 이르는 펫, 메이프의 육성과 아기자기한 게임성을 갖추고 최근 오픈 베타를 시작한 메이프 마스터즈의 개발사, 이니엄에서 그동안의 우여곡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오픈베타 초기, 쌓이는 업무로 인한 피곤함을 숨길 수 없는 모습으로 기자를 맞이한 사람은 김민석 팀장. (김민석 팀장은 과거 스톤 에이지 시절부터 공식 홈페이지의 관리자, 견마지로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하다.)






메이팡에서 메이프 마스터즈로 이름이 바뀌고, 국내에서 서비스 직전까지 갔던 게임인데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별다른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사실 포기했다고 봐도 될만큼 긴 기간이 아닌가?


"2005년 우수 게임 공모전"을 통해 우수상을 받고, 2005년 5월에는 NHN과의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6월 초에 비공개 시범 서비스(클로즈베타)까지 계획되었다. 사실 그때가 메이팡이라는 이름이 게이머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아쉽게도 여러 문제로 인해 NHN과의 합의 하에 퍼블리싱을 중단하게 되었고, 그 당시 상황으로 메이팡의 서비스를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국내에선 힘들다는 판단으로 이후 해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긴 기간동안 국내에서 활동이 없었다.

국내에서는 별다른 이슈가 없었지만 E3나 동경 게임쇼 등 해외로는 꾸준히 출품하였으며, 그 결과 2006년 메이팡을 마음에 들어하는 일본의 곤조 로소(Gonzo Rosso)라는 업체를 통해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메이팡을 일본에 먼저 서비스하게 되었다.


2006년 일본, 2008년에는 중국과 홍콩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현재 서비스 현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국내에서 잠잠했던 기간동안 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좋다고만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일본같은 경우 애초 곤조 로소사와 협의를 통해서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진행되었고 상용화 시기에는 동시 접속자 1만 8천 정도까지 도달해서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실 꾸준한 홍보를 통해 인원을 더 늘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곤조 로소사가 게임 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퍼블리싱을 계속 하기에는 문제가 있어서 내부적으로는 올해안에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된 상태이다.

중국과 홍콩에서는 각각 석기세계, 석기외전이라는 이름으로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초기부터 판호 취득에 대한 문제가 터지는 등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쉽게 예를 들어 메이팡은 분명 메이프라 불리는 펫 위주의 게임이고 그에 기반한 여러가지 컨텐츠들이 주가 되는 게임인데 중국에서는 메이팡의 특징과 전혀 상관없이 다른 게임에서 성공한 시스템을 넣어달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고, 국내와 달리 전문화된 해커들의 위협 역시 상당했다.

결국 오픈 초기 누적 회원 60만에 동시접속자가 치솟는 와중이었지만, 해커들이 로그인 서버를 공격하면서 며칠간 초기 서비스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일까지 있었다. 그 당시 수만에 달하는 중국의 게이머들이 로그인을 시도하다 포기했다. 국내에서라면 좀 더 빨리 대처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도 있고, 해외 서비스에 대한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충분한 대응을 하기 힘들었던 점도 있다.

이후 내부적으로도 이렇게 3개의 국가와 업무를 조율하거나 커뮤니케이션도 힘든 와중에 현재 인원으로는 제대로된 서포트가 힘들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본에서도 상황에 따라 7월 이후에 다시 서비스를 재개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국내에 집중하기로 결정해서 이렇게 게이머분들에게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선보이게 되었다.







메이프 마스터즈는 처음이라도, 이니엄이라는 회사는 낯익은 게이머들이 많다. 간단히 소개를 부탁한다.


이니엄은 1999년 12월 29일, 밀레니엄을 앞둔 시기에 만들어졌다. 그래서 회사 이름도 일렉트로닉 밀레니엄에서 따와서 이니엄이라고 지어졌다.

초기에는 패키지 게임들 위주였으며 파이널 판타지 7의 유통 총판을 맡으면서 성장하게 되었고, 2000년 10월에 온라인 게임에 대한 사업성을 파악하고 스톤 에이지를 퍼블리싱하게 되었다. 그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가격인 9,900원으로 상용화를 해서 이슈가 되었다. 다만 나중에 일본측과의 연장 계약이 무산되면서 어쩔수 없이 2003년 8월 스톤 에이지의 퍼블리싱을 종료했다.

퍼블리싱을 종료하는 마지막 날, 평소엔 접속하지 않던 분들까지 모두 접속해서 그동안 즐거웠었다는 인사를 주고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계약 종료에 따른 게이머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니엄에서 그때까지 서비스했던 스톤 에이지의 모든 DB는 퍼블리셔인 넷마블로 인계하였다.

이후 메이팡, 현재의 메이프 마스터즈를 개발하게 되었다. 메이팡은 사실 순수 개발기간으로 치면 5년이 넘는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이니엄의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면 특이하게 짱구 교실이라는 사이트가 나오는데...


이니엄의 사업 중 하나이다. 짱구 교실은 플래시의 일종인데, 웹으로 e-러닝(e-Learning)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고 시작했다. 교육과 병행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이니엄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 짱구라는 캐릭터를 사용한 국내 게임의 판권은 대원이, 웹 컨텐츠에 대한 판권은 이니엄이 보유하고 있다.

짱구 교실은 누적회원이 150만 가량 되며, 대만 등의 해외는 물론 짱구 캐릭터의 고향인 일본에까지 역수출되었다. 교육용 컨텐츠로서는 해외 수출 1호라는 자부심도 있다.

메이프 마스터즈가 최근 추세와 달리 PK나 지나친 경쟁이 없이 육성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도 이렇게 게임의 교육적인 효과를 최대한 반영하려는 이니엄의 생각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 사무실 한켠에 자리한 크레욘 신짱(짱구)의 포스터 ]




게임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자. 5월 1일로 예정되었던 오픈 베타가 뒤로 밀렸다. 오픈베타의 초반에도 접속에 관련된 문제가 있었고, 지금은 바로가기 아이콘이 없는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


사실 5월 1일로 예정되었던 오픈 베타는 바로 시작해도 지금과 별다른 차이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당시에는 퍼블리셔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자체 서비스를 염두에 두었던 것이고, 이후 IMI와 퍼블리싱 계약을 하게 되면서 접속에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일단 IMI의 퍼블리싱으로 로그인의 프로세스도 수정해야 했고, 웹 런처까지 변경해야 하는 등 촉박한 시간때문에 해결하기 힘든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액티브 X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발생하여 아직까지 바로가기 아이콘이 없는 것이다.

일부 게이머분들이 농담삼아 모 포탈의 검색 순위를 올리기 위하여 아이콘을 없앤거라고 하시는데, 사실과는 다르다. 다만 의도하지 않게 검색 순위가 오르는 부작용(?)이 있을 뿐이다.

중국, 일본, 홍콩의 3국에서 큰 문제없이 서비스를 시작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위기 대처 능력은 누구못지 않다고 자부한다. 특히 퍼블리셔와의 계약에서 이니엄측의 문제로 서비스가 불안하면 그에 대한 배상을 해야 하는 조항이 있었는데, 단 한번도 그런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을만큼 대처 능력은 뛰어나다.

현재는 초기의 불안정함 등 많은 부분이 해결된 상태이다. 이번 주말의 패치를 거치면 더욱 안정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픈베타 초기인데 메이프 마스터즈의 주된 연령대는 어떤가? 연령대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보통 그렇게들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반반 정도이다. 21~25세의 연령의 인원이 절반 정도 된다면 15~19세와 25~30세를 합한 인원이 절반 정도 된다.

초기에는 메이팡의 클로즈베타를 경험했던 분들이나 스톤 에이지를 통해 이니엄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접속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예전에 이니엄의 스톤 에이지를 즐겼던 분들이 이제 성장해서 20대 초반이나 중반이 되었다. 아직까지 그 당시의 저를 기억하셔서 홈페이지에서 견마지로라는 닉네임을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들도 있다.



메이프라고 불리는 펫과의 교감, 성향이나 육성 등 일반적인 MMORPG와는 다른데, 메이프 마스터즈의 특징에 대해 설명해 달라.


사실 메이프 마스터가 모든 게이머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기대하는 대작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다른 MMORPG에서는 하나의 부속되는 컨텐츠에 불과한 펫 육성의 재미를 온전한 하나의 게임으로 완성시키고 그런 재미를 알아주시는 분들에게 환영받는 게임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반적인 MMORPG에서 펫을 키운다는 것은 그냥 보조적인 취미이거나 메인과는 별개의 보조 컨텐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메이프 마스터즈는 철저히 메이프 육성 시스템이 주가 되고, 게임 내의 컨텐츠들이 메이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주인의 명령을 반드시 따라야 하고, 성격도 없으며 그냥 전투만 돕거나 귀여움만을 무기로 삼는 다른 게임들의 보조적 펫과 차별화되는 AI를 가진 메이프의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자 이 게임의 재미라고 볼 수 있다.





펫이 주인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인가? 메이프의 AI라는 것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아직 완벽하게 구현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메이프에게도 성향은 존재한다. 어떤 먹이를 주느냐에 따라서 육성의 방향이 달라지고 능력치나 성격이 달라지는데 차후 이에 따른 인공지능(AI)을 메이프에게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성격이 강한 메이프는 주인의 전투를 돕긴 하지만 자신의 성격에 따른 패턴대로 공격하거나 방어하는 행동을 취하며, 주인을 돕는 성격의 메이프는 자신의 HP가 위험해도 주인의 HP를 먼저 회복하거나 자기가 죽더라도 주인을 보호하려는 행동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일방적인 지시만을 따르는 펫이 아니라, 주인과 상호 교환을 통해 성격을 갖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메이프라고 보면 된다. 성격이 강하면 말투가 험하고, 약하면 공손한 말투로 이야기하는 등의 잔재미도 있을 것이다.

단순히 메이프가 주인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고, 자신이 갖고있는 성격에 따라 주인의 명령을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능력치를 투자하는 방향에 따라 캐릭터의 성장이 달라지고 메이프 역시 주는 먹이에 따라 성격과 능력치가 결정되는 등 연구해야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아무래도 주된 대상인 저연령층에게는 접근이 힘들 것 같다.


메이프 마스터즈는 겉으로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파고 들수록 다양한 재미가 있는 게임이다. 즉 초보자 분들이 게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접근하더라도 기본적인 육성의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빠져들면 자기에게 맞는 펫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

메이프 마스터즈가 대작이라 불릴만큼 규모가 거대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취향의 게이머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결국 우리가 목표로 삼은, 펫의 다양한 육성을 즐기는 매니아 유저들을 최대한 만족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게임을 기획한 것이다. 적어도 펫 육성에 관해서 만큼은 매니아 이상의 깊이를 갖고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홈페이지의 퀘스트 공략이나 팬 카페, 게임 내의 HELP창 등을 통해서 가이드와 정보를 제공하는 등 최대한 접근성을 올리는 노력도 함께 진행중이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공사중이긴 하지만 아이템샾 코너가 있다. 서비스의 형태는 이미 결정된 것인가?


일본에서도 이미 서비스해본 경험도 있고, 메이프 마스터즈의 주된 대상이 되는 게이머 분들이 메이프 마스터즈의 재미를 느끼기에는 부분 유료화가 적합하다고 본다.

초기에는 기능성 아이템쪽이 50%, 커스터마이징 부분이 50%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시간이 흐르면 커스터마이징 쪽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메이프가 주가 되는 게임인 만큼 메이프를 꾸미는 쪽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메이프 마스터즈의 오픈 베타가 진행중이다. 앞으로 메이프 마스터즈의 포부에 대해 말하자면...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게임의 조건이라는 PK도 없고 공성전도 없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래픽도 최근 게임들보다 부족한 것도 알고 있다. 다른 게임에서 다 있는 것들을 메이프 마스터즈에서도 모두 보여드리지 못할수도 있다.


대신 나만의 펫을 키우는 재미,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는 메이프 하나만큼은 어떤 게임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구현하려고 노력했다.

주인과 상호 교감할 수 있는 메이프, 펫이라는 단어를 말하면 떠올릴 수 있는 게임이 메이프 마스터즈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할테니 이니엄과 메이프 마스터즈에 육성의 재미를 원하는 게이머 분들의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