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01일, 이것은 란드그리스 서버에서 활동중인 엘모길드의 공성전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참 공성전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저 멀리서 민스트럴이 다가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순간을 위해 무언가 준비라도 해두었던 것일까? 갑자기 엘모길드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이어 마스터의 명령으로 수라는 폭기산탄을 사용하기 위한 기구체를 모으고 있었다.

........

그 순간, 갑자기 모두의 머리 위에 잠이 들었다는 상태이상 효과의 이모티콘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활기차게 돌아가던 전장은, 삽시간에 모든 것이 멈춰버린 듯한 정적만이 흐르고..

그렇게 모두가 잠든 고요함 속에서 민스트럴만이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서있었다.





3-2차인 민스트럴과 원더러가 업데이트 된 이후로 유저들은 위와 같은 상황을 침묵의 공성전이라
부르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상태이상 효과인 ‘깊은 잠’에 빠지게 하는 안식의 자장가라는 스킬이다.

이 자장가로 인해 민스트럴과 원더러는 썰렁한 농담의 동빙, 비명 지르기의 스턴 효과 이후로
다시 한 번 공성전에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력한 광역스킬인 서비어 레인스톰으로
인해 이제는 연주만이 아닌 격수의 역할까지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대상을 지정하여 걸어줄 수 있는
버프 스킬인 ‘스윙 댄스’와 ‘풍차를 향한 돌격’은 이들의 인기를 한층 더 높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모든 점이 개선되면서 2차 직업의 특성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민스트럴과 원더러.

과연 이들은, 지금의 자장가가 생기기 이전에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잠시만 과거의 이야기를 해보자.


[ 원래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사전 양해를 구하고 촬영했는데, 남친 급구중이라는 Honey Bee 님]







◎ 민스트럴과 원더러, 그들의 시작과 지금

바드와 댄서가 처음 서버에 업데이트 되었을 때, 사람들은 크게 이들을 주목하거나 하진 않았다.
아무도 썰렁한 농담과 비명 지르기가 공성전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는 예상은 못했기 때문이다.


바드는 직업의 특성상 덱스를 올려주어야 하는 궁계열이었고,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어질과 덱스에 많은 포인트를 투자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처럼, 비록 기간이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재분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바이탈과 덱스만으로 궁계열을 육성한다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요즘이야
밀대라는 것으로 비교적 쉽게 원하는 능력치를 맞출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공성전에
특화된 ‘공성전용캐릭’을 육성한다는 것은 상당한 각오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이런 힘들고 험난한 길을 이겨낸 바드와 댄서들은 공성에서 잘 죽지도 않을 뿐더러,
썰농과 비명으로 상당한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 당시 바드붐이라 하여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길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바드와 댄서는 무조건 전담하여 육성했다.


이 일로 공성전을 준비할 때, 마르크 카드를 박은 언프리징 갑옷이 필수 불가결한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이 갑옷은 시장에 물건이 부족하여 구매할 수 없을 정도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당시의 공성전은 어느 길드의 바드와 댄서가 죽지 않고 버티느냐에 따라 결과가 좌지우지되던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던 시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언프리징 갑옷은 보편화되기 시작했고, 유저들 사이에서 공성은
바이탈이다 라는 공식이 만들어지면서 스턴의 효과도 무의미해져만 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리뉴얼로 인하여 스턴과 동빙은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게 변경되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악조건들이 겹쳐가면서 동빙과 스턴으로 한 때 공성전을 주름잡았던 크로운과 집시는
서서히 모습을 감추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한 번 커다란 이슈를 만들었던 바드와 댄서가 이번
3-2차 직업으로 재탄생 하면서 또 다시 안식의 자장가로 인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안식의 자장가는 공성전에서 더 이야기 하도록 하고, 이제는 민스트럴과 원더러를 희망하는
유저들을 위해 주목받는 스킬들을 몇 가지 소개하면서 사냥하는 방법도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 민스트럴과 원더러를 하려면 이 스킬을 주목









풍차를 향해 돌격은 민스트럴의 전용 스킬이고, 스윙 댄스는 원더러의 전용 스킬이다.

특히, 스윙 댄스는 공격속도의 증가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므로 원더러를 바라보는
유저라면 꼭 배우길 바란다. 또한, 안식의 자장가는 양 직업 모두 배울 수 있으며,
공성전을 즐겨하는 유저라면 반드시 배워야하는 필수 스킬이다.





◎ 서비어 레인스톰으로 사냥하기





서비어 레인스톰은 활 무기를 장착했을 때만 발동되는 전체 광역스킬이다. 대미지의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무기의 ATK이고, 덱스와 카드 등의 증댐 옵션도 전부 적용되고 있다.

* 순수 덱스 80 정도에 +7 노작 엘븐보우 정도면 노그에서 원킬 사냥이 가능하니 참고하자


기본적인 사냥패턴은 아주 간단하다. 파리나 텔클립 등으로 이동하다가
몹이 많이 몰려있는 곳을 발견하면 달려들어가 서비어 레인스톰을 사용하면 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서비어를 사용하는 동안 몹에게 뚜드려 맞으면서, 전부 정리 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가 이다. 서비어 레인스톰의 대미지는 덱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그러니 덱스를 어느 정도 올려준 다음은, 서비어 레인스톰을 사용하다가 허무하게 죽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바이탈에 투자하도록 하자.


[ 서비어는 단타가 아닌 연타이기 때문에, 버텨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출처 : 란드 - 카사 님) ]







◎ 진동 잔향으로 사냥하기







초반에는 서비어 레인스톰으로 사냥하다가, 중 후반 이후로는 진동 잔향도 많이 사용한다.
진동 잔향은 쉽게 생각해서 헌터의 트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스킬을 시전하면 지면
한 곳에 파동을 설치하는데, 이 파동에 적이 닿거나 시간이 경과하면 파동의 주변 3x3 셀
안에 있는 모든 적에게 대미지를 준다.


진동 잔향이 트랩과 다른 점은 두 가지가 있다. 첫 째는 파동을 총 세 번까지 중첩으로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인데, 사이렌으로 다수의 몬스터들을 유인한 뒤 중첩으로 만들어진
파동 안으로 밀어 넣는 것이 진동 잔향의 기본적인 사냥 방법이다.


두 번째는 활의 속성이나 화살의 속성에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파동의 속성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속성의 활을 들고 있어도, 세이지의 속성 부여나 스크롤 등을 사용하여
무속성 이외의 속성으로 변경한 상태에서 파동을 발생시키면 속성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화살로도 속성이 변경되니 이점을 잘 활용하면 더욱 높은 대미지를 줄 수 있다.

* 덱스 110, 인트 60, 럭 30, 바이탈 94의 스탯에 7보운드 발리스타를 착용하고, PC방 전용 버프를
받아 좀비 슬러터에게 사용했을 경우 방당 9000~10000정도의 대미지를 줄 수 있다






◎ 공성전에서는 어떨까?


앞서 이야기 했지만, 이번 3차들의 공성전에서 안식의 자장가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안식의 자장가는 수성과 공성에서 모두 사용하기 좋은 스킬이며, 현재까지 '깊은 잠'의 효과를
무마시킬 수 있는 것은 같은 직업인 민스트럴과 원더러가 사용하는 사이렌 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공성전의 주력은 안식의 자장가, 수성전의 주력은 사이렌이 되어가고 있다.

안식의 자장가가 골치 아프다고 하는 이유는, 깊은 잠의 효과로부터 면역력을 올릴 수 있는 장비나
스탯이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는 것도 있지만, 잠이 든 상태에서 적으로부터 받는 대미지가 1.5배로
증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말은 안식의 자장가로 인해 잠이 들면, 수라가 아닌 2차 직업 챔피온의
아수라로도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레벨의 원더러는 더욱 무서운 위력을 발휘한다. 원더러만의 전용 스킬인 스윙 댄스는 대상의 공속을
올려주는 것인데, 이 스킬을 배운 원더러 혼자서도 어지간한 수성진은 무너트릴 수 있다. 모두를 잠에
들게 하고 스윙 댄스를 받은 193 공속의 채찍질로 엠펠리움을 순식간에 파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메탈릭 사운드로 상대방의 SP를 깎아버린다거나, 소울링커에게 바드와 댄서의 영혼을 받아
성별의 구분없이 연달아 시전되는 연주 3콤보는 민스트럴과 원더러도 아직까지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연주 3콤보란, 연주 스킬을 자신에게도 쓸 수 있게 해주는 소울링커의 영혼을 받아,
연주가 끝난 뒤에도 잠시 동안 남아 있는 연주의 효과를 여러번 사용하여 중첩시키는 것을 말한다.


[ 민스트럴이 작정하고 안식의 자장가를 사용하면, 다가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





요즘 공성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안식의 자장가.

여러 명의 유저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민스트럴과 원더러의 장점을 꼽으라 하면, 하나 같이 공성전의
자장가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필자가 3-2차 업데이트 이후 공성전을 여러번 경험해 본 결과, 실제로
안식의 자장가로 인해 손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죽은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아직까지는 깊은 잠에 대한 면역력을 올려 줄 수 있는 아이템이 하나도 없어 민스트럴과 마주치면
거의 무조건 자야한다고 생각하는게 맞을 것이다. 시간이 좀 더 지나 면역력을 올려주는 카드나 아이템이
등장하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과거의 썰렁한 농담과 비명지르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이번 민스트럴이 유저들에게 더욱 환영받는 이유는 또 있다. 서비어 레인스톰으로 인해
바이탈도 올려줘야 어느 정도 안정적인 사냥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바꿔 이야기하자면 이것은
공성 전용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따로 작업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공성전에서 장비를 사정없이 벗겨버리는 스토커와 더불어 가장 골치 아픈 직업 넘버원을 다투는
민스트럴과 원더러. 이제는 강력한 공격 스킬과 단일 대상의 유용한 버프까지 추가되어,
사냥에서 효율이 좋지 못하던 부분까지도 채워져 더욱 완벽한 직업으로 성장했다.


민스트럴과 원더러는 지금,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3-2차 중에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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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n R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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