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비숍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모습은 성직자다.
특히, 솔로잉을 즐기는 유저의 빈도가 다른 게임보다 높은 편인 라그나로크는
사냥터에서 가끔씩 마주치게 되는 아크비숍이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곤 한다.


평소에도 솔로잉을 즐기는 A모군은 아크비숍을 만났을 때, 이런 멘트를 자주 날리곤 한다.

힐… 민블점…부탁…해요

입가에 천사와 같은 미소를 지으며 힐과 블레싱을 걸어주는 아크비숍.
A모군은 흡족한 함박웃음과 감사인사를 한 뒤 다시금 몬스터 사냥을 이어가는데..
매번 찾아오는 버프탐마다 아크비숍이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제는 아크비숍만 마주치면 스토커마냥 쫓아가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그날도 어김없이 늑대들이 우글거리는 데저트울프 밭에서 얼던 입장을 위해 포탈을 타고
아크비숍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지긋이 담배를 한대 물었다.


잠시 후 등장한 아크비숍, A모군은 그 동안 수 많은 아크비숍을 만나면서
민첩성 증가와 블레싱을 받아낼 수 있을 정도로 요령이 생긴 상태였다.
역시나 이번에도 심히 고통스러워 하는 포스를 아크비숍에게 마구 보냈는데, 어찌된 일인지 반응이 오질 않았다.


A모군을 주시하던 아크비숍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찾아 걸음을 옮겼고, 이에 질세라 민블받기 2차 전술로
굉장히 힘들게 잡기를 시전하기 위해 강화도 하지 않은 망고슈를 무장하고 아크비숍의 시야 안에서
데저트울프가 나타나기 만을 기다렸다.


순간, 갑자기 리젠 된 데저트울프. 아크비숍과 A모군을 한 번씩 바라보더니, 곧 아크비숍에게 달려들었다.
이때 어떻게 해야 민블을 받을 수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던 A모군은 아크비숍에게 다가가는 데저트울프의
어그로를 잡기 위해 전속력으로 내달렸다.


가냘픈 모습의 긴 생머리를 한 아크비숍은 갑자기 두 눈에 번쩍 이펙트를 띄우며, 어디서 꺼낸 것인지 자신의
상체만한 길이에 스터너를 두손에 꼬옥 쥐고, 허리를 들썩이며 데저트울프의 정수리를 사정없이 내려치기
시작했다. 난생 처음보는 이 엄청난 광경에 A모군은 그대로 할말을 잃고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고...(?)


이것은 기자가 예전에 나이트를 육성하면서 실제로 겪은 일을 적어본 것이다.
기자뿐만 아니라 일반 유저들에게도 전투비숍이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 앞에 녀석은 그렇다 치고, 뒤에 아가씨가 193의 공속으로 몽둥이를 휘두른다(?) ]



일반적인 아크비숍은 마그누스를 지향하거나, 완벽한 보조로 키우는 것이 대부분이고,
전투비숍이 어떤 것인지 조차 잘 모르고 있는 유저들도 상당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번 기사에서는 전투비숍을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한참을 찾아 헤메고 수소문한 결과, 타나토스 서버에서 전투비숍을 육성중인
바이올린님의 소문을 들을 수 있었고, 직접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 이번 기사 작성에 많은 도움을 주신 타나토스의 바이올린 님 ]





Q. 스텟과 장비는 어떻게 되시는지?

바이올린 :
지금 레벨은 134이고 스텟은 순수 힘 60, 어질 120, 바이탈 52, 인트 1, 럭 72입니다.














Q. 스킬은 어떻게 분배하셨나요?

바이올린 :
프리스트 일때는 데몬베인 10/ 워프 4/ 민첩성증가 10/ 블레싱 10/ 힐 10/ 안젤루스 2/ 디바인 프로텍션 5/
기리에엘레이손 10/ 글로리아 5/ 마니피캇 3/ 메이스수련 10/ SP회복력증가 5 / 렉스디비나 5/ 임포시티오 5
아스페르시오 5/ 메디타티오 10/ 마나리차지 5
를 올렸습니다.


아크비숍으로 넘어와서는 듀플레라이트 10/ 엑스피아 1/ 프라에타티오 5/ 크레멘3/ 콜로세르힐 3/ 레노1/
안실라 1/ 오리티오 5 / 하이네스 1/ 에피클 1/ 에우카 5
이며 에우카는 앞으로 마스터 할 생각입니다.




Q. 전투비숍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바이올린 :
전투비숍만의 장점이라면, 역시 솔로잉을 꼽을 수 있겠네요.
마그누스를 지향하는 비숍이라면 딱히 드릴 말씀이 없지만, 보조 지향이라면 혼자서는 사냥을 할 수가 없죠.
주변에 지인들이 꽤 계신다거나, 파티를 구하는데 있어 별다른 어려움을 못 느끼신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비숍은 파티를 구하는 것으로 게임 플레이 시간의 절반을 보내곤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전투비숍은 기본 모토가 솔로잉 기반이라는 것과 인트가 붙어있는 장비들을 활용하면
힐량은 조금 부족하지만 메디타티오의 효과와 마나리터치 덕분에 파티플레이도 어느 정도는 커버할 수 있죠.

참, 어질요리 등을 먹어 193의 공격속도를 보여주는 전투비숍은 전투 시 이프리트 링이라도 끼면
아주 난리가 납니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죠.




Q. 그렇다면 단점은?

바이올린 :
전투비숍은 어질의 비중이 높은 캐릭터라 1대 1의 전투에서는 발군의 위력을 보여줍니다.
헌데, 라그나로크의 특성상 1대 1의 상황보다는 다수와 마주치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속전속결로 최대한 빨리 몬스터를 쓰러뜨리지 않고서는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가끔가다가 제 옆으로 광역 스킬을 이용해 빗자루로 쓸고 다니듯 몬스터를 청소하시는 분들이 지나갈 땐
갑자기 서러워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전투비숍은 로망이죠. 로망.. ^^




Q. 끝으로 전투비숍을 지향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바이올린 :
전투비숍은 복사 계열에 확실한 스킬 트리와 화끈한 전투를 자랑하는 직업입니다.
혼자서 모든 버프를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것과 몬스터 사냥을 나설 때면 엄청난 공격 속도로
스트레스도 날려버리죠.

무엇보다도 지나가는 이들의 놀라움과 동정(?)의 시선을 사로잡는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네요.



[ 전투비숍의 장점은 공격 속도가 193이나 된다는 것,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리자! ]



인터뷰를 진행해본 결과, 그가 가진 전투비숍에 관한 자부심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발군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 직업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올린 님은 전투비숍이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직업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이유는 솔로잉에 특화되어있는 만큼 130레벨 대에 들어서면 다른 직업에 비해 레벨업 속도도 더딘편이고,
파티플레이를 하고 싶어도 지인이 아닌 이상은 끼워주지도 않는다고 한다.


즉, 전투비숍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마음 단단히 먹은 상태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투비숍을 육성하는 유저들의 대다수는 같은 마음일 것이다.


오로지 효율만을 생각하면서 한 방향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 라그나로크의 육성법.
다수의 의견을 그대로 따라하며 레벨업과 아이템 경쟁에 지쳐가고 있진 않은지?


한 번쯤은 이렇게 순수하게 즐기기 위한 캐릭터를 찾아
나만의 방식으로 육성하면서 여유로움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Inven Rhine
(Rhine@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