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의 첫 리그오브레전드 최강 팀을 가리는 판도라TV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윈터 2013-2014 결승전이 25일 오후 5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다. 다양한 관전 포인트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승'이라는 영광스러운 단어에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존재한다.


이번 결승전에서는 누가 우승하든 롤 챔스 최초의 2회 우승 팀이 탄생한다.

삼성 갤럭시 오존은 지난 2013 올림푸스 챔피언스 스프링 2013에서 CJ 블레이즈를 격파하고 첫 우승을 차지하며 강팀의 반열에 올랐다. 올림푸스 챔피언스 윈터 2012-2013에서 8강의 성적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낸 이들은 첫 우승 이후 다음 시즌인 핫식스 롤챔스 썸머 2013에서 3위를 차지한 덕분에 201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3(이하 롤드컵)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등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롤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세계 무대를 밟아보았다는 것 자체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

SK텔레콤 T1 K는 명실상부 전세계 최강 팀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13 롤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들은 지난 핫식스 롤챔스 썸머 2013에서 KT 불리츠를 3:2로 격파하며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많은 이들이 SK텔레콤 T1 K의 2회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을 정도로 현재 이들이 보유한 전력은 막강하다.

지금까지 롤 챔스에서 탄생한 우승 팀은 다섯 팀이다. 2012 스프링 CJ 블레이즈, 2012 섬머 CJ 프로스트, 2013 윈터 나진 소드, 2013 스프링 삼성 갤럭시 오존, 2013 썸머 SK텔레콤 T1 K이 영광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2회 우승팀이 탄생하지 못했다. 2013 윈터에서 CJ 프로스트, 2013 스프링에서 CJ 블레이즈가 2회 우승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우승한 모든 팀이 굵직한 팀이지만, 단 한번도 2회 우승을 거머쥔 적은 없다.

프로들에게 '타이틀'은 욕심이 날 수 밖에 없는 명예다. 최초의 2회 우승 팀이라는 타이틀은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가 계속되는 동안 꾸준히 거론될 것이다. 스타1의 황제 임요환이 지난 2001년에 이룩한 최초 2회 우승이 약 4년 만에 이윤열에 의해, 최초 2연속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이제동에 의해 깨질 때까지 약 8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SK텔레콤 T1 K와 삼성 갤럭시 오존의 2회 우승 타이틀 경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또 하나의 우승 이야깃거리는 SK텔레콤 T1 K가 달성할 수 있는 '전승 우승'이다.

▲ 섬머 시즌 결승 3승을 포함해 롤챔스에서 15세트 연승중인 SKT T1 K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우승을 차지한다는 것은 프로게임계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다. 99년부터 시작된 한국 e스포츠 역사상 전승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것은 스타크래프트2의 '대마왕' 임재덕, 워크래프트3 장재호 정도다. 단기 대회인 국제 대회 WCG에서 CJ 블레이즈가 전승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지만 3개월 가까이 진행되는 정규 리그에서의 전승 우승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올 시즌 SK텔레콤 T1 K가 보여주고 있는 기세라면 전승 우승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무리는 아니다. 이들은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13년 썸머 시즌 때와 비교했을 때 단 한 명의 전력 교체도 없었다. 오히려 그 때보다 지금의 개인 기량과 팀 호흡이 더 뛰어 나다는 평가다. 한 때 '페이커' 이상혁의 원맨 팀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지금은 단 하나의 구멍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선수들이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롤챔스 결승전에서는 의외로 3:0 스코어가 자주 나왔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지금까지 다섯 번의 롤 챔스 결승전을 하는 동안 무려 3번이나 3:0 승부(2012 스프링 CJ 블레이즈 3:0 CJ 프로스트, 2012~2013 윈터 나진 소드 3:0 CJ 프로스트, 2013 스프링 삼성 갤럭시 오존 3:0 CJ 블레이즈)가 나왔다. 첫 세트를 잡는 팀이 기세를 잡고 밴픽에서 우위를 점한 뒤 단숨에 승부를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 전부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행되는 밴픽의 전쟁이 본 게임에서도 큰 영향력을 보인다는 것.

SKT T1 K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강팀이다. 워낙 입지가 크기에, 지난 우승팀인 삼성 오존이 도전팀이 되어버린 듯한 모양새이지만, 모든 경기가 그렇듯 결과는 알 수 없는 법. 삼성 오존이 '무언가 큰 한방'을 보여줄 수 있을까? 혹은 SKT T1 K가 위엄을 보이며 경기를 지배할 것일까. 그 결과는 토요일, 결승전 무대에서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