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MSI의 열기는 사그라들었고 새로운 시즌은 시작하지 않았다. LoL 리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이때, 넓어진 롤챔스의 등용문을 통과하고자 2개의 프로 팀과 4개의 아마추어 팀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치렀다.

15, 16일 양일간 치러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승강전을 통해 롱주 IM과 삼성 갤럭시가 잔류에 성공했다. 그리고 아나키와 프라임은 각각 위너스, 제닉스를 제압하고 새로운 롤챔스 리거로 합류했다. 모든 경기가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다. 롱주 IM과 삼성 갤럭시는 프로 게임단과 아마추어 팀과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선수와 팀의 운명을 건 진짜배기 승부는 네 아마추어 팀들간의 경기에 있었다.

눈에 띄게 치열했던 건 롤챔스 리그를 경험했던 제닉스와 프라임의 경기였다. 리그에 탈락한 이후, 토너먼트 제도에서 풀 리그 제도로 경기 방식이 바뀌며 앞으로 다시 롤챔스에 합류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두 팀은 롤챔스 진출을 바라보며 준비했고 합류와 탈락이 확정됐을 때 두 팀은 기쁨과 슬픔의 눈물을 공유했다.

섬머 시즌의 시작과 함께 리그에 참여하는 팀의 수를 여덟 팀에서 열 팀으로 늘리자 이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먼저 아마추어 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이들의 합류는 리그 경기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함께했다. 그리고 어느 의견이 옳은 것인지는 아직 판가름나지 않았다.

▲ 승강전을 통과하고 롤챔스 시드권을 획득한 프라임

하지만 제닉스와 프라임의 경기를 통해 당락이 확정된 후, 선수들을 통해 비친 절실함은 롤챔스 등용문의 확대가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암시해주는 좋은 예시라고 생각한다. 롤챔스에 합류한 프라임은 승강전을 통해 얻은 소중한 기회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쉽게 기회를 놓친 제닉스도 프라임이 선전하기를 바랄 것이다.

반면, 승강전을 통하지 않고도 시드권을 구매해 리그에 참여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중국 2부 리그로 강등되었던 로얄클럽은 LPL로 승격한 VG.P의 시드권을 사들여 팀 이름을 Royal Club Never Give up으로 바꾸고 LPL 리그에 잔류를 선언했다. 리그에 참여할 기회를 돈을 주고 구입한 것이다.

중국 LoL 리그에서 시드권을 사고 파는 행위는 합법이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들은 시드권 판매가 이어질 경우 선수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가볍게 여길 수 있다는 점, 승강전 경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 리그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걱정한다. 만약 한국도 시드권을 사고팔 수 있었다면, 제닉스와 프라임의 승강전 경기는 그렇게 감동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것을 사고팔 수 있는 '시장 만능주의 시대'. 학습의 장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된 상아탑과 건물을 크게 짓는 것에 혈안이 되어 교리를 잃어버린 종교처럼 시장 논리가 유일한 척도가 되면 본래의 가치는 크게 훼손되기 마련이다. 대규모의 투자를 통해 세계 최고의 리그로 거듭나고 있는 중국이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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