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리그오브레전드 한국 서버에 128번째 챔피언, 일라오이가 공개되었다. 나르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 탑 라이너이기에, 출시 전부터 많은 탑 라이너들이 관심을 보였다.

일라오이가 출시된 지 8일 정도 지난 지금. 소환사의 협곡에서의 일라오이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유저들이 평가하는 '문어발 누나' 일라오이의 장단점과 통계로 보는 현재 성적을 알아보자!

▲ 이 무서운 문어발 누나의 현재 위치는?!


■ 그녀의 장점: 변수와 통제가 만드는 막강 시너지!

많은 팬들은 일라오이를 '변수 덩어리'인 챔피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PBE 서버에 등장했을 당시 공개된 플레이 영상에서, 촉수가 보여주었던 예상외의 공격이 워낙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변수가 많은 챔피언임엔 틀림없다. 촉수의 생성, 촉수의 타격, 그리고 회복까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많큼, 이 부분은 변수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통제할 수는 없고 예상하기 힘든 요소는 분명 존재하지만, 일라오이는 전투 이전부터 치밀한 설계와 계획된 플레이가 중요한 챔피언이다.

핵심은 역시 '촉수 관리'에 있다. 일라오이의 패시브로 생성되는 이 촉수는, 소환할 위치를 자신이 지정할 수 없다. 촉수는 그저 쿨타임마다 일라오이와 가까운 벽면에 소환된다. 촉수의 대미지가 굉장히 강력한 만큼, 촉수가 많은 지역에서의 일라오이는 일대다의 전투도 가볍게 해낸다. 따라서 일라오이는 촉수가 많은 지역에서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촉수 쪽으로 상대를 유인하거나, 해당 지역에서 전투를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치밀한 작전이 필요한 셈이다.

▲ 촉수의 숫자=일라오이의 전투력 수치 (사진 캡쳐: 입롤의 신 일라오이 편)


촉수는 대미지뿐만 아니라 체력 회복 능력도 뛰어나다. Q스킬의 패시브를 통해, 적중시킨 상대 챔피언 숫자에 비례하여 잃은 체력의 5%를 회복한다. 여러 개의 촉수로 다수의 상대 챔피언을 맞추기만 한다면, 그 회복량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이것 역시 촉수를 사용하는 만큼, 자신의 체력이 얼마만큼 회복될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이 통제와 예측이 힘든 것들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하나 있다. 궁극기를 사용하면 촉수를 바로 소환된다. 게다가 촉수로 상대를 타격할 수 있는 W스킬의 쿨타임이 크게 감소하기에, 연속적으로 촉수 타격을 유도할 수도 있다. 통제 불가능이라는 촉수를 통제할 수 있게 하는 이 궁극기는 촉수와, 일라오이가 가진 단점을 보완한다.

▲ OP인 촉수를, 바로 뽑아내어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궁극기


다양한 변수. 예측불가능한 요소. 그리고 궁극기를 활용한 통제까지. 일라오이는 상대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챔피언이다. 일반적인 챔피언들에게 통용되는 현재 체력과 아이템 보유 단계로 보는 킬각이, 일라오이에게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일라오이를 잘 다루는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점을 잘 활용하여 상대에게 심리전을 거는 플레이를 펼치기도 한다.

덧붙여, '영혼그랩'이라 불리는 유용한 스킬과, 우월한 챔피언 스탯. 그리고 촉수를 제외하고도 엄청난 대미지를 뽑을 수 있는 W스킬까지. 준비된 상황에서의 전투 만큼은 예전 다리우스 못지 않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이러한 이유를 바탕으로, 일라오이를 좋은 챔피언이라고 평가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다.

▲ '감수' 노영진의 견적을 낼 수 없는 일라오이 플레이! (영상 출처: Youtube: 'BJ봉달')



■ 그녀의 단점: 뚜벅이+빈약한 CC기= 설명 끝

'OP 촉수'가 만들어내는 예측하기 힘든 변수. 그리고 그걸 통제하는 궁극기와 엄청난 스탯까지. 이 모든 걸 갖춘 일라오이는 과연 만능 챔피언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는 않다.

일라오이에겐 이 모든 장점을 반감시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챔피언 자체가 뚜벅이라는 점이다. 일라오이는 W스킬에 돌진 기능이 있기에 100% 뚜벅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스킬 자체의 이동 거리가 길지 않기에 뚜벅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예전에 비한다면 지금은 사정이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예로부터 뚜벅이는 눈물의 상징이었다. 특히, 상대 캐리들을 제압해야 하는 브루저가 뚜벅이라면, 그것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곤 한다.

▲ 촉수의 숫자=일라오이의 전투력 수치


하지만 뚜벅이라는 아픔을 딛고 성공한 챔피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리우스처럼 준수한 CC기와 강력한 유지력을 갖추고 있거나, 예전 모데카이저나 갱플랭크처럼 말도 안 되는 딜링 능력과 성장 포텐셜을 가지고 있는 챔피언은 롤드컵 단골 손님이 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렇다면 일라오이도 여기에 속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른다. 일라오이는 분명 다리우스와 제법 닮았다. 체력 회복 능력을 활용한 엄청난 전투유지력이나 일대다의 전투에 능한 점과 같은 부분들이 말이다. 하지만 일라오이는 다리우스는 다른 점이 존재한다. 다리우스는 아무 제약없이 스킬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일라오이는 촉수를 사용하기에 스킬 사용에 제약이 따른다는 것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선 다리우스보다 더 강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점은 분명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 닮은 꼴인 두 사람. 하지만 일라오이에겐 '촉수'라는 조건이 필요하다.


일라오이의 힘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촉수에도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원거리 견제형 챔피언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다. 원거리에서 지속적으로 촉수를 파괴하고, 일라오이를 견제한다면 일라오이 입장에서는 라인전을 불리하게 풀어갈 수밖에 없다. 견제가 약한 근거리 뚜벅이들이 가진 공통된 문제점이 일라오이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또한, 촉수가 원치 않은 지점에 나오는 것도 문제점의 하나로 작용한다. 매복 중에 갑자기 촉수가 상대방 시야 안에 생성된다면, 상대는 일라오이의 위치를 금방 눈치챌 수 있다. 또한, 촉수는 사용하지 않을 때 비활성화 모드가 되어 작아지는데, 이것 역시 단점으로 작용한다. 근처 촉수가 작아졌다면? 일라오이가 자리를 비운 것이다. 이러한 점은 상대에게 주면 안될 정보들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촉수 자체의 기본 공격 속도도 그렇게 빠르지 않다. 조건을 갖췄더라도 상대가 피할 수 있기에, 반드시 대미지가 들어갈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 촉수는 적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게다가 일라오이는 CC기가 빈약한 챔피언이다. '영혼그랩'을 갖고 있긴 하지만, 스킬 레벨이 낮은 초반 단계에는 그리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영혼을 파괴하거나 상대가 도망칠 때 발동되는 둔화 역시, 발동시키기도 힘들고 즉발성 CC기도 아니다. 따라서 CC기를 활용하여 상대를 순간적으로 무력화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이 점은 일라오이가 뚜벅이고, 기동성이 좋지 않다는 것과 맞물려, 안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상대에게 붙어서 대미지를 넣을 수 있다면야 정말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런 상황을 좀처럼 자주 찾아오진 않는다.


■ 그렇다면 그녀의 현재 위치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일라오이. 그렇다면 일라오이는 소환사의 협곡에서 어떤 성적을 올리고 있을까? 일라오이 출시 후, 약 8일이 지난 지금. 그녀는 최하위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좋지 못한 승률을 올리고 있다. 일라오이 보다 승률이 나쁜 챔피언은 '누누' 하나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의 솔로 랭크 승률을 비롯한 픽/밴 통계에 큰의미가 있다고 보긴 힘들다. 정말 심각한 수준의 OP 챔피언이 아닌 한(브라움과 같은...), 출시 직후의 성적은 좋지 못한 것이 보통이다. 플레이어들의 연구와 라이엇의 챔피언 조정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팬들은 일라오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다. 강력한 전투능력을 갖고 있어 태생부터 OP 챔피언이라는 의견과, 능동적이지 못한 챔피언이기에 그렇게 좋진 않는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는 상태다. 과연 완성된 일라오이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아직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다.

▲ 현재 승률은 큰의미 없는 상태. 과연 일라오이는 어디쯤에 자리잡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