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사의 협곡에 수많은 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상대 챔피언의 강력한 원거리 포격에 다가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얻어맞고 있다. 가까스로 상대를 쫓아가면 '휙'하고 사라져버린다. 요즘 프로 경기에서 사랑받는 이즈리얼, 코르키, 칼리스타, 루시안, 그레이브즈, 니달리 모두 뛰어난 원거리 공격과 도주기로 자신은 공격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 없는 법. ‘누군가 이들의 얄미운 딜 교환을 저지해줬으면’하는 바람이다.

이런 시기에 자신을 '영웅이 아니라고 말하는 요들' 뽀삐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얄밉게 도주하는 녀석들을 벽으로 끌고 가 망치로 혼내줄 뽀삐에 대해 알아보자.





■ 원거리 딜러 메타의 대항마? 물리면 빠져나올 수 없는 뽀삐 지옥



상대 원거리 딜러 한 명, 한 명의 딜이 매섭다. '폭죽'처럼 터지는 '천둥 군주의 호령'에 '죽음 불꽃 손길'의 지속 딜까지 몇 번 맞았다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아프다. 상대 핵심 딜러 한 명만이라도 교전에서 활약하지 못하게 한다면 전세를 역전할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뽀삐는 상대 딜러를 봉쇄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먼저, '용감한 돌진'으로 상대 딜러에게 순식간에 접근할 수 있다. 게다가, 상대를 벽으로 밀치면 기절 효과로 확실히 묶어둘 수 있다. ‘점멸’과 지형을 잘 활용한다면 최고의 CC기로도 손색이 없다.

접근한 뒤에는 상대의 이동 속도를 감소시켜 도망칠 의지를 꺾어놓는다. 핵심 아이템 중 하나인 ‘얼어붙은 건틀릿’과 망치 강타(Q)로 지독한 감속 지대를 끊임없이 생성한다. 생존기가 없는 챔피언들은 이 구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얼어붙은 건틀릿-태양 불꽃 망토의 냉탕과 열탕 속에서 정신없이 맞아야 한다.

▲ 뽀삐 앞에선 피오라도 ‘뚜벅이’? (SKT vs 스베누)

도주 기술이 있어도 뽀삐에게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뽀삐가 굳건한 태세(W)를 활성화하면 원안에서 도주기가 취소되고 오히려 피해를 입는다. 뽀삐를 선택한 SKT T1의 ‘듀크’ 이호성은 1:1 교전 상황에서 침착하게 굳건한 태세를 활용해 상대 피오라의 도주기를 수차례 끊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피오라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뽀삐의 감속 지대와 굳건한 태세 속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했다.

궁극기인 수호자의 심판(R) 역시 뛰어난 CC기다. 짧게 망치를 휘두르면 원하는 상대 챔피언들을 잠시 그 자리에 묶어둘 수 있다. 그동안 우리 팀은 원하는 포지션을 잡을 수 있고, 뽀삐 역시 기술과 아이템의 재사용 대기 시간을 벌 수 있다. 긴 시간 동안 머리 위에서 망치를 돌렸다면, 상대를 시작 지점 방향으로 멀리 보내버린다. 상대 챔피언 다수를 날려버릴 수 있어서 원하는 타이밍에 수적으로 유리한 싸움이 가능하다. 아무리 강력한 딜러도 전장을 이탈한 아군을 뒤로하고 교전을 열긴 힘들다.

▲ "저리 가요!" (삼성 vs 롱주)




■ 무거운 망치…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균형잡힌 딜탱 뽀삐



이제는 탱커들도 홀로 딜러 한 명쯤은 제압할 만한 딜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딜러 아이템을 가기에는 탱커의 본분을 잊어버린 것 같다. 탱커들이 고민에 빠졌을 때, 뽀삐는 체력만 높아도 이런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뽀삐는 주 특성인 ‘착취의 손아귀’로 자신의 체력 3%만큼 상대 체력에서 훔치는 딜 교환을 할 수 있다. 감속 효과와 돌진기,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패시브까지 갖고 있는 뽀삐는 끊임없이 ‘착취의 손아귀’를 활성화할 수 있다. 패시브 강철의 외교관은 뽀삐에게 5초 동안 최대 체력의 15%만큼 보호막을 선물해준다. 방패로 킬을 기록하거나 떨어진 방패를 줍는다면 최대 체력의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된다.

강철의 외교관은 근접 탱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패시브다. 교전에 앞서 먼저 보호막을 얻고 시작할 수 있고, 마지막 한 방이 부족할 때 패시브가 차면 원거리 딜이 가능하다. 라인전에서는 상대의 거센 압박에 근접 챔피언이 CS를 먹기 힘들지만, 방패로 ‘미니언 막타’와 보호막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

게다가 뽀삐는 탑 라이너 탱커들과의 대결에서도 강력하다. 망치 강타가 최대 체력의 6%에 해당하는 물리 피해를 추가로 입혀 라인전과 교전에서 이득을 챙길 수 있다.



■ 뽀삐와 함께라면? 세계 무대서 독창적인 조합 꺼내든 한국인


▲ 벽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마타-루퍼 환상 연계

새롭게 리메이크된 뽀삐를 활용한 독창적인 조합이 세계 무대에서 등장하고 있다. 중국 로얄 클럽에서 활약 중인 ‘마타-루퍼’는 시즌 초반부터 트런들과 뽀삐로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조건부 CC기인 용감한 돌진(E)은 벽이 있어야 상대를 기절시킬 수 있다. 벽이 없다면 세우면 되는 법! ‘마타’ 조세형이 트런들로 상대의 퇴로에 얼음 기둥을 세우면 의외의 타이밍에 용감한 돌진을 맞게 됐다. 바로 뒤에 벽이 생겨버린 피오라는 응수(W)로 반격할 여유조차 없이 트런들의 벽에 부딪혔다.

▲ '갱맘' 폭탄을 몸에 두른 '임팩트' 뽀삐(TSM vs NRG)

북미 무대에서도 새로운 조합이 등장했다. NRG의 ‘갱맘-임팩트’는 질리언의 시한 폭탄(Q)을 몸에 두른 뽀삐를 선보였다. 상대가 질리언의 시한 폭탄을 잘 맞아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폭탄을 두른 뽀삐가 상대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으면 된다. ‘갱맘’ 이창석의 질리언이 ‘임팩트’ 정언영의 뽀삐에 폭탄을 설치해 파고든다. 용감한 돌진에 잠시라도 주춤하는 순간 질리언의 폭탄까지 같이 맞아야 한다. 폭탄을 두르고 달려오는 뽀삐의 위압감은 일반 뽀삐의 두 배 이상이다. 질리언의 이동 속도 버프와 궁극기 지원까지 받으며 돌진하는 뽀삐는 두려울 게 없어 보였다.

뽀삐는 리메이크된 후 첫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아직도 새롭게 활용될 여지가 많으며 트런들과 노틸러스, 갱플랭크 등 새로운 카운터 픽 후보가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챔피언이기에 앞으로 어떤 조합으로 등장할지 모를 챔피언이다. 한 번 딜러를 물면 절대 놓아주지 않는 뽀삐. 귀여운 외모 속에 독한 근성을 가진 그녀의 행보를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