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숨가쁘게 달려왔던 2016 롤챔스 스프링 정규 시즌의 모든 일정이 종료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다툼이 펼쳐졌던 터라 마지막까지 어떤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지 예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한 경기, 아니 한 세트로 진출이 갈리는 상황이 계속해서 펼쳐졌고, 그랬기에 굉장히 흥미로운 시즌이었다.

예상치 못한 반전과 함께 희비가 교차했던 스프링 시즌. 인벤팀에서는 정규 리그 종료를 맞이하여, 치열했던 스프링 시즌을 팀 별로 결산하여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그 여덟 번째 주인공은 kt 롤스터(이하 kt)이다.


▲ '하차니' 하승찬 선수의 복귀와 '플라이' 송용준 영입으로 kt 로스터 확정



■ 주요 선수들의 대거 이탈, kt도 리빌딩

kt는 2015년 11월 30일 부로 계약이 만료된 kt의 미드라이너인 ‘나그네’ 김상문, 서포터 ‘피카부’ 이종범을 비롯한 총 5명의 선수와 연장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포터와 미드라이너의 공백이 생긴 kt가 어떤 선수를 영입해 로스터를 완성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중 피카부 선수의 계약 만료 사실은 kt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피카부 선수의 영입 이후 2015년 kt는 2015 롤챔스 섬머 시즌 준우승과 롤드컵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그만큼 피카부 선수의 공백이 크게 다가왔다.

사실상 리빌딩을 해야 하는 kt의 로스터에 많은 관심이 쏠릴 때, 먼저 '플라이' 송용준과 '이그나' 이동근의 영입을 확정 지었다. 이후 '하차니' 하승찬이 kt로 복귀하며 로스터가 완성되었다. 하차니는 2014년 롤챔스 섬머 시즌 kt의 서포터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여론은 피카부를 대신할 서포터는 없다고 이야기했지만, 충분히 기대할만한 조합으로 팀을 결성했다.


▲ 여름의 강자 kt를 만들어낸 주역 하차니, 이번 스프링 시즌은?



■ 정규 시즌 시작, 기분 좋은 출발하는 kt

롤챔스 스프링 시즌 1일 차 2경기에서 kt는 새로 창단한 팀인 아프리카 프릭스와 첫 경기를 치렀다. 2:0의 완승을 한 kt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새로 영입한 미드라이너 플라이는 기존에 잘 다루던 럭스를 활용한 플레이로, 장인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완벽한 챔피언 이해도를 보여주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또한, '하차니'와 '애로우' 노동현의 시너지 또한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 하차니의 안정적인 서포팅을 기반으로 애로우는 안정적인 성장을 했고, 성장을 기반으로 한 활약으로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하차니와 애로우의 콤비 플레이는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며, 안정적인 바텀 형성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하차니와 완벽한 합을 보여주며,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애로우



스프링 시즌 돌입 후 kt의 운영은 더욱 견고해졌다. 상대적으로 약팀의 평가를 받는 팀들이었지만, 아프리카 프릭스와 스베누 소닉붐을 세트 손실 없이 제압했다. 또한, 정글러로써 고평가 받는 '스코어' 고동빈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스베누 소닉붐과의 경기에서 스코어는 별명인 '스고수' 다운 면모를 뽐내며 협곡을 휘저었다. 스코어가 움직이는 정글 동선에는 낭비가 없었으며, 유효 갱킹의 수도 압도적이었다. 운영의 핵심인 오브젝트 컨트롤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모습이 kt 운영에 안정감을 심어주었다.


▲ kt 플라이 선수의 럭스, 불리한 상황에서의 슈퍼플레이!



■ 통신사 더비, kt의 영원한 라이벌 SKT T1

이스포츠의 역사에서 kt와 SKT T1(이하 SKT)의 통신사 더비를 빼놓을 수 없다. 두 팀 간의 라이벌 구도는 스타크래프트 1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다. 영원한 앙숙 관계로 항상 치고받는 싸움을 진행 중인 두 통신사, kt와 SKT. 하지만 유독 LoL에서는 kt보다 SKT가 강세를 보였다.

2014년 롤챔스 섬머의 우승을 거머쥔 kt는 여름의 강자, 섬머 우승컷 등 여러 가지 별명을 탄생시켰으며, 돌아온 섬머 시즌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많은 기대감을 선사했다. 하지만 2015년 롤챔스 섬머 시즌 kt는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 하게 된다. kt의 우승을 저지한 팀은 바로 SKT였다.


▲ 2015 롤챔스 섬머 결승전, 양 팀 선수들의 출사표.



kt와 SKT의 통신사 더비 경기만으로도 주목을 받는 데, 결승전에서 만나 팬들의 환호가 더욱 뜨거웠다. 만날 때마다 재미있는 경기와 많은 명장면을 제조한 두 팀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가장 유명한 명장면인 '류' 류상욱 선수와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제드 vs 제드 일기토는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불후의 명장면이다.

2015년 롤챔스 섬머 역시 마찬가지였다. 페이커는 나그네를 상대로 엄청난 피지컬을 자랑하며, 다시 한 번 명장면을 찍어냈다. 결과는 3:0으로 SKT에 패배하며 kt는 2015년 롤챔스 섬머의 준우승 기록만을 남기게 된다. 유독 SKT와의 경기에서 패배하며, 아쉬움을 남기던 kt는 이번 2016 스프링 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 카시오페아의 궁극기를, 순간적인 반응속도로 회피하는 페이커



2016 롤챔스 스프링에서 다시 한 번 SKT와 맞대결을 펼치게 된 kt, 영원한 앙숙 관계를 끊기 위해 복수의 칼을 갈았을 것이다. 막상막하의 경기력으로 SKT를 저지하던 kt는 '단단함'에서 무릎을 꿇었다. 쉽게 기울지 않던 게임은 기울기 시작하니 겉잡을 수 없이 기울었다. 한 번 기세를 빼앗긴 kt는 다시 SKT에게 패배했다.

비록 SKT에게 패배했지만, kt의 경기력은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 입증했다. 1라운드를 6승 3패 득실 +6의 성적으로 2위에 안착했다. 1라운드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한 kt의 2라운드 행보에 관심이 쏟아졌다.


▲ 1라운드를 2위로 마무리한 kt 롤스터 선수들



■ 이어지는 2라운드 kt의 행보는?

이어지는 경기에서 kt의 경기력은 변함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스코어는 스고수의 별명답게 정글러로써의 훌륭한 플레이를 통해 팀을 리드했고, 애로우와 하차니는 좋은 합을 보여주며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썸데이' 김찬호와 플라이 또한 개인 기량을 뽐내며 좋은 경기력을 선사했다.

2라운드에 등장하기 시작한 그라가스 정글은 '술통 그 자체' 그라가스를 능숙히 다루는 스코어가 물 만난 고기처럼 연이은 슈퍼플레이를 선사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후 스코어는 술코어라는 별명으로 술통의 지배자가 되었다. 캐리 형 정글 메타에 맞는 그레이브즈나 니달리도 능숙하게 다루었지만, 엘리스와 그라가스 등의 다른 정글러도 능숙히 다루며 팀에 확실한 기여를 했다.


▲ 스코어의 그라가스, 완벽한 CC 연계를 통한 유효 갱킹!



플라이도 2라운드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플라이는 락스 타이거즈의 '쿠로' 이서행을 상대로 독특한 픽을 선택했다. 말자하를 사용하며 최강의 자리에 앉아있던 락스 타이거즈를 잡아내는 데 성공한다. 완벽한 경기력으로 락스 타이거즈를 2:1로 제압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플라이는 넓은 챔프 폭을 자랑했지만, 질리언 등의 숙련도가 필요한 챔피언을 능숙히 다루며 활약했다. 포스트 시즌 진출권의 행방을 앞둔 CJ Entus와의 경기에서 플라이는 질리언으로 놀라운 활약을하며, 경기에서 승리했다. kt는 CJ Entus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두며, 포스트 시즌 진출 확정과 2위를 탈환했다.


▲ 플라이의 질리언 Q는 타게팅 스킬? Q 스킬인 '시한 폭탄'은 원래 논타겟 스킬이다.



■ 시즌 끝에서 다시 만난 앙숙, SKT와의 인연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것인가?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kt는 정규 시즌 2경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그중 가장 기대되는 무대는 역시, 1라운드에 이어 다시 찾아온 SKT와의 통신사 더비 무대였다. 복수의 칼을 더 매섭게 갈았을 kt와 기세가 오르고 있던 SKT와의 경기는 시작 전부터 치열한 경기를 예상할 수 있었다.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며 낮은 성적을 기록했던 SKT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기세를 되찾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kt는 1라운드 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경기력에 기복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SKT가 부진해도 kt만 만나면 강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 엄청난 한타 집중력을 보여주는 양팀, 하지만 승부의 강한 집념으로 kt의 승리



통신사 더비, kt 선수의 한타 집중력에서 승리를 향한 염원이 느껴 졌다. 깊게 몰입한 한타에서 아슬아슬한 차이로, kt 선수 모두 생존하며 넥서스까지 진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SKT 상대로 리그에서 처음으로 거둔 승리였다. 통신사 더비를 승리로 장식한 kt는 이어진 콩두 몬스터와의 경기도 승리로 장식하며, 정규 시즌 2위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SKT 상대로 첫 승리라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kt 선수의 기량은 폭발했고, 경기력 역시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통신사 더비에서 보여준 kt의 저력은 포스트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데 충분했다. 또한 kt는 이번 승리를 계기로 영원할 것 같던 앙숙 관계의 종지부를 찍고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세오른 SKT가 복수를 위해 총기 손질에 들어갔다. 계속 발전중인 경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진에어를 압승하며 kt의 목을 죄였다. 서로 주고 받는 복수 혈전 속에 포텐셜이 폭발한 SKT, 결국 kt는 SKT에게 3:0으로 완파 당하며, 결승 진출의 꿈을 접어야했다.

아쉬운 결과였다. 결과적으로 패배했지만, 이번의 경기만으로 섯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이번 스프링 시즌과 포스트 시즌에서 우리는 kt의 미래를 알 수 있는 근거를 얻게 되었다. 시즌 2위라는 높은 성적과 팀원들의 좋은 경기력, 개인기량이 뛰어났던 선수들의 활약상을 엿볼 수 있었고, 그동안 끊어내지 못했던 SKT와의 악연도 이번 시즌에서 완승을 통해 끊어내기도 했다. 이만큼 kt의 다음 시즌을 기대할만한 근거는 충분하다.

돌아오는 섬머 시즌에 kt는 '여름의 강자'다운 면모를 뽐낼 수 있도록 끊임없는 연습을 마치고 돌아올 것이다. 이미 져버린 '가을의 전설'을 뒤로한 채 새롭게 '여름의 전설'이라는 타이틀을 받을 수 있는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 다음 시즌인 섬머, kt는 다시 한 번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 2016 롤챔스 스프링 'kt 롤스터'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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