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화된 밴픽에 신선함을 더하는 MVP와 kt 롤스터.

빈틈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롤챔스. 밴픽부터 플레이까지 작은 실수 하나만 보이더라도 큰 격차로 이어지는 살벌한 무대다. 모험적인 픽을 꺼내 패배했을 때 감당해야 하는 무게 역시 만만치 않다. 과거부터 탑 쉬바나-레넥톤, 미드 아지르-빅토르가 '또바나-또지르'로 불리며 획일화된 밴픽 구도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2017 롤챔스의 흐름이 범상치 않다. '정석'이라는 이름 하에 비슷한 밴픽이 등장할 때, MVP와 kt 롤스터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카드를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MVP는 미드 카시오페아-오리아나-라이즈-코르키 구도에 제드를, kt 롤스터는 한동안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아지르로 확실한 승리를 거뒀다.

자이라-말자하-미스 포츈 중심의 서포터 사이에서 질리언-벨코즈가 웬 말인가. MVP는 진에어 그린윙스와 12일 대결에서 불안한 제드 픽에 질리언까지 안정성을 더 했다. 반대로 벨코즈는 CC 연계와 폭발적인 화력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다양한 서포터 역할을 소화해냈다.

두 팀이 이런 챔피언을 꺼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kt 롤스터의 아지르는 아프리카 프릭스전에서 한 세트를 내주며 여전히 불안한 픽처럼 보였다. 삼성 갤럭시 전 당시 롤챔스 1승 4패를 기록 중이던 직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드는 팀 게임과 탈진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자리잡혔다. 하지만 kt 롤스터와 MVP는 모든 이들이 사로잡힌 편견에 허를 찔렀다. 위험부담이 있음에도 약점을 보완하는 조합을 꾸려 자신들의 노력을 증명한 것.

두 팀의 경기는 픽만으로 많은 이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어떤 새로운 픽으로 놀라게 할지 많은 이들을 궁금하게 만든다. 최근 2연승을 기록한 MVP는 기세를 이어 kt 롤스터를 꺾을 만한 최고의 비장의 카드로. kt 롤스터는 1위 자리를 견고히 하기 위한 완벽한 조합으로 맞대응할 것이다. MVP와 kt 롤스터의 경기에서 다시 한번 신바람나는 밴픽 대결이 벌어질지 확인해보자.


■ 2017 롤챔스 스프링 1라운드 16회차 경기 일정

1경기 MVP vs kt 롤스터 (오후 5시) - 강남 넥슨 아레나
2경기 롱주 게이밍 vs SKT T1 (오후 8시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