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아직 다 풀리지 않았지만 SKT T1(이하 SKT)에게 이번 봄은 무척이나 따뜻했다. 새롭게 팀에 합류한 '피넛' 한왕호와 '후니' 허승훈은 자신들의 입단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냈고, 롤챔스에 처음 발을 디딘 '프로핏' 김준형도 여느 최상위권 탑솔러 못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팀의 구멍으로 놀림 받던 '블랭크' 강선구는 '벵기' 배성웅 못지 않은 최고의 정글러로 성장했으며, 팀의 캐리 라인인 '페이커' 이상혁과 '뱅' 배준식, 그리고 든든한 서포터 '울프' 이재완은 여전히 잘했다.

시즌 후반, 여러 팀들이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벌일 때 단 두 번의 패배만을 기록한 SKT는 굳건히 1위 자리를 지켰다. 정규 시즌에서는 다소 흔들리다가 포스트 시즌에 들어서면서 기량이 폭발하는 모습을 보였던 이전보다 전력이 훨씬 더 강력해졌다는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성적이다. 특히, 막강한 라이벌로 꼽혔던 kt 롤스터(이하 kt)와의 2연전에서 명승부 끝에 모두 승리함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세체팀은 우리다'라는 인식을 강하게 각인시켰다.

올 시즌 SKT의 무기는 말도 안되는 교전 능력이었다. 팀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유독 전투만 열리면 선수 개개인이 엄청난 피지컬을 뽐내며 승리를 거뒀다. 라인전이나 운영 면에서는 언제나 굉장히 잘 해왔기 때문에 이 세 조건이 합쳐지면서 SKT는 약점이 거의 없는 팀이 돼버렸다. 특히 절정에 오른 '뱅' 배준식의 이즈리얼 플레이는 위기 상황에서 숱한 명장면과 함께 역전승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제 SKT에게 남은 정규 시즌 경기는 MVP전 단 한 경기다. 객관적인 경기력으로 보나, 기세로 보나, 역대 전적을 보나, SKT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T는 지금까지 MVP를 만난 8번의 세트에서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천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수치다. 더군다나 MVP는 최근 두 경기 ROX 타이거즈전과 삼성 갤럭시전에서 내리 패하며 3연패의 위기에 놓인 상태다. 때문에 SKT의 입장에서 이번 매치는 스프링 정규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다만, 방심하기엔 MVP가 지닌 변수가 크다. 떠오르는 서포터 '맥스' 정종빈을 중심으로 한 MVP의 변수 메이킹 능력은 kt 롤스터를 두 차례나 무너뜨렸고, 비욘드' 김규석의 날카로운 강타는 여러 팀들을 울상 짓게 만들기도 했다. 과연 SKT가 큰 이변 없이 깔끔한 승리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 할 수 있을지, 그 결과는 1일 상암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스프링 스플릿 44일 차 경기서 확인할 수 있다.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44일 차 일정

1경기 ROX 타이거즈 vs 삼성 갤럭시 - 오후 5시 (상암 e스타디움)
2경기 MVP vs SKT T1 -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