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대결과 경쟁 끝에 포스트 시즌 진출자가 가려진 이번 스프링 스플릿. 인벤팀에서는 정규 리그 종료를 맞이하여, 유저들이 흥미롭게 지켜보았던 스프링 스플릿을 팀별로 결산하여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여섯 번째 주인공은 아프리카 프릭스(이하 아프리카)다.
■ 증명해야할 것만 한가득! 완전히 새로워진 아프리카 프릭스 출격!
2016년의 아프리카는 팬들에게 가장 친숙한 팀 중 하나였다. 팀 주축 선수들이 개인 방송을 통해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었다. 팀 컬러 역시 좋은 의미에서 '솔로 랭크'같았다. 그들은 운영보다는 한타를 통해 변수를 창조했고, 이러한 화끈한 플레이는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하지만 2017년, 아프리카는 크게 변한다. 주축 멤버들 대부분이 이탈하여 완전히 새로운 팀이라 봐도 될 정도가 되었다. 탑 라인에는 중국 무대에서 돌아온 '마린' 장경환이, 미드는 전 락스 타이거즈 소속이었던 '쿠로' 이서행, 정글은 삼성 왕조의 주축이었던 '스피릿' 이다윤이 맡게 된다. 봇 듀오도 '크레이머' 하종훈 - '투신' 박종익이 새롭게 자리잡았다.
멤버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놓고 보자면, 분명 지난 시즌보다 무게감이 생겼다. 마린은 2015년, SKT를 세계 정상에 자리에 올려놓은 '롤드컵 MVP'다. 스피릿과 쿠로 역시 몇 안 되는 롤챔스 우승 트로피를 가진 선수다. 봇듀오도 이전 소속팀에서는, 설령 팀이 부진했을 때도 제 몫을 했었던 선수였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름값'만을 놓고 봤을 때다. 실질적으로 봤을 때, 이들이 얼마만큼 해줄지엔 의문부호가 따랐다. 마린은 직전 시즌 중국에서 뛰었으나, 팀 성적이 좋지 못해 '현지화'가 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들어왔다. 스피릿 역시 해외팀에서 분전했으나, 팀을 롤드컵까지 이끌지는 못했다. 쿠로도 플레이스타일 상 가장 돋보이는 것은 아니었기에, 다른 팀원들에게 업적이 묻히는 감이 있었다.
여기에, 신생 아프리카는 전 아프리카와도 경쟁해야했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아프리카는 많은 팬들이 사랑했던 팀이다. 성적이든, 플레이스타일이든, 어떠한 방식으로든 달라진 모습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야했다.
그렇게 아프리카는 '증명해야할 문제'들을 산더미처럼 안은 채, 봄의 결전지로 향했다.
■ '이 팀 대체 뭐지?!'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을 계승한 아프리카 프릭스!
아프리카의 첫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상대는 직전 시전 롤드컵 준우승을 차지한 삼성 갤럭시. 탄탄한 전력을 보유한 강팀이기에, 팬들에게 있어 이 경기는 아프리카의 기대치를 설정할 수 있는 경기였다.
승자는 아프리카였다. 모든 선수가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스피릿의 올라프는 환상적인 모습을 선보였고, 쿠로 역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봇듀오도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앞으로를 기대케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린이다. 마린은 자신에게 '현지화'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플레이로 보여주었다. 특유의 스마트한 운영은 아프리카에 날개가 되었다.
캐릭터성도 확실했다. 팀 전원이 '마린'을 큰 형으로 떠받들며, 위트있는 인터뷰를 보여주곤했다. 이렇듯 활발하고 유쾌한 팀 분위기는 팬들의 호감을 사기 충분했고, 예전 아프리카 못지않는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경기력도 좋고, 분위기도 좋다. 아프리카의 상승세는 계속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 팀의 이후 행보는 종잡을 수 없었다.
삼성을 잡고, kt 롤스터에게도 1세트를 빼앗으며 저력을 증명했으나, 상대적으로 하위권이라고 평가받았던 MVP와 진에어에게는 패했다. 하지만 이후 전시즌 월드 챔피언이자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왔던 SKT T1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셧아웃시키며 팬들의 머리위에 물음표를 띄웠다.
'상대적으로 약팀에게 승점을 내주고, 강팀에게 승점을 빼앗온다.' 아프리카는 전형적인 '의적'의 모습이었다. 아프리카의 1라운드 성적은 4승 5패.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보여주었던 경기력을 생각해보면, 썩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 약점 보완! 아프리카 프릭스, 포스트 시즌 진출!
7위로 1라운드를 마친 아프리카. 워낙 치열한 중위권 다툼을 이어나갔기에 팀 간에 큰 차이는 나지 않았지만, 눈에 보이는 결과만 두고 보면 결코 만족할 수 없었다.
아프리카의 약점은 극명했다. 극단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많은 부분을 마린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마린은 분명 뛰어난 선수다. 피지컬, 판단력, 전황을 읽는 능력 모두 상위권 팀의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기 충분했다. 실제, 마린이 직접 캐리한 경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로 그 마린이 꽁꽁 묶이면 아프리카는 무력해졌다.
하지만 2라운드의 아프리카는 달라졌다. '마린'의 활약 없이도 이기는 경기가 나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봇 듀오의 기량 향상. 1라운드의 '크레이머-투신'은, 냉정히 말해 경기를 캐리하는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랬던 선수들이 2라운드에서는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마린의 어깨가 가벼워지자,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이 높아졌다. 팀에 '에이스'는 든든한 존재지만, 에이스에만 의존하는 것은 분명 좋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전반적인 경기력이 오른 아프리카는 어느 한 명에 에이스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밸런스잡힌 팀이 되었다.
쿠로는 이전 소속팀부터, 스스로 돋보이진 않았지만 언제나 팀에 녹아들어 제 몫, 그 이상을 해주는 선수였다. 팀워크가 점점 맞아들어가고, 기량이 오를수록 쿠로의 능력치도 함께 상승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부분이 맞물려, 아프리카는 2라운드에서 6승 3패라는 호성적을 기록한다. 유례없이 치열했던 중위권 다툼의 승자는 다름 아닌 아프리카였다. 뿐만 아니라 순위 결정전에서도 MVP를 제압, 4위로 정규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 분명한 '증명'에 성공한 아프리카. 지금부터는 그들만의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다!
아프리카는 이후 펼쳐진 와일드카드전에서 MVP에게 아쉽게 패하며 길었던 스프링 시즌의 여정을 끝냈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분명히 시즌 초에 자신들이 증명해야할 것들을 증명해냈다.
우선, 개개인이 증명해야하는 것들을 확실히 증명했다. 마린은 팀 부동의 에이스로 엄청난 모습을 연이어 선보였다. 스피릿 역시 '현지화'라는 의견을 완벽하게 종식킬정도로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쿠로도 언제나 그랬듯 팀의 중심을 든든하게 잡아주었고, 약점이라고 지목받았던 봇 듀오의 경기력은, 갈수록 발전해나갔다.
계속해서 발전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실제로 성과도 내며 성공적인 컴백 무대를 치른 아프리카 프릭스. 증명은 끝났다. 하지만 본 무대는 지금부터다. 앞으로 써내려갈, '아프리카 프릭스'만의 유쾌한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기대된다.
■ 2017 롤챔스 스프링 '아프리카 프릭스'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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