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글은 플레이타임 30시간 이하, 승률 1% 이하의 '진짜' 배린이를 위한 공략으로
치킨을 자주 먹는 분들은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아빠 vs 엄마, 짜장면 vs 짬뽕, 후라이드 vs 양념. 다음 질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양쪽 모두 너무나 소중하기에, 둘 중 하나만 고를 수 없다는 것이다. 배틀그라운드에도 비슷한 질문이 있다. 치킨을 먹기 위해 중요한 것은 에임일까, 포지셔닝일까? 그 누구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선뜻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슈팅 게임과 배틀그라운드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전장의 무작위성이다. 랜덤으로 생성되는 안전 구역으로 인해 라운드마다 전장이 바뀌며, 그에 따른 플레이어의 위치 선정은 게임을 진행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제아무리 프로 선수 못지않은 사격 실력을 갖췄더라도 사방에서 당신을 노리는 적들을 동시에 쓰러뜨릴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 당신은 '이퀼리브리엄'의 크리스찬 베일이 아니다.

당신이 시작 지점으로 밀리터리 베이스나 학교만을 찾는 '여포' 유저든, 집 안에 꽁꽁 숨어 적을 노리는 '존버' 유저든,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서는 안전 구역 축소와 함께 시작되는 민족 대이동에 필연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노련한 배틀그라운드 유저라면 본인만의 노하우를 이용해 안전 구역으로 진입, 우승을 어렵지 않게 달성하겠지만 배틀그라운드에 막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초보 유저들은 탑10 진입조차도 쉽지 않다.

이 글은 배틀그라운드를 막 시작한, 사격 실력에 어느 정도 자신이 붙은 배린이들의 포지셔닝을 위해 작성됐다. 당신이 초반 파밍 구간에서 종종 의문사를 당한다면, 후반 교전에서 번번이 적에게 먼저 발각된다면 이 글을 꼭 정독하길 바란다.


※ 본 글은 에란겔 맵, 3인칭 솔로 모드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00명의 변수를 항상 고려하라
'완벽히 안전한 지역'은 없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은 있다


수십 번의 도전 끝에 간신히 학교의 왕이 된 당신! 학교를 샅샅이 파밍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템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지도를 확인했더니, 비행기 경로의 정반대인 야스나야 폴리야나가 안전 구역에 걸쳐 있었다. 추가 파밍을 위해 차량을 타고 야스나야 폴리야나에 도착, 것을 건물의 문이 모두 닫혀있는 것까지 확인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파밍을 시작한 당신의 운명은?

▲분명히... 빈 집이었는데...

배틀그라운드는 라운드마다 100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참여하여 전투를 벌인다. 이에 당신의 생각이 참신하든 아니든, 라운드 초반 단계에서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플레이어는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아무리 비행기 경로의 정반대라도 이름있는 거점 지역에는 적이 있을 확률이 상당히 높고, 길거리에 덩그러니 위치한 해우소 안에도 적이 있을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여기에도 적이 있을 수 있다'는 의심을 조금이라도 늦추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대회 경기나 스크림이 아닌 일반 공개 게임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은 분명히 존재한다. 대부분의 라운드에서 비행기에 탑승한 100명 중 약 30명은 학교나 밀리터리 베이스, 포친키로 향하고, 다른 30명은 비행기 경로 주변의 밀타, 지오고폴, 리포브카 등 거점 지역으로 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다음 조건들을 고려하면 플레이어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을 간단하게 유추해볼 수 있다.

① 비행기 경로에서 먼 지역
② 건물 밀집도가 낮은 지역
③ 산악, 숲, 절벽 등 특수 지역


다음 조건들을 아래 상황에 적용해보자.



안전 구역은 계속해서 축소되고 이동은 필연적이다. 이에 다른 플레이어들의 밀집도를 예측하는 것은 안전 구역으로의 진입 방향과 목적지를 설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특히, 안전 구역 밖으로부터 안쪽으로 진입하는 경우 아무런 판단 없이 이동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비행기 경로는 라운드마다 놓치지 말고 기억해두자.

한편, 여기에 약간의 숙련만 쌓인다면 다른 플레이어의 이동이 예상되는 지역에 미리 자리를 잡고 공짜 킬을 올리는 것도 가능해진다. 라운드마다 조금씩 생각을 늘리며 플레이한다면, 당신의 생존력과 KDA는 크게 향상될 것이다.



치킨이 눈앞! 자기장을 타자
안전 구역에 신중하게 진입하며 '양각'을 피해야 한다


당신은 초반 파밍 구간을 적절히 넘기고, 안전 구역이 점점 줄어드는 시간까지 살아남았다. 남은 인원은 20명 남짓. 긴장감이 고조되며 치킨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마침 다음 안전 구역이 가까운 곳에 설정되어 빠르게 진입에 성공했다. 심지어 주변을 크게 둘러봤지만 아무 적도 보이지 않는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왜 날아가는 것은 항상 당신의 머리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안전 구역에 일찍 진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적을 주변을 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두 상황을 살펴보자.

▲ 노란색 원은 가상의 플레이어, 빨간색 원은 가상의 적 위치

위와 같이 안전 구역에 빠르게 진입한다면 안전 구역 안쪽에서 대기 중인 적과 안전 구역 바깥의 적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따라서 본인 주변에 안전 구역이 생성됐다 하더라도 안전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섣불리 진입하지 말자. 심지어 라운드 후반에는 안전 구역 안쪽의 플레이어들이 바깥쪽에 대한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하기에, 섣부른 이동은 금물이다.

안전 구역으로 진입할 때의 이동 방향도 매우 중요하다. 다시 한번 아래 상황을 보자.


시간이 지나고 자기장이 다가오는 상황, A와 B 중 어느 방향으로 안전 구역에 진입하는 게 좋을까? 답은 A다. 물론 B 방향으로 진입하는 것이 이동 거리는 훨씬 짧지만, A 방향으로 자기장을 타며 진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만약 당신이 B 방향으로 이동한다면, 좌측의 적과 함께 우측에서 자기장을 타고 들어오는 적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 그림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그림과 같이 A 방향으로 이동한다면 이동 방향의 적들만을 상대하며 안전 구역 안까지 진입할 수 있다. 하지만 B 방향, 즉 직선으로 안전 구역에 진입한다면 자기장을 타고 들어오는 우측의 적과 만날 확률이 높다. 여기에 왼쪽에도 적이 있다면 좌우의 적에게 '양각'이 잡힐 확률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다.

A 방향으로 이동하며 적들을 쓰러뜨리고 안전 구역에 진입했다면, 당신이 걸어온 방향을 중심으로 경계를 펼치는 것이 좋다. 안전 구역 안쪽에서 안쪽으로 이동하는 플레이어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 중 주의해야 할 것은 엎드린 채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A 방향의 적이다. 당신이 지나쳐온 길을 경계하듯, 다른 플레이어들도 똑같은 행동을 할 테니까. 만약 당신이 성공적으로 안전 구역에 안착했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 A 방향으로 이동했을 때 연출 가능한 이상적인 상황

물론 위의 상황은 어디까지나 가정으로 실제 적들의 위치, 이동 경로, 총성, 지형지물, 엄폐물 등의 변수에 따라 상황은 매 라운드 변한다. 위 공략을 기초로 실전 경험을 쌓으며 변수에 따른 적절한 행동 요령을 습득하자. 마지막으로 라운드 후반 안전 구역 안쪽의 건물에는 무조건 적이 있다고 가정하고 몸을 숨기자. 아무리 작은 해우소라도 말이다. 물론 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전혀 없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다
'운빨'에 화내지 말자, 당신에게도 운이 찾아왔었다


배틀그라운드는 분명히 '운빨'이 크게 작용하며, 이는 배틀그라운드의 매력 중 하나다. 총기와 회복약, 방어구 등의 아이템과 차량, 안전 구역 등 다양한 인게임 요소가 무작위로 생성되어 라운드마다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랜덤 요소는 재미와 함께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법. 특히 라운드 후반 내 위치 정반대로만 계속해서 줄어드는 안전 구역은 그야말로 스트레스 덩어리다. 고수 유저라면 그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보이는 모든 적을 쓰러뜨리거나, 차량을 이용한 슈퍼플레이로 손쉽게 치킨을 먹겠지만 우리는 아니다. 힘겹게 들어간 탑10에서 '자기장 운빨'로 인한 허무한 죽음을 떠올려 보라.


이에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절대 '운빨'에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운이 당신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짜증을 내기보다 실력을 올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자. 그래도 분이 삭히지 않는다면, 당신에게 유리했던 운을 떠올려 보라. 당신에게 유리했던 '운빨'은 누군가에게 불리한 '운빨'이었다. 한 라운드, 한 라운드에 집착하기보다 배틀그라운드만의 긴장감과 재미를 느끼자.

배틀그라운드는 참 신기한 게임이다. 수십, 수백 번의 도전 끝에 찾아오는 한 번의 치킨이 지나쳐온 모든 고난과 역경을 보상해주니까 말이다. 혹시나 한 번도 우승을 해보지 못한 진짜 배린이가 있다면, 이 글을 참고삼아 꼭 우승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인내는 쓰지만, 치킨은 달콤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