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리그오브레전드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챔피언은 뭘까. 가장 최근에 모습을 드러낸 사일러스? 상향 패치와 함께 다시 인기 반열에 오른 베인? 야스오나 티모, 마스터 이 같이 악명 높은 챔피언들? 모두 아니다. 바로 커뮤니티 유저들 사이에서 밈이 되어버린 가렌이다.

가렌은 리그오브레전드에 50번째로 등장한 챔피언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챔피언인데 가장 적은 관심을 받았던 챔피언이기도 하다. 한 번 소규모 리워크가 되긴 했지만 구시대적 스킬과 부족한 성능으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최근 각종 LoL 커뮤니티에서 '가붕이'라는 별명과 함께 유저들의 큰 관심을 얻고 있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 '-붕이'라는 표현은 친근함을 드러내는 호칭으로 사용된다. 가렌의 별명이 된 '가붕이'도 가렌과 '-붕이'라는 표현이 합쳐진 셈이다. 심지어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가 '가붕이'와 관련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가렌에 대한 유저들의 사랑(?)은 더 커졌다. 유저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던 가렌에 대한 팬들의 희화가 극대화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유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달리고 있는 가렌은 실제로 e스포츠 대회에 몇 번 등장했을까. 실제로 찾아보니 생각보다 그 횟수가 많았다. 가렌은 지금까지 총 10회 대회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그 중에 LCK에서는 0회다.

가렌이 대회에 첫 등장했던 건 지난 2011년 6월 18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퍼시픽 이스포츠의 'Vy'라는 선수가 처음으로 가렌을 꺼냈다. 당시 가렌은 프나틱을 상대로 패배했음에도 5킬 5데스 3어시스트라는, 예상보다 준수한 KDA를 보였다. 그 이후로도 가렌은 공식 대회에서 9회 더 등장했지만, 단 1승만 거뒀다. NA LCS 2014 스프링에서 냅킨스 인 디스귀스의 '이녹스'가 꺼내 기록한 승리가 가렌 공식전 승리의 전부다.

▲ 출처 : LoLgamepedia

우리에게 조금 더 친숙한 가렌의 대회 경기 등장은 이벤트성 픽의 느낌이 강했다. 가장 두드러졌던 건 2016 LoL 올스타전 LCK 팀과 EU LCS 팀의 이벤트 매치에서 '엑스페케'가 꺼냈던 미드 가렌이다. 당시 '엑스페케'는 '페이커' 이상혁의 미드 갈리오를 상대로 가렌을 꺼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또한, EU LCS 2017 섬머 스플릿에서는 팀 바이탈리티 소속이었던 '반더'가 스플라이스와의 경기에서 가렌을 꺼냈던 것도 유명하다. 당시 두 팀은 순위에 상관없이 재미있는 조합을 꺼내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처럼 가렌은 대회 경기에 생각보다 자주 등장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다. 심지어 '예능 픽'의 느낌이 더 강했다. 그렇기에 현재 유저들 사이에서도 가렌을 희화화 대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된 거라고 보여진다. 특정 유저의 만화 속에서도, 실제 팬들 사이에서도. 가렌은 대규모 리워크가 진행되지 않는 한 예능 이미지에서 한동안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