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3 패치로 원거리 딜러 아이템의 변화가 있었다. 핵심 내용은 치명타 기반의 원거리 딜러가 사용하는 아이템의 밸런스 조정이었다. 이렇게 치명타 아이템 변경되어 그간 활약하지 못했던 치명타 기반의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의 성적이 반등했다.

이전까지 활약했던 원딜 챔피언들의 경우 치명타 기반 원거리 딜러 챔피언의 반등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인데, 꽤 오랫동안 1티어의 자리를 지켰던 루시안 마저도 다른 치명타 기반 원딜 챔피언들에 자리를 내줬다. 시비르를 필두로, 베인과 징크스 등 캐리력이 높은 원딜 챔피언이 상위권에 랭크되었는데, 성장에 시간이 필요한 트리스타나와 케이틀린은 성적이 크게 오르지 않은 모습이다.


▲ 9.3 패치 이후 무서운 기세로 반등 중인 치명타 기반의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


먼저, 시비르는 이번에 개편된 치명타 아이템과 시너지가 높고, 빠른 라인 푸쉬와 궁극기를 통한 이니시 등 합류에 강점이 있는 챔피언이다. 특히, 강점인 라인 푸쉬력은 라인전 단계에서는 주도권과 연결되고, 중후반 단계에서는 성장력과 연결되는 만큼 시비르의 핵심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치명타 기반 원딜의 화력이 뿜어져 나오는 중후반 단계에서 시비르는 보다 빠른 성장력으로 빛을 발한다. 또한, 딜 뿐 아니라 유틸적인 면에서도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이며,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비르는 보통 1코어 아이템으로 무한의 대검이나 정수 약탈자를 선택하는데, 두 아이템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두 아이템 트리는 선택에 따라 장단점이 나뉘는 아이템 트리인데, 플레이 스타일이나 상황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다. 프로빌더를 통해 본 선수들의 선택은 정수 약탈자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 정수 약탈자는 마나 회복과 재사용 대기시간 두 가지의 부가적인 능력치를 주는 만큼, 유틸적인 측면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 치명타 아이템과의 높은 시너지로 순식간에 픽률&승률이 상승한 시비르

▲ SKT T1 '테디' 박진성 선수의 선 정수 약탈자를 선택한 시비르 아이템 빌드



다음으로 징크스는 9.3 패치 이후 픽률과 승률이 크게 증가해, 현재 원딜 포지션에서 승률 1위를 달성했다. 징크스는 무한의 대검을 1코어 아이템으로 선택하는 게 가장 잘 어울리는 챔피언이다. 또한, 무한의 대검과 공격 속도 아이템 2개를 올리는 빌드의 수혜를 받는 하이퍼 캐리형 원딜로 화력이 오르는 타이밍이 빠르고 성장 기대치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징크스는 생존기의 부재로, 상대의 조합이나 아군 서포터 등에 영향을 받기 쉽다는 단점이 있지만, 게임을 뒤집을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캐리력을 가진 챔피언으로 현재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징크스는 변경 전에도 나름 준수한 승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마지막으로 아군에 있어도 무섭고, 적군에 있어도 무서운 베인이 엄청난 기세로 반등하고 있다. 베인은 대표적인 '충' 챔피언으로 항상 화두의 중심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성적'으로 그 '성능'을 증명하고 있다. 변경된 원거리 딜러 아이템의 수혜를 받았다고 보긴 힘들지만, 징크스와 마찬가지로 하이퍼 캐리형 원딜로 현재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베인에 가장 선호되는 아이템 트리는 일명 '몰구팬'으로 몰락한 왕의검을 1코어 아이템으로, 구인수의 격노검과 유령 무희 순서의 아이템 트리를 선택한다. 유령 무희의 경우, 조합이나 상황에 따라 고속 연사포, 스태틱의 단검 등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유령 무희가 베인과 시너지가 높은 편이다. 유령 무희는 이번 치명타 아이템 변경으로 '생명선' 효과가 추가되었는데, 사거리가 짧고 인파이팅을 주로 하는 베인에게 안성맞춤인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은 픽률과 승률이 눈에 띄는 베인


이처럼 치명타 아이템 변경으로 오래간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의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스테디셀러인 이즈리얼이나 루시안, 카이사 등의 챔피언도 높은 픽률과 승률을 유지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즈리얼의 경우, 40%가 넘는 경이로운 픽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승률 역시 준수하기에, 여전히 1티어 원딜 챔피언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루시안은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했던 지난 패치 버전에 비해선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지만, 여전히 상위 티어 원딜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이사도 여전히 높은 픽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치명타 아이템 변경으로 더이상 폭풍갈퀴를 선택하지 않게 되면서, '비곡곡'이나 '몰곡곡' 등 진화 타이밍을 끌어올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 트리가 연구되며 꾸준히 기용되고 있다.

이와같이 현재 봇 라인에는 다양한 챔피언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치명타 아이템 변경이 협곡에 몰고 온 바람은 한동안 봇 라인의 밴픽 트렌드에 여러 가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