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부터 3일간 태국 방콕 국제 전시 컨벤션 센터에서 'MET 아시아 시리즈: 펍지 클래식(이하 MET 아시아 시리즈)'가 진행된다.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일본, 홍콩/대만/마카오 5개 지역 리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16개 팀이 출전한다.

한국 대표로는 '2019 PUBG 코리아 리그(이하 PKL)' 페이즈2 최상위 네 팀이 뽑혔다. 젠지 e스포츠, DPG 다나와, 디토네이터, DPG EVGA가 그 주인공이다. PKL 공식 중계를 맡은 '지수보이' 김지수 해설위원에게 이번 국제 무대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의 전망에 대해 물어봤다.



한국팀의 약점부터 말하자면, 국제 대회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적다는 것이다. 젠지 e스포츠를 제외하면 해외 무대나 글로벌 매치에 대한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낯선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컨디션 관리를 잘 할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하다.

공격성의 끝을 보여주던 중국팀들은 최근 운영을 살짝 섞으면서 전력을 유지하려는 메타로 돌아섰다. 동남아시아팀들은 현지 환경에 강하다는 메리트가 있다. 특히, 아머리 게이밍의 기세가 굉장히 매섭다. 이들에 대한 대처를 잘 해왔는지도 한국팀들의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 젠지 e스포츠


젠지 e스포츠는 미라마에서 굉장히 강력한 면모를 보였다. 중앙에 위치한 페카도를 랜드마크화 한 게 아무래도 고득점 주요한 요인이 되었다. 어떻게 자기장이 걸리 건, 선택지가 많다는 것이 페카도의 최고의 장점이다. 스탯면에서 다른 지역을 압도하기 때문에 젠지 e스포츠를 상대로 랜드마크 멸망전을 신청할 팀을 없을 것이다.

또한, 젠지 e스포츠는 이번 PKL 페이즈2 동안 자기장이 좋지 않게 걸렸을 경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계속 시도하고,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기장 외곽에서 천천히 자신의 영역을 선점하고 다양한 각을 창출해서 힘으로 찍어 누르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는데, 다른 모든 지역들의 경기를 살펴본 결과 이렇게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팀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또한 PGI 2018과 스타래더, 윈터 인비테이셔널 등 다양한 글로벌 매치 경험은 이번 MET 아시아 시리즈에 참여한 다른 한국 대표팀들에 비해 강점으로 다가올 것이다. 팀의 든든한 베테랑인 '에스더' 고정완과 '로키' 박정영, 그리고 '킬레이터' 김민기 선수와 코치진의 풍부한 경력은 국내 탑 클래스다. 초반 차량 경쟁과 요충지를 선점할 때 선발대가 끊기는 것만 유의한다면 젠지의 낙승이 예상되는 바다.


■ DPG 다나와


DPG 다나와는 외곽 쪽에서 머물다가 3, 4번째 서클에서 중앙으로 돌진하여 자기장 주도권을 잡는 플레이를 선호하는 팀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런 플레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해외 대회에서는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는 팀들이 중앙에 밀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참가한 중국 팀들도 대체로 차분히 전력 유지하며 기회를 노리는 스타일들이 많다.

전력상 '이노닉스' 나희주와 '각' 이일호 선수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도 불안 요소다. '야차' 김대영과 '캐치' 송강현 선수의 개인 역량을 팀적인 호흡으로 녹여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 디토네이터


디토네이터는 랜드마크 경쟁 구도를 집중적으로 봐야 한다. 중국의 17 게이밍이라던지, VICI 게이밍 같은 팀들이 저돌적으로 초반부터 랜드마크 멸망전을 신청하면 본인들의 리듬이 다 깨지면서 게임을 풀어나갈 시간 부분에서 말려버릴 수 있다. 회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지만, 이미 여러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밝혔듯 후퇴할 마음은 없어 보인다.

외곽에서 기다리는 플레이, 4명의 교전 합, 특유의 땅을 점령하고 유지하는 플레이 등 훌륭한 장점을 가진 팀이기 때문에 혹시 모를 멸망전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할 듯 싶다.


■ DPG EVGA


DPG EVGA가 PKL 페이즈2에서 보여준 좋은 자기장이 나왔을 때 빠른 선점으로 이득을 보는 운영, 다수의 차량을 이용해서 엄폐를 잘 형성하고 교전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 등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다만, 전체적인 그림을 봤을 때는 교전에 너무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70점 대기록을 세웠을 때엔 행운 또한 뒤따랐기에 좀 더 냉정히 평가해보자면 운영적인 면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

또한 랜드마크나 주요 동선상 해외팀 중에 블랙 아나나스, ahq e스포츠 같은 지역 강팀과 맞붙게 될 가능성이 많다. 비행기 방향을 보고 유동적으로 랜드마크를 형성하는 초반 운영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물론 PKL 후반의 집중력을 보았을 때 EVGA가 보여준 기세만 잘 유지한다면, 호성적이 기대되는 바이다.

끝으로, 이번 PKL 페이즈2는 다른 팀들의 싸움을 기다렸다가 자리를 탈환하는 플레이, 다른 팀들의 대치 상황을 이용해 중앙을 질러가서 버티는 운영, 사용 가능한 영토가 어디까지인지 체크하고 철저히 타겟을 압살하는 플레이, 숨쉴 틈 없는 일제 사격, 상대를 무력화 시키는 완벽한 수류탄 활용 등 다른 지역 리그에선 볼 수 없었던 굉장히 수준 높은 경기들이 많았다.

이전에 열린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보다 훨씬 압도적이고,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PKL이 세계 최고의 PUBG 리그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선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