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PO] 많고 많은 '원딜' 중에 내가 제일 잘 났지!
정규 스플릿이 '노란 머리 엔딩'의 예고편이었다면, PO에서 이즈리얼의 본 무대가 열렸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즈리얼이 LCK PO에서 원거리 딜러의 모스트 픽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즈리얼은 주요 봇 챔피언들이 집중 밴을 당하면서 기회를 얻게 됐다. 아래 LCK PO 경기의 모스트 밴에서 볼 수 있듯이, 현 봇 듀오 최강 조합이라고 할 수 있는 세나-탐 켄치와 징크스-쓰레쉬가 나올 수 없도록 칼 같이 밴을 당했다. '뚜벅이' 원거리 딜러의 활약을 억제할 수 있는 빅토르가 선픽으로 자주 나오면서 긴 사거리와 생존기를 지닌 이즈리얼의 평가는 높아졌다.
PO 1R에서도 이즈리얼이 기존 라인전 상성-구도를 무너뜨리면서 그 가능성을 높였다. 농심 레드포스의 '덕담-켈린' 듀오는 이즈리얼-브라움으로 카이사-렐을 무너뜨리고 올라왔다. T1 '테디-케리아' 역시 이즈리얼-갈리오로 트리스타나-알리스타와 2:2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봇 중심의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기존 예상했던 라인전 구도가 이즈리얼의 파일럿의 기량에 따라 바뀌는 듯했다. LCK 해설자들 역시 봇 라인전에서 이즈리얼의 승리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남은 PO 대진은 더 흥미롭다. PO 2라운드에 기다리고 있는 담원 기아와 젠지 e스포츠의 원거리 딜러들이 이즈리얼을 잘 다루기 때문이다. 이즈리얼은 '고스트-룰러'의 모스트 챔피언이기도 하다. 2020년에 '룰러' 박재혁은 28전 승률 64%, '고스트' 장용준은 18전 승률 72.2%라는 전적을 가지고 있다. 앞 비전이 떠오르는 '룰러'는 스스로 판을 만들어갈 줄 알았고, '고스트'는 혼자서도 라인전 단계를 버텨내며 '베릴' 조건희의 로밍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이즈리얼 플레이를 선보인 경험이 있다.
각종 너프로 잠잠했던 바루스도 다시 수면 위로 다시 올라왔다. 이즈리얼 만큼 뚜렷한 픽률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1R에서 '테디' 박진성이 4세트 중 두 번이나 기용했다. '테디'는 진에어 그린윙스에서 '넥서스'로 불리던 시절부터 바루스를 잘 활용했고, 작년 스프링 결승에서 그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하기도 했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데프트' 김혁규는 작년 모스트1 챔피언이 바루스다. 19전 승률 78.9%로 DRX의 승리를 책임지는 카드라고 할 수 있다.
다른 PO 2R에 올라온 원거리 딜러들 역시 이즈리얼-바루스로 모두 맹활약한 경험이 있다. '데프트-테디'와 함께 봇 라인을 경험한 '케리아' 류민석은 "이즈리얼-바루스와 같은 스킬 중심의 챔피언은 기량에 따라 충분히 상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그 가능성은 '고스트-룰러-테디-데프트'가 잡았을 때,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모른다.
장민영 기자 desk@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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