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단주 1순위 미드 라이너 선택은?

글로벌 기준 11월 15일. 2021년까지 계약된 선수들이 계약 종료를 알리는 시점이다. 올해도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활약했고, 이제 이적 시장에서 평가받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 이적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라인은 미드다. 젠지 e스포츠와 DRX를 제외한 모든 팀 주전 미드 라이너의 계약 종료 시점이 겹쳤는데, 거기에 2021 롤드컵을 경험한 미드 라이너까지도 대거 스토브 리그로 나오게 됐다.

미드 라이너의 중요성은 매년 강조해도 틀린 적이 없었다. 이번 롤드컵에 진출한 팀을 보면, 모두 미드 라이너들이 활약하는 팀이었다. 롤드컵에서도 미드 라이너의 활약은 그룹 스테이지를 넘어 상위 라운드로 향하기위한 필수조건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3년 연속 롤드컵 8강에 올라온 '쵸비' 정지훈, 2년 연속 롤드컵 결승 주자인 '쇼메이커' 허수, 롤드컵 3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보유한 '페이커' 이상혁이 2022년에 어디로 향할지가 올해 이적 시장 최고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 T1 '페이커'


LoL e스포츠하면 '페이커', '페이커'하면 LoL e스포츠. e스포츠는 몰라도 '페이커'는 안다. 이런 말들이 오래전부터 나올 정도로 '페이커'는 업계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작년에 '페이커'가 롤드컵으로 향하지 못하면서 부진과 관련한 말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올해 다시 롤드컵 4강에 올라 여전히 상위권 미드 라이너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팬들이 "'페이커'가 은퇴하기 전에 롤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드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페이커'의 인기는 여전했다.

지난 T1과 3년 계약 역시 '역대급'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여러 소문들이 돌았다. 국내 전통 프로 스포츠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보다 '페이커'가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는 말이 나오곤 했다. T1 역시 업계를 대표하는 선수 대우를 해주면서 '페이커'는 변함 없이 국내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갔다.

T1은 '커즈-페이커'를 제외한 모든 주전 팀원들과 2022년까지 계약한 상황이다. '페이커' 이상혁이 2021년 멤버와 함께 다시 한번 롤드컵에 도전할지 재계약 여부부터 여전히 뜨거운 관심 속에 있다. 팀-연봉-계약 기간 하나하나까지 주목받는 자리에 있는 선수가 '페이커'다.



■ 담원 기아 '쇼메이커'


'페이커'가 역대 커리어에서 최고의 선수라면, 최근 몇 년 간 최고의 커리어는 '쇼메이커'가 기록했다. 'LoL e스포츠의 미래'라는 말이 벌써 나올 정도로 '쇼메이커' 역시 대단한 선수다. 여전히 중요한 무대마다 슈퍼플레이를 서슴지 않는 '쇼메이커'는 슈퍼 스타의 자질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개인으로도 뛰어나지만, 그동안 '쇼메이커'는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와 함께 하면서 더 빛났다. 이번 롤드컵에서 두 선수는 르블랑-리 신과 같은 1티어 카드는 물론, 말자하-키아나와 같은 이색 조합까지 완벽히 소화했다. LCK 데뷔 이전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담원 기아에서 함께 한 긴 시간이 느껴지는 합이었다.

그런 '쇼메이커'가 담원 기아라는 팀을 나와서 다른 정글러와 합을 맞출 가능성도 생겼다. '쇼메이커-캐니언' 모두 올해 담원 기아와 계약이 만료되기에 그렇다. 롤드컵 우승-준우승이라는 커리어로 연봉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선수를 모두 데려갈 팀이 나올 수 있을지, 홀로서기로 새로운 출발을 할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담원 기아는 작년 여름부터 출전한 모든 대회 결승전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LCK는 물론, MSI-롤드컵과 같은 큰 대회의 최상위권 자리에서만 활동한 팀이다. 담원 기아는 서머 중반 일시적인 포지션 변경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는데, '쇼메이커-캐니언'이 다른 역할군까지 충실히 소화해주면서 최고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한 쌍 같았던 두 선수의 행보가 더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 한화생명e스포츠 '쵸비'


어디를 가더라도 3년 연속 롤드컵 8강은 보장한다. 롤드컵 우승까지 바라보는 팬들의 입장에서야 큰 기록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롤드컵 진출이 쉽지 않은 게임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쵸비'의 해당 기록은 정말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롤드컵 진출까지 '쵸비'의 활약은 필수적이었다. LCK가 처음이거나 경험이 부족한 신예들과 함께 하기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슈퍼플레이가 요구되곤 했다. 그때마다 '쵸비' 정지훈이 모두가 놀랄 만한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1인 캐리력 면에서는 정말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탄탄한 CS를 비롯한 라인전 지표, 경기를 뒤집는 슈퍼플레이까지. '쵸오오오오비'라는 외침을 LCK 중계 중에 몇 번이나 들었는지 셀 수 없을 정도다.

'쵸비'는 2년 간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와 함께 움직였다. DRX 시절 만난 두 선수는 한화생명e스포츠로 이적해 활동을 이어갔다. 딜러 게임의 전형을 보여주면서 두 번이나 롤드컵 8강에 올라설 수 있었다. 게다가, 서머 정규 스플릿 8위까지 떨어진 위기 상황을 시즌 막판에 극복하기도 했다.

동시에 '쵸비'는 신예 정글러와 활동을 이어가야 했다. DRX에 있을 당시 LCK에 첫 데뷔한 '표식' 홍창현과 미드-정글을 맡았고, 한화생명에서도 '요한-아서-윌러'와 합을 맞췄다. '표식-윌러'가 짧은 경력에 비해 잘해준 선수들이지만, LCK에서 당시 최상급 평가를 받을 만큼 뛰어난 정글러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쵸비'에게 캐리 역할이 더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곤 했다.

그렇게 '쵸비'는 어떻게 해서든 롤드컵 8강까지 올라왔다. 세 번이나 8강에 올라섰으니 이제는 4강, 그 이상을 바라보고 싶을 듯하다. 더 높은 상위 라운드로 올라서기 위한 '쵸비'의 선택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 '고리-플라이-도브-페이트-라바'


LoL이 미드 중심의 게임이라는 점은 다른 LCK 팀의 경기에서도 잘 드러났다. 이는 서머 초반부터 '고리-라바'의 POG 1위 경쟁을 통해 잘 드러났다. 두 선수는 경기마다 핵심 역할이나 슈퍼플레이를 선보이며 POG 포인트를 쌓았다. 결국 농심 레드포스의 '고리' 김태우가 서머 정규 스플릿 POG 1위를 차지하는 결말이 날 정도로 미드 라이너가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경우가 많았다.

해당 미드 라이너들은 다른 포지션과 합을 맞춰 의외의 변수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미드-정글은 담원 기아를 봄-여름 가리지 않고 꺾은 경험이 있는 프레딧 브리온이다. '엄티-라바'가 미드-정글 중심의 경기를 펼치면서 게임에서 변수를 만들어냈다. 서머 정규 스플릿 후반부에는 아프리카 프릭스의 '플라이-드레드'가 롤드컵 진출팀을 상대로 승리할 정도로 저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KT '도브' 김재연은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과 함께 '도도' 조합으로 불리며 팀 교전 전반을 주도했다.

상위권으로 거듭나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점도 있었다. 플레이메이킹에 능한 '고리'는 라인전 단계에서 시즌 말까지 고전했다. '플라이' 송용준은 챔피언 폭이 좁다는 점, 다른 미드 선수들은 미드 라이너에게 요구하는 슈퍼플레이를 해주지 못한 아쉬움 정도를 들 수 있겠다. 몇몇 아쉬운 단점을 극복했을 때 더 올라설 만한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다.


가장 조용한 이적 시장의 결말은 재계약일 것이다. 그렇지만 한 명이라도 팀을 떠날 시 해당 자리를 채우기 위해 여러 변화가 따라올 수 있다. 그만큼 많은 LCK 미드 라이너들이 이적 시장에 나온 상황이다.

그 밖에도 이적 시장의 변수는 수없이 존재한다. 상호 합의 하에 계약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팀을 나오는 선수, 해외 리그에서 다시 LCK로 돌아오는 선수들까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해외 떠나는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 무엇보다 '페이커-쵸비-쇼메이커'라는 LCK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을 향한 이적 시장의 결말은 어디일지 11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나오는 소식을 통해 확인해보도록 하자.


■ 2021년 계약 종료 예정, 2021 LCK서 활동한 프로게이머

담원 기아
탑 '칸' 김동하
정글 '캐니언' 김건부
미드 '쇼메이커' 허수
서포터 '베릴' 조건희

젠지
탑 '라스칼' 김광희
정글 '영재' 고영재
정글 '플로리스' 성연준

T1
정글 '커즈' 문우찬
미드 '페이커' 이상혁

한화생명e스포츠
미드 '쵸비' 정지훈
원딜 '데프트' 김혁규

농심 레드포스
미드 '고리' 김태우
원딜 '덕담' 서대길
서포터 '켈린' 김형규

리브 샌드박스
탑 '서밋' 박우태
정글 '온플릭' 김장겸
미드 '페이트' 유수혁
원딜 '프린스' 이채환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

아프리카 프릭스
정글 '드레드' 이진혁
미드 '플라이' 송용준
원딜 '뱅' 배준식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

kt 롤스터
탑 '도란' 최현준
정글 '블랭크' 강선구
미드 '도브' 김재연
원딜 '하이브리드' 이우진
서포터 '쭈스' 장준수

프레딧 브리온
탑 '호야' 윤용호
정글 '엄티' 엄성현
정글 '치프틴' 이재엽
미드 '라바' 김태훈
원딜 ' 헤나' 박증환
서포터 '딜라이트' 유환중

DRX
주전 선수 전원 2022-23년까지 계약

이미지 출처 : 라이엇 게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