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RX 정글러 '피치'(출처 : DRX 공식 트위터)

LCK CL 최상위권 선수들이 LCK 팀과 맞붙으면 어떤 경기가 나올까.

DRX에서 '데프트' 김혁규를 제외한 나머지 네 명의 주전 선수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따라서 DRX의 주전 선수인 '킹겐-표식-제카-베릴'이 2월 9일부터 재개하는 LCK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고, 라이엇 게임즈의 코로나-19 관련 규정에 따라 대체 가능한 선수들이 1군 로스터의 빈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그리고 긴급 콜업 제도를 통해 DRX의 2군 로스터 선수들이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이은 악재 속 다행인 점은 DRX 2군의 경기력이 CL에서 최상위권에 있다는 것이다. 2월 7일 경기 후 DRX는 12승 1패라는 완벽에 가까운 성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선수 개개인 역시 뛰어난 기록을 보유 중이다. CL KDA TOP5에 DRX 2군 선수가 세 명이나 들어갈 정도로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원거리 딜러 '플레타' 손민우가 KDA 12.7로 1위를 달리고 있고, 탑 라이너 '클리어' 송현민이 2위, 서포터 '준' 윤세준이 KDA 6.2로 전체 선수 중 5위를 기록했다.

▲ DRX CL 경기 챔피언 선택 수(출처 : gol.gg)

DRX 2군 팀의 장점은 특정 선수의 '원맨' 캐리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글러 '피치' 이민규가 플레이메이킹에 능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다른 팀원들도 자신의 위치에서 해줘야 하는 역할을 충실히 소화한다.

정글러 '피치'는 신 짜오를 비롯한 이니시에이팅에 능한 챔피언을 잘 다룬다. 신 짜오가 밴이 되지 않았을 때, 선픽으로 가져와 그 위력을 경기 내에서 확실히 입증한다. 먼저 교전을 열어주고, 적은 체력으로 유유히 빠져나오는 플레이가 발군이다. 해당 플레이가 반복되면서 DRX의 한타가 승리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 DRX 미드 '세탭'

라이너들 역시 CL에서 탄탄한 라인전을 자랑했다. 탑에서 '클리어'는 경기 중 예상하지 못하는 타이밍에 솔로 킬을 올린다. 미드 '세탭' 송경진은 빅토르를 핵심 픽으로 하며 안정감이 뛰어난 선수다. 상대 리브 샌드박스가 니달리-레넥톤을 조합해 미드를 집중적으로 노리는 플레이를 선보이더라도 이를 잘 흘려내곤 했다. 반대로, 자신이 코르키와 대결할 때, 공격적으로 라인전에 임하면서 킬 압박을 주기도 했다.

봇 라인 역시 CL 내에선 최고의 기량을 자랑했다. 앞서 언급한 KDA 지표에서 1위와 5위를 차지했듯이 안정감과 공격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서포터 '준'은 2021 LCK 서머부터 활동한 적이 있는 선수다. 당시 최하위였지만, 봇 중심의 스노우 볼을 굴리는 DRX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당시 쓰레쉬를 선택해 칼같이 상대를 낚아채는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 2022 LCK CL 스프링에서도 시야 장악과 로밍에 뛰어난 능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와드를 설치하고 지우는 시야 점수에서 서포터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시야 운영 능력이 뛰어나고, 맵을 넓게 쓰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DRX 2군의 뛰어난 기량이 LCK 팀을 상대로도 나올 수 있을까. 첫 상대는 KT다. LCK에서 3승 3패로 현 4위를 기록 중인 팀이다. LCK의 중-하위권 팀을 만났을 때도 체급으로 확실히 눌러줄 힘은 보유하고 있다.

특히, '라스칼' 김광희의 최근 라인전 능력이 매섭게 올라온 상태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두두' 이동주를 제외한 모든 탑 라이너에게 솔로 킬을 기록할 정도로 막강하다. DRX CL 팀은 월요일 승리 후 인터뷰에서 가장 경계하는 KT 라인으로 봇을 뽑기도 했다. '에이밍-라이프'의 라인전이 막강할 것으로 예상했기에 긴급 콜업된 선수들은 라인전 단계부터 쉽지 않아 보인다.

▲ DRX 서포터 '준'

DRX 자체는 위기 상황이겠지만, 2군 선수들에겐 자신을 알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2군 선수들 역시 차후 LCK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CL에서 뽐낸 존재감을 LCK에서 발휘할 수도 있다. 평소 CL 경기와 같은 온라인 무대가 아닌 관중들이 있는 오프라인 무대에서 경기하는 것은 2군 선수들에게 더 큰 부담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겨내고 활약한다면,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쉽지만 피할 수 없는 승부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고, DRX 외에도 다른 팀들도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농심 레드포스의 '고스트' 장용준까지 확진자가 되면서 앞으로도 콜업된 선수들과 LCK 선수들 간 대결이 한동안 나올 예정이다. 코로나-19의 확산 속에서 살아남을 팀과 돋보일 2군 선수들이 나올지 2월 9일부터 재개하는 LCK 경기를 통해 확인해보자.

■ 2022 LCK 스프링 스플릿 16일 차 일정

1경기 T1 VS 한화생명e스포츠 - 2월 9일 오후 5시
2경기 DRX VS kt 롤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