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밤하늘을 빛낸 2022 MSI 기념 드론쇼

2022년 5월, 많은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은 MSI를 보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습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MSI에 대한 기대도, LCK 전승 우승을 달성한 T1에게 거는 기대도 컸기 때문입니다. T1은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오랜만에 한국에서 치러진 LoL 종목 국제 대회는 부산을 방문한 많은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 같습니다.

부산에는 2022 MSI를 기념하기 위한 많은 행사들이 열렸습니다. 해운대에는 경기에 출전한 T1 선수들의 입간판이 있었고, 밤에는 2022 MSI를 기념하는 드론 쇼가 열렸습니다.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한 ‘리그오브레전드 : 디 오케스트라 MSI 부산'과 지하철, 번화가, 광안대교 위에 보여진 MSI 배너와 로고 등은 부산이 MSI라는 축제를 치르고 있다는 걸 잘 보여줬습니다.

게임을 주제로 한 이벤트를 기념하기 위해 부산이라는 큰 도시에 이런 많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e스포츠의 지난 20년 역사를 생각해보면, 새삼 감격스러운 일인데요. 우리가 부산에서 많은 행사들을 즐길 수 있었던 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2022 MSI를 위해 준비한 덕분입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게임산업 진흥 부문 한상민 단장은 "부산은 게임에 진심입니다"라는 말을 전하며 2022 MSI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소감을 전했습니다. 한상민 단장은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임을 다 해준 이들을 기억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한상민 단장과 함께 돌아본 2022 MSI, 뜻 깊은 대회를 다시 한 번 기억하는 인터뷰가 되기를 바랍니다.


Q. 먼저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게임산업 진흥 단장 한상민입니다. 부산의 IT산업과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공공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콘텐츠 산업 중 게임과 e스포츠 부문도 총괄하고 있습니다.

보다 자세히 설명해 드리자면, 게임의 예비 창업부터 중견 기업까지 성장 단계 별로 인큐베이팅, 제작, 마케팅 지원, 인력 양성 등을 하는 게임 기업 육성 파트와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글로벌 인디 게임 축제 부산 인디 커넥트(BIC) 페스티벌, 지역 최초 e스포츠 경기장인 ‘부산 e스포츠 경기장(BRENA)’ 운영 및 국내외 e스포츠 대회 개최 등의 게임 문화 조성 파트 등을 맡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e스포츠 부문은 10년을 훌쩍 넘게 담당하는 중입니다. e스포츠와 관련해서 세계 최초, 전국 최초, 지역 최초 등의 타이틀을 많이 달며, 부산이 e스포츠 성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WCG 그랜드 파이널, LOL 챔피언스 서머 결승전, 블레이드앤소울 월드챔피언십,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 결승전, 오버워치 글로벌 출시 페스티벌,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페스티벌 등 크고 작은 대회를 수십회 유치했으며, 2019년 11월에는 지역의 염원이었던 부산 e스포츠 경기장을 구축 및 개관하는 역할을 맡기도 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T.E.N(The Esports Night), 전국 직장인 e스포츠대회, GC부산 지원 운영, 국제 e스포츠 학술연구공모전, e스포츠 데이터 분석인력양성 등 팀원들과 함께 e스포츠와 관련한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본 것 같습니다.

끝으로, 이번 MSI 2022가 부산에 개최될 수 있도록 부산시 영상콘텐츠산업과와 함께 구성한 '유치 및 개최 TF팀'에서 활동하였습니다.

▲ 2022 MSI 로고가 새겨진 광안대교

Q. 이번 2022 MSI가 부산에서 열렸습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는 이번 행사에 기대가 컸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점에서 이번 행사를 기대했나요?

e스포츠 메카 도시 부산을 제대로 각인 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알다시피 MSI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인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공식 국제 대회로 월드 챔피언십과 함께 가장 크고 권위 있는 e스포츠 대회입니다. 특히 작년 결승전에서는 분 당 평균 1,000만 명, 최고 2,300만 명이 온라인으로 시청한 만큼 부산이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에게 이목과 집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그룹 스테이지에서 토너먼트 스테이지까지 약 한 달 가량 대회가 치러지는 만큼 해외 선수단과 스텝,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 숙박시설, 소상공인, 관광업계에도 활력을 주고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대단위 글로벌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면, 부산시가 추진하는 2030 월드 엑스포 부산 유치에도 좋은 레퍼런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다행히, 행사 시작 전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었던 점이라든지 LCK에서 GOAT '페이커'가 소속된 티원이 우승하여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된 점 등 더욱 주목 받을 수 있었던 점이 정말 부산에 행운까지 따른 것 아닌가 합니다.


Q. MSI를 위해 부산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어떤 행사를 준비했고, 부산 시민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부산에서는 이번 MSI 2022와 관련하여 '광안리 M 드론 라이트 쇼'를 통해 MSI 부산 개최와 페이커의 부산 방문을 기념했습니다. 럼블스테이지와 토너먼트 스테이지 개최 기간에는 브레나에서 뷰잉데이 행사를 개최하여 벡스코 현장에 참여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도록 무상으로 오픈하여 관람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또한,‘리그오브레전드 : 디 오케스트라 MSI 부산’개최에 공동 주관으로 참여하여 게임 IP와 오케스트라의 콜라보레이션를 통한 음악 공연, 코스튬 행사 등 게임 문화와 관련해서도 보고 즐길 거리를 제공하였습니다.

범도시적인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부산의 랜드마크인 광안대교와 부산 타워 미디어파사드, KTX, 지하철 모니터 등을 비롯한 부산 각지에 MSI 기념 문구 및 영상을 표출하였고, 지역 연고 구단인 SBXG와 협업해서 깜작 선물로 지하철 기둥 광고 이벤트 등을 진행하여 많은 관심을 얻기도 했습니다. 특히 MSI를 기념하여 해운대와 광안리에 등신대와 조형물을 설치하여 e스포츠 팬들은 물론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방문하여 기념사진을 찍는 등 남녀노소 모두 이번 행사에 관심을 가지고 즐기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 T1 선수들과 함께 사진을? 해변에 설치된 조형물

Q. 부산 e스포츠 경기장, 브레나에서 그룹 스테이지 경기를 치렀습니다. 그룹 스테이지 경기를 치르면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경기장을 이용한 시민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브레나의 운영 가치 중 하나인 팬들과 선수들이 소통하고 응원하는 e스포츠 관람문화를 만드는 것을 잘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가 입장하는 순간부터 함께 환호하며 가까운 거리에서 플레이를 직접 보고 응원하는 현장 분위기는 브레나의 장점이 돋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팬들 또한 이번 MSI를 통해 브레나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입니다. 또한, 그룹 스테이지를 개최하면서, 경기장에는 더없이 좋은 경험과 자산이 되었으며, 행사 기간 타 종목사 관계자들도 방문하여 현장을 지켜보고 협업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경기장에서 좋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만 있다면 수많은 팬이 언제든지 경기장으로 오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e스포츠 종목사들과 좀 더 긴밀한 협업을 통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리그 개최 등 팬들을 지속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Q. MSI 결승전까지 모두 끝낸 후의 소감은 어떤가요? 이번 행사를 통해 긍정적인 부분, 부족했던 부분, 행사의 의미와 느낀 점 등을 돌아본다면?

부산은 광안리 10만 관객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던 대회를 비롯한 이번 MSI 개최까지 수많은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부산의 저력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과거의 선배들이 쌓아 놓은 업적을 이후 후배들 누가 이어받더라도 전혀 문제 없이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e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정신을 계승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부터 결선까지 수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상당히 안정적이고 사고 없이 치른 점이 인상 깊습니다. 새삼 느끼지만 정말 많은 이해 관계자의 노력과 헌신이 없다면 이런 큰 행사를 원활하게 치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대회의 스포트라이트는 당연히 선수들이 받지만, 이를 빛내게 하기 위해 안 보이는 곳에서 맡은 소임을 다 해주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네요.

아쉬웠던 부분은 코로나19 이슈 등 대회 유치부터 행사 개최까지 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부족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좀 더 많은 대화와 협의가 가능했다면, 좀 더 서로를 이해하고 더욱 발전적인 프로그램들도 기획할 수 있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선수들과 팬들에게 좀 더 부산의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좀 여건이 맞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MSI 부산 개최가 발표된 직후부터 리그오브레전드와 게임 관련 커뮤니티들에서 부산지역의 명소와 맛집 등이 거론되는 등 국내외 e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는 부산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부분이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개최 검토부터 TF팀 구성, 유치 제안, 현장 실사, 오늘 결선이 끝나기까지 약 10개월이 걸렸습니다. 팬들에게 이런 좋은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고 선사하기까지 부산시 영상 콘텐츠산업과 게임산업팀과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이스포츠전략팀의 TF에서 정말 많이 고생했습니다. 팬들께서 저희 부산 많은 칭찬과 응원 부탁 드립니다.

▲ 리그오브레전드 : 디 오케스트라 MSI 부산

Q. 이번 MSI 행사를 통해 e스포츠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나요?

게임 리터러시의 모범답안은 e스포츠이며, e스포츠를 이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입니다. 이에 대해서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이를 직접 경험해볼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는데, 글로벌 e스포츠 대축제인 MSI와 같은 행사만 한 것이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던 아이가 MSI 참가 선수가 되어 팬들의 환호와 응원 속에서 경기를 치르는 성장 스토리는 결국 또 다른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이 됩니다. 이는 게임을 하는 친구들이 올바른 교육 환경 속에 스포츠맨십을 배우며 선수 활동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e스포츠는 10~20대만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는 걸 이번 행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스포츠는 부모 자녀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고, 남녀노소가 한마음 한 뜻으로 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러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커질수록 결국 e스포츠 발전과 산업 육성을 고민하는 정책입안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고, 이는 곧 e스포츠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e스포츠도 어느덧 20여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산업적 성장과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말하기에는 조심스럽습니다.

e스포츠에서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해 언제나 귀를 열고 트렌디한 젊은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민간 영역에서 쉽게 추진하기 어려운 부분도 저희 공적 영역에서는 충분한 명분과 타당성이 있다면 새로운 시도와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도 팬들이 원하는 e스포츠 이벤트 준비와 더불어 e스포츠의 산업적 육성에도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 드립니다. 부산은 e스포츠에 대한 진심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