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서커' 김민철이 자신의 첫 롤드컵 여정을 마무리한 소회를 전했다.

'버서커'가 속한 C9은 한국 시간으로 14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내 훌루 씨어터 열린 '2022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5일 차서 1승 2패를 추가, 최종 1승 5패로 롤드컵 탈락을 확정했다. 북미 지역의 1시드로 기대를 받았지만, 국제 대회의 벽은 높았다.

다음은 '버서커'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롤드컵 일정을 여기서 마무리하게 됐다.

개막 전에 첫 롤드컵이라 배운다는 마인드로 온다고는 했지만, 더 높이 올라가고 싶었다. 이렇게 끝나서 당연히 아쉽다. 내년에는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 경기에서 하이머딩거를 꺼내게 된 배경이 궁금한데.

일단, 우리가 스크림을 하다가 하이머딩거한테 한 번 데인 적이 있었다. 그리고, T1전 밴픽 하는데 정글러가 2픽에서 갑자기 벨베스를 골라버리더라. 우리 정글 벨베스 스크림 성적이 0승 7~8패인가 그럴 거다. 그리고는 주도권 있는 칼리스타를 해 달라고 하길래 하이머딩거로 응징했다. 우리가 하이머딩거랑 만났을 때는 혼자 1대 2를 해버리길래 우리 하이머딩거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안 되더라.


Q. 이번 롤드컵 여정을 쭉 돌아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당연히 우리가 이겼을 때도 너무 좋았는데, 오늘 첫 경기 하기 전에 0승 3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 찾아온 팬들이 'Let's go, C9' 엄청 크게 외쳐줬다. 팀 사기가 조금은 떨어져 있었는데, 무의식적으로 절대 포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당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확실히 북미 팬들의 응원 열기가 정말 뜨겁더라. LCS 때와 비교하면 어떤가.

LCS 경기장보다 롤드컵 경기장이 훨씬 크다 보니까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함성이 크다. 북미에서는 e스포츠도 스포츠라고 인식하고, 응원 열기가 엄청나다. 경기장에서 팬들끼리 싸움이 일어난 적도 있다고 들었다. 선수 입장에서 열기가 뜨거운 건 당연히 좋다.


Q. 퇴장 인사할 때는 그 어느 때보다 함성 소리가 컸다. 당시 인사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일단 끝이다 보니까 인사하면서 속으로 내 자신에게도 수고했다고 말해줬다.


Q. 아쉬운 마음도 들었을 것 같다.

그렇긴 한데, 북미 문화가 그런 게 있다. 시즌 중이었다면 다음 게임이 있으니까 그렇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이미 끝이 난 상태다 보니까 다들 유쾌하게 넘어가자는 분위기였다. 괜찮은 문화인 것 같다. 지고 나서 이렇게 훌훌 털어버린 적이 없는데, 새로운 경험이다. 좌절하게 되지도 않고, 나쁘지 않다. 1년 동안 열심히 달려왔으니, 다음 시즌에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발하자는 마인드다.


Q. 이번 롤드컵을 통해 배워가는 게 있다면?

LCK 팀과 스크림을 하면서 근접 서폿 챔피언 구도가 나왔을 때 확실히 디테일이 북미랑은 다른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런 부분을 배워간다. 그리고, EDG는 원딜로도 로밍을 되게 자주 가더라. 내년에 나도 그렇게 따라할 수 있겠다 싶었다.


Q. '구마유시' 이민형이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을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아 응원하게 되는 선수'라고 표현했다.

작년에 T1에 같이 있으면서 '구마유시' 선수가 되게 열심히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플레이적인 걸 떠나 게임 외적으로 이 선수를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선수가 롤드컵에 와서 응원해주니까 내년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를 주어서 고맙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우리가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음에도 끝까지 계속 응원해주는 팬들 덕에 힘 낼 수 있었다. 감사하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이번 롤드컵 성적은 아쉽지만, 내년에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년 국제 무대에서 북미의 행보를 기대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