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가 2023 VCT 마스터스의 개최국으로 일본을 선정했다. 성탄절이었던 지난 25일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렸다.

발표문에 따르면, 라이엇 게임즈에서 봤을 때 일본이 최적의 장소였다. 전 세계에 있는 새로운 대중에게 발로란트 e스포츠를 소개하기 위한 목표의 일환으로 2023 VCT 주요 대회 중 하나를 개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라고 생각했다고.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년 간 일본 내에서 발로란트 e스포츠의 입지는 크게 달라졌다. 라이엇 게임즈가 언급했던 것처럼 '지난 12개월간 일본의 발로란트 커뮤니티는 빠르게 성장했으며, 다양한 대회에서 팬들이 모습을 보였다'는 표현이 적합했다.

2021년만 해도 일본 내에서 발로란트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았다. 워낙 콘솔 게임 강국이라 철권 등 격투 게임 e스포츠가 주류인 상황이었다. 그나마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가 PC 게임 중에서는 팬들을 모았고 FPS 장르 중에서는 에이펙스 레전드가 널리 퍼진 상태였다. 그 사이로 발로란트가 끼어든 셈이니 초반 시들한 반응은 예상된 바였을 것이다.

실제로 2021년 VCT 재팬 스테이지1 챌린저스1부터 스테이지3 챌린저스2까지의 흥행 수치는 좋지 않았다. 이스포츠 차트에 따르면, 이때까지 VCT 재팬의 최대 시청자 수는 5만명 이하 수준이었다. 전세계 기준이니 일본 내에서의 인기는 더욱 좋지 않았을 터. 그나마 2021년 8월 중에 있었던 VCT 재팬 스테이지3 챌린저스 플레이오프가 괜찮은 최대 시청자 수를 보이며 반등의 서막을 알렸다.

일본 내에서 발로란트의 인기가 급부상했던 건 2022년부터였다. 2월부터 3월까지 약 한 달 간 열렸던 VCT 재팬 스테이지1 챌린저스가 대중의 관심을 크게 받았다. 이때 전세계 기준으로 최대 시청자 수 약 23만 명 달성에 성공, 일본 내 리그라는 점을 생각하면 일본 자체 시청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걸 유추할 수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난 4월 열렸던 2022 VCT 스테이지1 마스터스 레이캬비크에서 제타 디비전이 3위를 차지한 이후였다. 일본 내에서 FPS 국민게임은 에이펙스 레전드였는데 발로란트가 슬슬 그 자리를 넘볼 만큼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 직후 개막했던 VCT 재팬 스테이지2 챌린저스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시청자가 몰렸다. 제타 디비전이 참가했던 이벤트 매치에 많은 팬이 운집했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또한, 플레이오프가 각종 대형 콘서트나 스포츠 행사로 유명한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렸다는 것도 일본 내 발로란트 인기 급증을 상징하는 내용이 됐다. 대회 당일엔 아레나의 일부만 오픈했고 1만여 명의 관중이 운집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국내에서도 발로란트의 인기는 날로 증가 추세다. 일본과 비슷한 점이라면, 자국 팀이 세계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낸 시점부터 게임과 e스포츠의 인기가 함께 올랐다. DRX가 2022 VCT 챔피언스에서 3위라는 호성적을 거둔 후로 발로란트의 국내 PC방 점유율은 물론, 발로란트 리그 시청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VCT 퍼시픽의 첫 개최지로 대한민국 서울이 선정된 것에는 이러한 가파른 성장세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에서 열릴 2023 VCT 마스터스는 각 국제 리그들이 종료된 시점인 6월에 열린다. 각 리그에서 3개팀씩 출전하며 오는 2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락/인' 우승팀이 속한 리그에 한 개의 추가 슬롯이 할당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