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게임넷 스타리그 전설의 3인방 중 하나. 거침없이 쏟아지는 주옥같은 멘트. 흥을 돋우는 샤우팅이 주특기. 이제는 상당히 익숙한, 전용준 캐스터 하면 뒤따르는 수식어들이다.


흔히 사람들은 자기 분야에서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단 이들에게는 무언가 '특별함'을 기대한다. 그러나 그들이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보통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출근해서 방송하고, 때로는 가까운 사람들과 술잔도 기울이며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을 뿐. 다른 것이 있다면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것, 자신의 존재가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전용준 캐스터는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었던 인물이다.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스타 방송인. 그러나 그 내면 속에는 특별함보다는 '유쾌함'과 '편안함'이 숨어있다. 특유의 디테일과 청산유수같은 말솜씨는 인터뷰 내내 인벤팀을 놀라기 하기에 충분했다. 두 시간 동안 그렇게 편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눠 본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지난 스타리그들를 통해 개인적으로 느껴왔던 감동과 환희, 팬심은 잠시 감춰두기로 했다. 기자이기에 앞서 평범한 게이머로서, e스포츠에 열광하며 20대를 보내온 한 명의 팬으로서, 전용준 캐스터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e스포츠의 새로운 핵으로 급부상한 리그오브레전드. 과연 지난 10년간 e스포츠의 정점에 위치해온 전용준 캐스터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 지난 2월 27일, 온게임넷 리그 현장에서 만났던 전용준 캐스터





Chapter 1 - 온게임넷 전용준 캐스터의 게임 에피소드

"스타크래프트 1,2에 이어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중계까지 맡게 되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작년 여름이었던가요. 온게임넷에서도 e스포츠 부흥을 위해 LoL의 흥행를 주시하던 상황이었고, 여기저기서 LoL 이야기가 많이 들려오더라구요. 그러던 중 북미 서버를 통해 게임을 처음 접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초창기 시절을 떠올리며 재미있게 플레이했죠. 국내에서도 흥행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더라구요."


"지난 WCG 행사 때 첫 LoL 중계하시는 모습을 봤는데, 당시 목이 쉴 정도로 열정적이셨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네 맞습니다. WCG 때가 첫 중계였지요. 사실 온게임넷에서는 한참동안 LoL을 차세대 e스포츠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비슷한 시기에 라이엇코리아가 설립되었구요. 현재 라이엇코리아에 계신 몇몇 분들과 인연이 닿아 LoL이라는 새로운 e스포츠 게임을 중계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다양한 게임 리그를 진행해왔는데 평소 게임은 어느정도 즐기는 편이신가요?"

"마니아처럼 즐기지는 않습니다. 하루에 2~3게임 정도 하는 편이죠. 스타크래프트야 이미 오랜시간 리그 진행을 해왔으니 과도하게 하지는 않고. LoL은 이제 막 시작단계인만큼 꾸준히 플레이합니다. FPS 게임도 재미있게 즐기고 있구요.

게임을 좋아하지만 한 가지 게임만 깊게 하는 것은 경계합니다. 사실 게임 방송에 있어 캐스터 역할이 그래요. 해설위원만큼의 전문적인 분석력이 요구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김택용 선수와 송병구 선수가 경기를 펼치는 상황. 캐스터가 나서서 '저런 상황에서 캐리어를 뽑는건.. 음 글쎄요' 라고 분석하려 든다면..? 한 마디로 웃긴거죠. (웃음) 방송 진행을 할 수 있을만큼만 게임이 파악되면 충분합니다."



"유저들은 궁금합니다. 해설진들의 게임 실력은 어느 정도일지. 이 자리에서 공개하시는건 어떨까요"(웃음)

"기본적으로 랭킹 게임은 플레이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안 할 계획이구요. (웃음) 스타크래프트 같은 경우도 래더는 하지 않았거든요. 게임을 좋아하고 즐기지만 선을 긋는 편입니다. 지금은 재밌어서 LoL을 플레이하지만 본격적인 리그가 시작되면 놀이가 아닌 '업무'이기 때문이죠.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닌, 리그 진행을 위한 캐스터의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게이머분들은 게임 캐스터의 게임실력이 출중할 것이라고 오해도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전용준의 LoL 실력'은 대외적으로 비밀입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도 마찬가지."(웃음)



"LoL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좀 더 파고들어 볼까요? 선호하는 포지션이나 챔피온 같은 것들."

"서포터를 좋아해서 소나를 주로 플레이합니다. 무조건 칼픽이죠. (웃음)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단 말씀 전합니다. 채팅창은 절대로 주시하지 않습니다. '다른 챔피온 하시면 안될까요?' 채팅이 보여도 묵묵히 소나 선택합니다. 그래서 같은 팀에 소라카가 있다면 종종 멘탈 붕괴가 일어나기도 하지요. (웃음) 그래도 저에게는 오로지 소나뿐입니다."





▲ 주위의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오로지 소나를 선택한다는 전용준 캐스터




Chapter 2 - 전용준 캐스터가 바라본 온게임넷 해설진

"동료 해설진들과 업무 관계자들 사이에서 LoL의 인기는?"

"업무 관계자들은 모두 LoL을 플레이합니다. 이제는 술자리에서도 안주거리로 등장할만큼 관심도가 높아졌어요. 하루는 MBC 게임에서 합류한 이승원 해설이 그러더군요. "요즘 중계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해서... 어제 병준이랑 (유대현 해설위원) 어디가서 스트레스 좀 풀고 왔어요."


"어디 다녀 오셨는지, 술 한잔 하셨나요? 라고 물어봤더니

"어디서 뭐하긴요. '소환사의 협곡'에 다녀왔지요. 학살 좀 하고 왔습니다."(일동 폭소)


"평소 해설진들끼리도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시나 보군요."

"물론이죠. 온게임넷 세트 담당하시는 분들과도 자주 게임을 합니다. 평균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도. 그분들과 함께 할 때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플레이하기도 합니다. 물론 거의 패배하지만요. (웃음) 우리는 세명 모였고 저쪽은 다섯명인데, 앞뒤 가리지않고 한타 싸움 들어가는데 이길수가 있겠나요?"(웃음)





▲ "소환사의 협곡에 다녀왔지요",
인벤팀 전원의 폭소를 자아내게 만들었던 전용준 캐스터



"온게임넷 스타리그 전설의 3인방을 (엄재경, 전용준, 김태형 해설) 그리워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온게임넷 측에서 기회를 마련해준다면 LoL에서 부활 가능합니다. 조합만 구성되면 저희는 언제나 준비가 되어있죠. 현재 온게임넷은 24시간 LoL을 중계할만큼의 인력풀을 갖추고 있습니다. 스타리그 때부터 함께 해 온 엄재경 해설과 '나는 캐리다'의 김태형 해설, MBC 게임에서 합류한 이승원, 김동준, 유대현 해설까지."

"아마 지금도 다들 소환사의 협곡에서 열심히 학살하고 있지 않을까요"(웃음)
"김태형 해설 같은 경우는 '나는 캐리다'를 위해 열심히 죽으며 멘탈 붕괴에 빠져 있을 것 같기도 하군요. (웃음)





- 환상적인 팀워크를 보여주던 3인의 중계진. 많은 팬들이 다시보기를 기대하고 있다. -



"김태형 해설이 인벤 챔피온쉽 대회에 깜짝 출현했던 적이 있습니다. 평소 타 해설진들과의 친분은 어느정도인가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한편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게임 방송을 진행하다보니 당연히 친합니다. MBC 게임 이승원, 유대현, 김동준 해설과도 친분이 있구요. 방송사가 다르다보니 함께 일을 못해봤을 뿐이지, 좋아하는 동료들입니다.


"그렇다면 이 자리에서 동료 해설진들의 장점을 한 가지씩 어필해 보는건 어떨까요"

"이승원 해설은 업계에서 일 잘하기로 소문나 있어요. 한 마디로 자기 분야에서 업무 실력이 출중한 분입니다. 일하는데 있어 실력보다 중요하게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동생입니다. 엄재경 해설 같은 경우는 '판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죠. 이 경기를 왜 봐야 하는지, 저 선수가 왜 훌륭한지. 이런 부분은 엄재경씨가 제일 잘하는 것이 아닌, 엄재경이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김태형 해설은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교감이 뛰어납니다. "맞아, 나도 저 때 저랬었는데.." 시청자들로부터 공감대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내죠. 본인이 프로게이머 출신이다보니 게임 분석력도 뛰어납니다. 물론 은퇴한 지는 좀 되었지만요. (웃음)

김동준 해설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가 젊은만큼 각종 게임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할만큼 게임 실력이 출중합니다. 게임 분석력도 A+ 입니다. 자신만의 고급 정보와 노하우를 많이 보유하고 있죠."






▲ MBC 게임 출신 해설위원들 (좌측부터 이승원, 유대현, 김동준 해설)







Chapter 3 - 리그오브레전드의 e스포츠 가능성은?

최근 LoL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황. 순식간에 인벤 게임순위 1위에 올라설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벤 챔피언쉽을 비롯해 LoL 인비테이셔널 리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그래서인지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과거 스타크래프트 초창기 시절을 보는 것 같다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은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스타크래프트의 정식 후속작 스타크래프트2가 국내 e스포츠계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전용준 캐스터는 LoL의 e스포츠 가능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을까. 관련된 이야기도 나눠보았다.


"평소 LoL 인벤에 자주 방문하는 편인지, 방문했던 이유가 있다면 "

"자주 들어갑니다. 주로 대회영상 및 자료를 찾기 위해 방문했죠. 온게임넷 리그 진행을 위한 충분한 경험을 쌓아야되는 상황이니까요. LoL 같은 경우는 고수 플레이어들의 영상 자료가 별로 없는 편이에요. 외국 플레이어들의 영상은 그냥 봐서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제대로 알 수가 없더군요. 이런 타이밍에 인벤에서 개최된 대회영상이 공개되어 많은 참고가 됐습니다."


"캐스터 입장에서 스타크래프트와 LoL, 스타리그와 LoL 인비테이셔널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사실 게임이 바뀌었다고 차이점은 크게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해설진들은 화면을 보고 중계합니다. 화면을 통해 보이는 정보들을 시청자와 공유하죠. 10년 넘게 방송을 하고 있지만, 중계라는 것은 다 비슷비슷합니다. e스포츠 중계 소감에 대한 질문을 받곤 하는데 큰 차이점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스타크래프트와 LoL 선수들을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선수들 같은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이 점잖은 편이라면, LoL 선수들은 오픈마인드를 지니고 있는 편이죠. 이승원 해설위원이 그러더군요. 'LoL 선수들은 본인이 기분 좋거나 나쁜 것을 감추지 않는다' 라고. 한 마디로 화끈하다는거죠. 경기에 패배해 멘탈 붕괴에 빠진 모습도 솔직히 드러냅니다.

사실 스타리그를 진행하며 아쉬웠던 점이기도 해요. 승리의 기쁨에 도취된 선수들의 모습. 경기에 패배해 분노한 모습. 선수들의 솔직한 희로애락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죠. LoL 에서는 이런 부분을 보완하려고 합니다."









"e스포츠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서 LoL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LoL의 e스포츠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낙관적입니다. 동접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예측 불가이기 때문이죠. 벌써 20만에 육박하고 있는데, 아직 제 주위에는 LoL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나이가 있다보니 주변 친구들 중 게임 잘 모르는 친구가 많죠. 그런데도 동접이 18만, 20만으로 수직상승하고 있습니다. 오픈한 지 채 반년이 되지 않은 게임이라는 걸 감안하면 미래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야외 경기를 한 적도 없는 게임이 이 정도면 제2의 스타크래프트가 되지 말란 법이 없지요. 그 때 가서는 동접이 40만이 될지, 60만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e스포츠 위기설까지 나돌았던 상황, LoL의 등장은 '가뭄 속 단비' 그 자체입니다. 게임이 흥행만 해준다면 남은 것은 우리들의 몫. 더욱 많은 관중들이 몰리고, 대중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e스포츠 잠재력이 충만한 게임이니까요."







"일부 팬들은 스타리그와 LoL 리그의 인기가 서로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가지고 있죠."

"LoL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현 시점에서 섣불리 예측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사실 스타크래프트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이제 1년쯤 됐으니 내년이면 인기 없어진다.'는 말들이 많았지요. (웃음) 그런데 10년이 흘렀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고, 스타리그를 즐겨봅니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팬심에 의해 결정날 뿐이죠. 팬심이 스타리그를 원하면 스타리그가 계속 열릴 것이고, 팬심이 스타리그를 버린다면 문을 닫게 될겁니다. LoL도 마찬가지입니다. 팬들이 원하면 LoL 리그는 흥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망할겁니다. 팬들이 외면하는데 그 어떤 선수들이 연봉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저희 입장에서는 e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감사할 뿐입니다.

정리하자면 팬심에 따라 스타리그와 LoL리그가 공존할 수도 있고, 둘 중 하나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 현 시점에서 섣불리 예측할 수 없습니다. 물론 선픽은 항상 팬들의 몫입니다."






Chapter 4 - LoL인벤 가족들의 질문, 전용준 캐스터의 답변은?

한편 인터뷰 시작 전, 인벤팀은 LoL 인벤 유저분들의 질문을 별도로 정리해 취합했다. 그리고 유저분들의 의견에 대한 전용준 캐스터의 답변을 즉석에서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 LoL 인벤 유저분들의 질문에 대한 QA 시간도 별도로 진행했다.


Q) 전용준 캐스터님의 해설은 항상 에너지가 넘칩니다. 평소 집에서도 말을 많이 하시는 편인지, 혹시 에너지 충족을 위해 보약도 드시고 하나요? (인벤 ID : 호이호이)

A) 평소 말을 그렇게 많이 하는 편은 아닙니다. 물론 부부싸움 할 때는 MC용준 컨셉으로 말 할 때도 있지요. (웃음) 보약은 복용하지 않지만 평소 몸에 좋다는 것들은 챙겨 먹는 편입니다. 각종 건강약품을 비롯해 홍삼, 도라지 같은 것들. 운동도 꾸준히 합니다. 건강해야 게임 중계도 잘 할 수 있으니까요.


Q) 전용준 캐스터님은 스타리그때부터 주옥같은 멘트를 많이 남기셨습니다. 즉흥적인 대사였는지, 사전 수집된 자료를 통한 의도된 멘트인지 궁금합니다. (인벤 ID : 리콩임, afds, 태현군)

A) 대부분 즉흥적인 멘트입니다. "일부는 시즈모드, 일부는 퉁퉁퉁퉁"도 즉흥적으로 나온 대사였죠. (웃음) 물론 게시판이나 기사에서 일부 대사를 인용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출처를 명확히 밝힙니다.


Q) 평소 정소림 캐스터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인벤 ID : 호이호이)

A) 남편 되시는 분이 엄청나게 부럽지요. (웃음) 미모도 출중하시고 업무적으로 봐도 '커리어우먼'입니다. 자기 일에 대한 열정이 투철하고 프로 마인드를 가지고 계시죠. 여자가 어머니가 되면 사회생활에 모든 것을 쏟아붓기 힘든 것이 현실인데, 수많은 난관을 뚫고 많은 성과를 이루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e스포츠 역사의 중심에는 스타크래프트가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스타리그와 LoL이 공존하기 힘들다고 판단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인벤 ID : Kespa)

A) 정치를 살펴봐도 당장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앞서 언급했듯 팬심이 결정해 줄 것입니다. 선픽은 팬들의 권한이겠지요. 어찌보면 민감한 사안이라 섣불리 예측하기는 힘듭니다.


Q) 게임 방송 진행시 타 해설자와 의견이 엇갈릴 수도 있는데, 예상치못한 상황에서의 대처법은? ( 인벤 ID : 삼검류 )

A) 사실 해설이 엇갈리는 상황이 많을수록 재미있는 경기죠. 나진이 유리한데? 아니지. MIG가 유리하지. 두 사람 모두 전문가로서 얘기하는데 생각이 다르다면, 그것이 바로 명경기가 아닐까요. 100분 토론이 왜 재미있을까요? 다른 의견을 지닌 이들이 근거를 제시하며 주장을 펼치기 때문입니다. 물론 캐스터는 중간 입장에서 중재하는 역할이죠. 양 해설진들의 의견을 조율해 수습해야 합니다.


Q) 여담이지만 공중파 예능프로 출현 소감은 어떠셨는지 (인벤 ID : 레드삭스만세, 제주워터)

A)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진행하는 '미스터 요리왕'에 출현했던 적이 있습니다. "순진한 사람들이 공중파 나갔다가 학대나 당하고 오는건 아닌지" 우려도 많이들 해주셨죠. (웃음) 각종 게시판에서도 "스타리그 팬으로서 전용준과 엄재경 건드리면 다 박살내버리자" 라는 팬분들도 계셨습니다. (웃음) 즐거웠던 시간이었고 연예인분들 중 게임 좋아하시는 분들이 저를 알아봐주시니 기분 좋기도 했습니다.




Chapter 5 -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있어 '게임'은 무엇인지, 게임 해설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게임을 좋아하지만 게임은 단순한 놀이가 아닙니다. 저에게 있어 게임은 '직업'이죠. 게임을 직업으로 삼고자 한다면 치열해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재미만 가지고는 성공하기 힘들고, 재미만 가지고는 경쟁이 안 됩니다. 프로 의식과 책임감, 치열함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 게임 캐스터이기 이전에 게임기자이기 이전에, 우리는 모두 게임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 게임도 중계하고 기사도 작성하고 다양한 게이머들을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해야 한다.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끼며 우리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던 인벤팀.


그러나 전용준 캐스터와의 만남이 기억에 남는 것은, 어쩌면 게임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에게서 느껴진 작은 동질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방송을 통해 들어던 주옥같은 멘트, 스타 방송인이라는 화려함이 치열한 노력의 결과였음을... 이 날의 인터뷰를 통해 조금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임 중계라면 가리지 않았던 한 캐스터의 열정이, 이미 최고의 인기 캐스터로 자리매김 했음에도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라며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었기 때문이다.





▲ 인터뷰 내내 해맑은 미소를 잃지 않았던 전용준 캐스터.
지금까지 만나본 인물 중 가장 유쾌한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Chapter 6 - 전용준 캐스터, 인벤 가족에게 전하는 인사말






▣ 공동 취재 = 홍준기 기자 (Artz), 강민수 기자 (LooKa), 오세준 기자 (Se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