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2일,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이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코엑스 D1홀에서 열렸다. 이번 결승전은 스타크래프트1과 스타크래프트2를 병행하는 마지막 리그로, 차기 리그는 '스타크래프트2 : 자유의날개'만을 경기에 사용하게 된다. 때문에 이 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스타크래프트1 : 브루드워'는 공식 리그의 역사 뒤로 사라지게 됐다.

이 '마지막' 병행리그의 최종 우승컵은 CJ ENTUS 팀에 돌아가게 됐다. CJ ENTUS는 전, 후반전 모두 포인트를 따 내는데 성공하며 에이스결정전까지 가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스타크래프트1로 치러진 전반전은 2:0으로,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가져가면서 기선을 제압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어 스타크래프트2로 진행한 후반전에서는 2세트 신동원의 패배를 제외한 1, 3세트에서 승리하며 최종 우승의 영광을 빛냈다.

결국 CJ ENTUS는 창단 후 7년 만에 첫 우승에 성공했고, 정규리그 우승 후 결승에 직행한 삼성전자는 2:0(세트별 4:1)으로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더불어 이 날 결승을 가장 빛낸 선수에게 돌아가는 'MVP'상은, 마지막 세트를 승리하며 팀을 우승시킨 김정우 선수에게 돌아가게 됐다.


전반전 1 SET Reality 김기현 패 : 승 Horang2 이경민




결승전의 승기를 좌우하는 첫 번째 대결, 네오제이드의 승자는 이경민이었다. 초반 5시 본진에 빠른 앞마당을 가져간 김기현에 비해, 1시에 위치한 이경민은 무난하게 1게이트 후 코어를 올리며 테크트리를 올렸다. 때문에 초반 분위기는 앞마당을 빠르게 가져간 김기현에게 좋게 흘러갔다.

경기 내내 평소 다소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이던 이경민도, 김기현도 서로 몸집을 키우기만 하며 선공을 펼치지 않는 신중함을 보였다. 그러나 이경민이 김기현의 멀티를 견제하면서, 김기현의 추가 자원줄을 마르게 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김기현은 이경민의 11시 멀티에 타격을 주는 데 실패하면서 선공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멀티가 급했던 김기현은 프로토스 본진 코앞인 12시에 멀티를 확장하는 수까지 동원하며 회전력을 따라잡으려 했지만, 안정적인 프로토스의 자원줄에 비할 수는 없었다. 이후 이경민은 수 차례의 리콜로 견제와 공격, 수비에 성공하면서 김기현의 힘을 빼고 테란의 숨통을 조였다. 결국 김기현은 패배를 선언했고, 결승전 첫 승부의 승리는 이경민에게 돌아갔다.


전반전 2 SET Shine 이영한 패 : 승 SnOw 장윤철




두 번째 세트의 전장, 네오그라운드제로의 승자는 장윤철이었다. 이영한은 정규 시즌 스타1 경기에서 프로토스 상대를 만나 한 번도 진 적이 없는데다, 장윤철은 네오그라운드제로 맵에 출전해서 5승 무패를 기록, 한 번도 진 적이 없기 때문에 어느 쪽에서 승리를 가져갈 지 경기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초반 저그는 3해처리빌드, 프로토스는 앞마당 포지로 양쪽 다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이후 장윤철은 리버, 아칸, 커세어에 질럿까지 조합해 강력한 한방으로 이영한의 본진과 앞마당에 공격을 가했다. 이에 이영한은 럴커를 통해 어렵게 한 차례 방어해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장윤철은 옵저버 후 다크까지 조합하며 본진을 쓸어버리는 데 성공했다. 이영한은 럴커와 히드라로 프로토스의 앞마당을 압박했으나, 병력면에서나 조합면에서나 장윤철의 그것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결국 장윤철은 상대의 GG를 받아내며 스타크래프트1로 펼쳐지는 마지막 경기의 대미를 장식했고, 전반전 포인트를 자신의 팀으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후반전 1 SET Stork 송병구 패 : 승 Hero 김준호




후반전 첫 번째 세트, '무결점의 총사령관' 송병구와 최강 프로토스 정윤종을 '두 번'이나 꺾고 팀을 결승에 올린 사나이, 김준호의 대결이 WCS오하나에서 펼쳐졌다. 평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던 김준호는 로봇공학시설을 올리며 수비적인 플레이를, 반면 운영을 펼치던 송병구는 앞마당을 가지 않고 빠른 테크트리 올인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서로간의 플레이 스타일이 뒤바뀐 듯한 경기 양상을 보여줬다.

송병구는 추적자들로 김준호의 본진 절벽을 점멸로 뛰어넘어 김준호의 병력보다 먼저 본진에 들어갔고, 역장으로 입구를 막아 수비하러 돌아오는 후속타를 갈라먹으며 큰 포인트를 따냈지만, 경기를 마무리 짓는데는 실패했다. 이어 송병구는 앞마당을 펼치며 멀티를 따라갔고, 김준호는 잃은 일꾼을 빠르게 채우며 자원력에선 서로 밀리지 않는 상황이 됐다.

이후 서로간의 병력은 계속 비등비등한 상황에서, 양 선수는 수 차례 교전을 통해 엎치락뒤치락 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최후의 전투에서 김준호는 불멸자로 거신을 점사해주는 컨트롤을 선보이며 송병구의 거신을 전멸시켰다. 결국 송병구는 GG를 선언했고, 김준호는 팀을 결승전으로 올린 저력을 과시하는 듯한 엄청난 기세로 후반전 첫 포인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후반전 2 SET roro 신노열 승 : 패 hydra 신동원




마지막 세트가 될 수도 있던 후반전 2세트, WCS안티가조선소에서의 결투는 '신로로' 신노열이 승리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신노열은 정규리그 저그 다승 4위에 빛나는 삼성전자의 강력한 에이스인데다, CJ측에서 경기에 출전한 선수가 바로 건강 상의 문제로 결승전에 나올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신동원이었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는 경기였다.

신동원은 빠른 3멀티 후 뮤탈리스크 체제로 압박을 가했고, 신노열은 다수의 여왕과 저글링 등으로 수비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멀티를 따라가는 데 집중했다. 더불어 신노열은 상대가 병력을 폭발적으로 부화시키기까지 시간을 주지 않고, 타이밍을 노려 모아둔 바퀴와 감염충으로 공격에 나서며 부화장을 파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신동원은 상대의 타이밍 러쉬에 승기를 빼앗긴 채로 빠른 멀티의 이득을 전혀 보지 못했다. 꾸준히 따라간 멀티로 오히려 자원력에서 우위를 보이게 된 신노열은 상대의 앞마당까지 몰아치며 분위기를 굳혔다. 결국 신노열은 신동원의 항복을 받아내며 다음 세트까지 경기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후반전 3 SET jangbi 허영무 패 : 승 Effort 김정우




구름왕국에서 펼쳐진 후반전 3세트이자, 결승전의 마지막 경기는 김정우의 승리로 돌아갔다. 초반 1시의 김정우는 산란못 후 앞마당, 7시의 허영무는 선 앞마당 연결체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이후 허영무는 불사조 후 거신 체제로 전환하며, 대군주를 끊어내고 정찰을 동시에 성공하는 이득을 거뒀다. 반면 김정우 역시 자원 채취에는 큰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 꾸준히 수비적인 플레이를 펼쳐갔다.

이후 거신과 추적자로 상대의 입구를 조이던 허영무는 진출해있던 김정우의 대규모 바퀴부대를 양쪽으로 갈라 각개격파하는 이득을 거뒀다. 그러나 김정우는 거신을 점사하는 컨트롤을 보여주며 프로토스의 조합을 파괴, 공격 타이밍을 늦추는 데 성공했다.

이어 수 차례의 교전을 통해 밀고 당기기를 지속하던 중, 도화선을 먼저 붙인 쪽은 김정우였다. 무리군주를 조합에 추가시키며, 프로토스의 예상보다 빠른 타이밍에 병력을 진출시킨 김정우는 앞마당 연결체를 파괴하고 본진까지 폭풍처럼 밀어붙이며 승기를 굳혔다. 허영무는 뒤늦게 모선을 소환하며 마지막 변수를 노렸지만, 김정우의 강한 화력을 당해내는 데 실패하며 본진 연결체마저 파괴당하고 말았다.

결국 '에이스' 김정우는 마지막 세트를 승리하면서, 자신의 손으로 팀을 우승시키는 데 성공했다. CJ ENTUS는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전, 후반에 걸친 5세트 간의 치열한 전투를 이겨내며 CJ-온게임넷 통합 창단 후의 첫 우승을 거머쥐게 되었다.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 경기결과

전반전 삼성전자칸 0 : 2 CJ ENTUS

1SET Reality 김기현 패 : 승 Horang2 이경민 네오제이드
2SET Shine 이영한 패 : 승 SnOw 장윤철 네오그라운드제로

후반전 삼성전자칸 1 : 2 CJ ENTUS

1SET Stork 송병구 패 : 승 Hero 김준호 WCS오하나
2SET roro 신노열 승 : 패 hydra 신동원 WCS안티가조선소
3SET jangbi 허영무 패 : 승 Effort 김정우 WCS구름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