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정원 팀장]

e-sports 인벤에서는 GOMTV 채정원 팀장의 이스포츠 리그의 대회 방식에 대한 설명 글을 기고받게 되었습니다.

채정원 팀장은 GSL을 비롯한 각종 이스포츠 경기 해설을 진행하면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을 뿐 아니라, GOMTV에서 진행하는 리그들의 운영 또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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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GOMTV의 채정원입니다.


GSL Season 4 결승전이 성황리에 끝나고, 이제 GOMTV는 또 하나의 도전인 League of Legends 대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여러분들의 시청과 관심 그리고 활발한 피드백을 부탁 드립니다.


e-Sports와 함께하고 이 일을 시작한 지 꽤 흘렀습니다. 프리랜서 해설자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그레텍에서 대회의 운영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대회 운영을 하면서 GSL을 비롯한 여러 대회를 기획하고 방식을 만들어내고 관리하면서, 그 동안 프리랜서일 때 그리고 시청자일 때 고민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를 배우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대회를 감상할 때 가장 기초가 되는 대회의 방식. 그 방식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각 대회의 방식마다 장단점이 어떤지, 그리고 국내 대회와 해외 대회의 방식의 차이가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러분들께 공유하고 앞으로 많이 시청하게 될 해외 대회의 방식과 용어를 알아 보겠습니다.


기초적인 설명 위주의 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아실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너그럽게 같이 읽어주세요.





먼저 대회를 진행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여 대회를 진행하였지만, 최근에는 초반 방식과 후반 방식이 달라지는 혼합 방식을 대부분의 대회에서 선택하고 있습니다.


■ 토너먼트 (Tournament)

▶ 장점
- 이기거나 지거나. 극적인 긴장감이 있으며 승리와 패배가 명확하다.
- 리그 전체의 흐름을 알아보기 쉽다. 대진표를 보면 한 눈에 선수의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

▶ 단점
- 대진 운이 많이 작용한다.
- 랭킹 1위와 2위가 첫 대결에서 만난다면 2위는 훨씬 높은 곳으로 올라갈 기회가 있었음에도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예) GSL Code S 8강 ~ 결승 , LoL World Championship 4강 ~ 결승

[ ▲ 토너먼트 예시 ]



■ 풀 리그 (Round Robin)

▶ 장점
- 가장 공정한 방식의 대회
- 모든 선수와 직접 대결을 하기 때문에 모든 경우의 수를 확인할 수 있다.

▶ 단점
- 긴장감이 극도로 떨어지며 지나치게 많은 경기수로 인해 시청자가 피로하다.
- 이미 진출자가 가려진 상황에서 버리는 경기가 많이 등장한다.
- 다른 선수들의 결과에 따라 나의 순위가 결정되기도 한다.

예) GSL 승격/강등전 , LoL World Championship 8강 조별 리그

[ ▲ 풀 리그 예시 ]



■ 더블 엘리미네이션 (Double Elimination)

▶ 장점
- 기회가 2번 있기 때문에 정말로 실력 있는 선수가 대진 운이 좋지 않아도 다시 살아올 수 있다.
- 승자조와 패자조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다양한 대진을 볼 수 있다.

▶ 단점
- 대회의 흐름을 알아보기 어렵다. 승자조와 패자조 라운드를 모두 신경 써야 한다.
- 결승전이 치명적으로 맥이 빠진다.

예) GSL Code S 32강 ~ 16강 , IPL 5 LoL 한국대표 선발전 Group A,B

[ ▲ 더블 엘리미네이션 승자조 예시 ]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 ▲ 더블 엘리미네이션 패자조 예시 ]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 혼합형 (Group Play + Tournament)

초반 32강 , 16강 등은 조별리그 또는 더블엘리미네이션으로 진행하고 8강 이후부터 토너먼트로 전환되는 방식입니다. 최근 해외 대회와 국내 대회 그리고 월드컵등의 스포츠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며 공정성과 더불어 극적인 긴장감을 같이 줄 수 있습니다.

예) GSL Code S, 월드컵 , LoL World Championship




해외 대회는 기본적으로 토너먼트보다는 조별리그 또는 더블 엘리미네이션을 매우 선호합니다. 그에 비해 한국은 전통적으로 토너먼트를 훨씬 선호했습니다.


대회를 주최하는 입장에서 선수들의 인기는 대회의 흥행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인기 있는 선수들이 멋진 실력과 함께 대회에서 활약을 해준다면 시청률은 자연히 올라가고 올라간 시청률은 더 좋은 스폰서와 수익구조로 더 멋진 대회로 구조를 이루게 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은 땅이 넓지 않습니다. 제주도에서 서울로 대회를 참가한다고 해도 비행기로 1시간이면 올 수 있으며 선수들끼리 그리고 인기 선수와 팬들이 만날 기회도 많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대회들은 인기 선수의 최대 노출보다는 최대한 리그의 긴장감을 살리는 방향으로 대회 세팅을 시작했고 시청자들이 가장 알기 쉬운 형태의 대회 방식인 토너먼트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북미나 유럽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북미나 유럽은 땅이 워낙 넓습니다. 인기 선수를 정해진 시간에 한 장소로 모으는 것도 매우 어려우며 모은 선수들을 팬들이 직접 오프라인으로 보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대회 주최측은 최대한 인기 선수들이 오랫동안 대회에 머물기를 희망하며 팬들도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5~6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서 단 한 경기를 패배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은 해외 대회들을 비교적 대회 방식 자체는 어렵고 지루할 수 있지만 최대한 많은 경기를 단시간에 치르는 방식으로 진화해 갔습니다. 이런 이유로 해외의 유명 e스포츠 대회들은 토너먼트 방식보다는 조별리그 (Round Robin) 방식이나 한번 지더라도 기회가 있는 더블엘리미네이션 (Double Elimination) 방식을 사용합니다.





리그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긴 어렵지만,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여러 번 기회를 가지고 다양한 선수들과의 대결을 하길 희망합니다. 대회 주최측은 어렵게 경비를 제공하며 데려온 선수들을 한 경기의 패배로 탈락시키는 것 보다는 보다 오랫동안 리그에서 살아남아서 팬들을 만족시켜주길 희망합니다.


이런 상황의 차이는 대회의 기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국내 대회들은 전통적으로 리그의 권위와 스토리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대회의 기간을 짧게 두질 않습니다. 국내 대회는 입장 Ticket등의 수익구조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많은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아닌 Contents 중심의 구조로 발달합니다. 그리고 Contents는 대회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노출도가 늘어나고 그것이 스폰서의 영업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해외 대회들은 선수들을 장기간 체류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국내와 e스포츠 인프라가 다르기 때문에 최근에야 프로게이밍 숙소가 생긴 해외 e스포츠에서 2~3개월 단위로 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들은 e스포츠라는 Contents 도 중요하지만 현장 관람객의 유료 입장 티켓이나 팬 사인회 그리고 현장에서 팔고 있는 여러 기념품 사업 중심으로 수익 모델이 발달되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단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 몰리는 것이 중요하며 단기간에 많은 게임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현장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 외에도 수익구조의 차이와 케이블 방송과 인터넷 방송이 차이 그리고 온라인 대회와 오프라인 대회의 차이로 인해 여러 대회들은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리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대회를 만들기 위해서 최고의 선수들을 초청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최고의 선수들이 즐길 수 있는 , 최고임을 시청자들에게 당당히 올바르게 증명할 수 있는 , 그리고 최고의 선수들이 새롭게 자라날 수 있는 전장을 만드는 것이 리그 운영자들의 숙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