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칸의 폭풍은 멈출 줄 몰랐다. 그리고 EG-TL은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2월 4일 신도림 인텔 e스타디움에서 진행된 SK플래닛 프로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삼성전자 칸이 한창 절정의 기량을 내뿜는 신노열의 활약에 힘입어 KT 롤스터를 4:3으로 꺾었다. 이것으로 삼성전자 칸은 8연승의 신바람 행진을 달리면서 4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KT 롤스터는 3연패에 빠졌다.

EG-TL은 '스테파노' 일리예스 사토우리와 이호준, 송현덕, 박진영이 차례로 승리를 거둔 끝에 제8게임단에 4:2로 승리했다. 특히 이호준은 시즌 6전 전패에서 드디어 첫 승을 거두는 성과를 얻었다. EG-TL은 3연패에서 탈출, 제8게임단은 3연승을 마감했다.



혼돈의 선두 싸움 속 2연패를 당하며 2위로 내려온 KT 롤스터와, 최하위에서 파죽의 7연승으로 5위까지 뛰어오른 삼성전자 칸이 프로리그에서 격돌했다.

1세트는 서로의 암흑기사가 연결체를 파괴한 엘리전 속에서 KT 롤스터의 김대엽이 몰래 광자포를 지어놓는 센스를 통해 송병구를 꺾고 1승을 챙겼다. 이어 2세트에 출전한 KT 롤스터의 이영호는 불곰-밴시 견제 후 화염차로 경기를 끝내면서 자신의 '클래스'를 여지 없이 증명했다.

하지만 최근 기세가 치솟은 신노열이 삼성전자 칸의 반격을 알렸다. 신노열은 3세트에서 펼쳐진 저그 대 저그전에서 빠른 바퀴 테크트리로 타이밍 러시를 시도, 한 번에 상대 김대엽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이영한이 동점을 만들었다. 땅굴망 방어 후 역 땅굴망이었다. 땅굴벌레를 통한 상대 임정현의 공격을 침착하게 막아낸 다음 더 많은 바퀴 물량을 통해 역으로 땅굴벌레 러시를 가하면서 승부를 2:2로 만들었다.

KT 롤스터의 신예 김명식이 허영무를 상대로 공식전 첫 승리를 따냈다. 김명식은 상대 본진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서 광자포 러시를 준비, 한번의 전략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칸의 김기현이 맵 활용과 병력 기동에서 앞서며 승부를 에이스 결정전으로 끌고 갔다.

양 팀의 진정한 에이스가 만난 대결, 진정한 에이스로 우뚝 선 것은 삼성전자 칸의 신노열이었다. 최근 연승가도를 달리던 신노열은 상대 이영호의 트리플 사령부 의도를 파악하고, 곧바로 저글링과 맹독충 러시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데 이어 바퀴 부대로 삼성전자 칸의 8연승을 이끌었다. 신노열 개인의 프로리그 8연승이기도 했다.



3연승과 3연패의 만남, 제8게임단과 EG-TL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설날 전 마지막 결투가 벌어졌다.

첫 세트는 제8게임단의 전태양이 이제동을 꺾으면서 먼저 앞서나갔다. 전태양은 특유의 견제로 저그의 자원 채취를 막았다. 화염차와 밴시의 양방향 견제가 계속 이어진 끝에 메카닉 화력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승리를 따냈다.

두 번째 세트도 제8게임단이었다. 이병렬은 상대 김동현의 저글링 맹독충 러시를 무난히 막아내고 바퀴와 맹독충으로 역공을 성공시키면서 승리, 제8게임단이 2:0으로 앞서나갔다.

장기전 끝에 스테파노가 3세트를 가져가면서 EG-TL이 반격을 준비했다. 상대 하재상의 조합을 상대로 아주 많은 가시촉수로 방어선을 형성, 자원을 지키는 동시에 상대의 확장을 계속 파괴하면서 힘을 비축했다.

이호준이 드디어 프로리그 첫 승리를 기록했다. 프로리그 6전 6패에 머물러 있던 이호준은 김재훈을 상대로 은폐 밴시에 이은 해병의 상성 우위로 승리했고, EG-TL은 다시 승부를 2:2 원점으로 되돌렸다.

송현덕이 5세트를 잡으면서 EG-TL은 2패 후 3연승으로 상황을 뒤집었다. 송현덕은 저그가 8가스를 확보하기 직전 타이밍을 정확하게 노려 피해를 입히고, 모선의 소용돌이를 확실하게 사용하면서 승리를 잡았다.

EG-TL의 박진영이 팀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김도욱을 상대로 네오 비프로스트에서 장기전을 벌인 박진영은 결국 거신과 집정관 등 한타 조합을 완벽하게 구성하면서 오랜 싸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것으로 EG-TL은 3연패에서 탈출하고, 제8게임단은 3연승을 마감하게 됐다.


팀 8연승과 개인 8연승을 동시에 잡다! 삼성전자 칸 신노열 인터뷰


하루 2승한 소감은?

최근 많이 이기고 있어서 기쁘고, 오늘도 깔끔하게 연승이 끊기지 않아 기쁜 날인 것 같다.


최근에 잘하고 있는 원인이라면?

방송에서 긴장을 안 하게 돼서 실력이 다 나와 만족스럽다. 연습하다 보면 최근에 지는 생각이 점점 없어지고 매번 이긴다는 생각뿐이라, 그게 자신감이 되어 잘 되고 있다.


긴장을 안 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

스타2를 열심히 했고, 게임에 대한 자신감이 다른 선수에 비해 많이 쌓여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


테란전이 자신있다 했는데, 에이스 결정전에서 이영호를 만날 거라고 예상했는지.

세 종족 모두 생각하고 있었고, 그중 이영호 선수가 나올 확률이 높아 염두에 두었다. 테란전이 워낙 자신이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경기에 임했다.


그나마 조금 어려운 종족전은?

프로토스 전이 제일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내가 프로토스를 상대할 때 부족하지 않나 생각뿐이다.


어느새 다승 2위다. 다승왕에 대한 욕심도 날 것 같은데.

처음 연승하기 시작할 때 다승왕 상위권에 들어도 승률이 안 좋아서 마음에 안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연승이 너무 길어져서 승률이 마음에 드는 상태가 되었다. 다승 상위권에 포함되면서 마무리되면 기쁠 것 같다.


개인 8연승에 팀 8연승이다. 최하위에 있을 시절과 팀 분위기가 바뀐 것이 있는지.

우리 팀이 하위권일 때도 분위기는 항상 좋았다. 바뀐 점은 그 당시와 없는 것 같다.


설날 계획은?

연승을 계속 하다가 오늘 지면 집에 갈 때 찝찝할 것 같았다. 오늘 2승까지 하게 되어 기쁘고, 이제 집에 가면 푹 쉴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더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분위기가 정말 좋다. 설 때문에 경기를 못해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는 게 아쉬운데, 언젠가 연승이 끊길 것이기 때문에 그때도 이해해 주시고,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 보여드릴 테니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막혀 있는 것이 뚫린 기분" 드디어 시즌 첫 승! EG-TL 이호준 인터뷰


6연패를 탈출한 소감은?

패배하는 건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경기력 자체가 너무 심했다. 나나 내 팀원들이나 경기력을 많이 걱정해서 마음에 많이 뒀다.


그동안 부진한 이유가 있다면?

해외 대회 등에서는 이기든 지든 나 혼자 마음 편안하게 했다. 하지만 팀 게임에서는 단판이다 보니, 담력이 약한 편이라 빌드로 운영하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계속 지다 보니 다 잘 하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부담도 있었을 것 같은데.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장 차이인 것 같다. 많이 졌지만 신도림 경기장이 편하고 긴장이 덜 된다. 용산과는 느낌이 다르다. 우리 팀이 신도림에서 성적이 좋기도 하다.


자신감도 생겼을 것 같다.

막혀 있는 것이 뚫린 느낌이다. 이기고 나서 이렇게 간단한 것을 한번도 못 이겼다는 생각이 들고, 한편으로는 부끄러웠다. 아직 늦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니 앞으로 잘 하면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1/1 빌드로 이겼다.

해외 경기는 다전제다 보니까, 내가 운영을 아주 잘 하는 것도 아니었고 전략과 운영을 자유자재로 하다 보니 성적이 좋았다. 내가 올인하는 것이 1/1/1밖에 없어서 사람들 머리에 각인이 된 것 같다.


김재훈도 빌드를 염두에 뒀을 것 같은데, 성공시킨 비결이 있다면?

오는 길에 모든 것을 내려놨다. 재훈 형이 방송이다 보니 대처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빌드는 막는 빌드였는데 대회라서 운이 좋게 이긴 것 같다. 프로토스를 만나면 1/1/1을 자주 쓸 생각이다. 나를 만나면 조심하셨으면 좋겠다.


1/1/1 전략에 자신이 있는 것 같다.

연습 때 열 판 해서 모두 막혀도 대회에서는 무조건 성공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대회는 한 판이기 때문이다.


연패하면서 감독님이 따로 말씀을 하셨을 것 같다.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 "제발 네 플레이만 해라" 고 말씀하시곤 했다. 나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오늘 호준이가 있으니 1패를 안고 시작한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웃음).


이번 시즌 목표는?

일단 5할 승률을 빨리 맞추고 나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설날 전에 소중한 1승을 얻었는데, 설 연휴 계획은?

오늘 졌으면 스타크래프트를 하면서 최악의 명절을 보낼 것 같았는데 홀가분하게 맛있는 것도 먹고 가족들도 만나고 친구들도 만나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것 같다.


더 하고 싶은 말은?

연패중에 동료나 지인들이 많이 걱정을 해주었다. 그리고 가족들, 특히 누나가 매일 챙겨보고 응원을 한다. 그만둘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다잡아주곤 한다. 진영이 어머님께서도 매일 경기 있을 때마다 문자로 응원해주시곤 해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