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자만이 들어올릴 수 있는 GSL 우승 트로피.



2013년 9월, 곰TV에서 주최하는 GSL이 3주년을 맞이했다. 2010년 8월 28일 64명의 선수가 참가한 오픈시즌 1을 시작으로 총 세번의 오픈 시즌을 거쳐 2011년 정규 리그를 시작한 GSL은 2011년 총 10번의 대회(국내 방송 대회 기준)를 개최하며 많은 이야기들을 남겼다.

첫 오픈시즌 우승자 '과일장수' 김원기부터 GSL 4회 우승을 차지한 '정종왕' 정종현, GSL Code S 첫 진출에 우승을 차지한 '넥라' 이승현, 그리고 최초로 3패 후 4승를 거두며 역전 우승을 차지한 김민철까지. GSL은 매 시즌마다 다르지만 흥미로운 구도를 보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스타크래프트2 리그로 명성을 높였다.

처음으로 치러진 2010 GSL 오픈시즌 1부터 2013 WCS KR 망고식스 GSL까지, 각 시즌은 어떤 특징들이 있었고 우승자들은 어떤 길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까? 이에 인벤에서는 바쁘게만 달려오던 GSL이 추석으로 잠시 휴식기를 갖는 동안 GSL이 걸어온 길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보았다.


■ 2010 TG 삼보 - 인텔 Open Season 1: 과일장수, GSL 첫 페이지를 장식하다.

▲ 2010 GSL 오픈시즌 1 결승 당시.


2010년 7월 27일, 블리자드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2(Starcraft2, 이하 스타2)'의 오리지널인 '자유의 날개(Wings of Liberty, 이하 자날)'가 발매되었다. 그에 맞추어 한국에서는 곰TV를 통해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이하 GSL)이 개막, 많은 e스포츠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GSL은 정규시즌에 앞서 2010년 세 차례의 오픈 시즌을 진행했다. 대회 참가를 원하면 누구든 도전할 수 있는 무대, 정식 대회 이후 기사도 연승전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린 곽한얼, 서기수, 김원기, 김성제 등의 선수들이 1억 원의 우승 상금과 함께 스타크래프트2 첫 대회 우승자의 명예를 얻기 위해 경기를 펼쳤다.

2010 GSL 오픈시즌 1에서는 테란의 초강세가 이어졌기에 결승전 역시 테란 대 테란의 경기가 점쳐졌다. 테란 이외에 우승을 노려볼 수 있던 선수는 프로토스 서기수와 저그 김원기 정도. 그러나 서기수는 8강에서 전 SKT 소속 김성제에게 격침당하며 결승전은 김원기와 김성제의 대결로 결정되었다.

당시 예상으로는 테란인 김성제가 김원기를 꺾고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지만, 결과는 4대 1로 김원기의 우승. 이로써 김원기는 GSL 최초 우승자라는 명예를 얻었고, 블리자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내에 '과일장수 김원기' 라는 NPC를 만들어 그를 기념했다.


■ 2010 소니 에릭슨 Open Season 2: '무명' 임재덕, 자신의 전설을 시작하다.

▲ 팀플 선수에서 코치, 그리고 우승자로 거듭난 임재덕.


2010 오픈시즌 2를 대표하는 선수라면 'SlayerS_Boxer' 임요환(현 SKT T1 감독)과 당시 oGs소속의 '천재 테란' 이윤열이다. 브루드워를 대표하던 두 선수의 스타2 전향은 엄청난 이슈를 만들었고, 두 선수가 치르는 매 경기마다 많은 e스포츠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급기야 임요환과 이윤열이 대결한 8강전 경기는 엄청난 시청자가 몰려들어 경기 시청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편, 다른 한 쪽에서는 확실한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주던 선수가 무서운 돌풍을 보여주며 급성장하고 있었다. 바로 '해병왕' 이정훈. 이정훈은 전 시즌 우승자인 김원기와 김성제는 물론 당시 이름을 날리던 신상호와 한준마저 잡아내며 '이정훈 대 임요환, 혹은 이윤열'이라는 신구매치 결승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하지만 오픈시즌 2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KT 코치 출신의 임재덕. 브루드워 시절 팀플레이에 전념하다 코치 전향 후 은퇴를 생각한 임재덕은 IM(현 LG-IM)의 강동훈 감독의 끈질긴 설득 끝에 다시 현역으로 복귀한 후 오픈시즌 2 4강에서 '황제' 임요환을 격파하는 이변을 일으킨 후 결승에서 이정훈을 만났다.

화려한 해병 컨트롤과 날카로운 초반 타이밍 러시를 주로 사용하는 이정훈. 그의 스타일리시함에 임재덕이 무너질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임재덕의 경험과 관록은 이정훈의 패기보다 한 수 위였고, 결국 오픈시즌 2는 임재덕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 2010 소니 에릭슨 Open Season 3: '자살토스' 장민철, '프통령'으로 다시 태어나다.

▲ 자신감 하나로 리그를 정복한 'MC' 장민철.


2010년 기사도 연승전에 익명의 전 프로게이머로 출전한 선수가 있었다. 익명으로 출전한 선수인데 게임 아이디가 선수의 본명. 웃지 못할 사건의 주인공은 MBC 게임 출신의 프로토스 장민철. 지금이야 '프통령'으로 불리는 장민철이지만 오픈시즌 1에서는 64강에서 'Polt' 최성훈에게, 오픈시즌 2에서는 32강에서 우승자 임재덕을 만나 탈락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오픈시즌3에서 그의 진면목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16강에서 또 한명의 전설인 박성준을 꺾고 8강에서 전 시즌 준우승자인 이정훈을, 4강에서 스웨덴 출신의 'Jinro' 조나단 웰시를 격파하며 결승에서 TSL의 박서용을 만났다.

오픈시즌 3에서 테란 종족을 플레이했던 박서용은 경기 초반 건설 로봇과 해병을 동반하여 승부를 보는 이른바 '치즈러시'로 전 시즌 우승자인 임재덕, 프로토스 강자였던 안홍욱 등을 격파하며 결승에 진출해 장민철과 대결을 벌였다. 장민철은 결승에 앞서 벌어진 미디어데이에서 박서용을 상대로 '치즈러시를 쓸 테면 써 봐라'고 이야기 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고, 결국 결승에서도 박서용을 4대 1로 격파하며 마지막 오픈시즌의 우승자 자리에 올랐다.


■ 2011 소니 에릭슨 GSL January: 정종현, '정종왕조실록' 첫 장을 기록하다.

▲ '정종왕조실록'이 시작되던 날.


세 번에 걸친 오픈시즌을 마치고 2011년 정규시즌에 돌입한 GSL, 첫 정규시즌은 또 하나의 전설을 만들어내었다. 한 번 우승하기도 힘든 GSL에서 네 번이나 우승한 '정종왕' 정종현이 그 주인공.

정종현은 8강에서 서기수를, 4강에서 같은 팀의 임재덕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정종현과 만난 선수는 오픈시즌 2에 이어 다시 한 번 우승자 자리에 도전하는 프라임의 이정훈이었다. 이정훈은 8강에 이윤열, 4강에서 'Jinro'를 격파하며 두 번째 결승전에 올라 정종현과 대결을 준비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종현의 4대 0 승리. 치열한 접전이 될 거라는 추측과는 달리 동족전임에도 불구하고 정종현이 이정훈을 상대로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결승전을 승리로 이끌며 자신의 커리어에 첫 우승을 새겨넣었다. 반면, 이정훈은 오픈시즌 2 준우승에 이어 두 번째 결승전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2'라는 숫자와의 악연 아닌 악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 2011 인텔 GSL Mar.: '프통령' 장민철, '투신' 박성준 꺾고 프로토스 최강자에 올라.

▲ 장민철은 2회 우승으로 실력을 입증하였다.


3월에 시작된 두 번째 정규시즌, 2011 GSL Mar. 결승에 오른 선수는 oGs의 '프통령' 장민철과 스타테일의 '투신' 박성준이었다. 임요환, 이윤열과 함께 새로운 무대에 도전한 박성준은 앞의 두 선수보다는 늦게 스타2에 대한 두각을 드러냈지만 32강에서 전 시즌 우승자 정종현을, 8강에서 이윤열을 잡아내며 결승 무대에 올랐다.

오픈시즌 3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첫 정규시즌 16강 탈락 기록을 남긴 장민철 역시 프로토스 최강자의 위치에 오르기 위해 다시 한 번 자신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있었다. 장민철은 변현우, 안홍욱, 강초원을 차례로 격파하며 결승에 진출, 투신과의 일전을 준비했다.

그 어느 결승 진출자보다 우승이 절실했던 두 선수, 대전에서 벌어진 결승에서 장민철은 박성준을 상대로 4대 1 승리를 거두며 두 번째 정규시즌에서 자신의 두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전무후무한 프로토스 출신 2회 우승자의 자리에 올랐다.


■ 2011 GSL 월드 챔피언십: 정종현, 이정훈을 두 번 무너뜨리며 다시 한 번 우승!



8명의 한국 선수와 8명의 외국 선수가 만난 2011 월드 챔피언십. 'Dimaga' Dmytro Filipchuk, 'mOOnGLaDe' Andrew Pender등 해외 선수들이 참여한 대회였지만 임재덕이 'Dimaga'에게 패배한 것 이외에는 큰 이변 없이 한국 선수들이 강세를 보였다.

그리고 결승에서 만난 선수는 IM 정종현과 프라임 이정훈. 정종현은 8강에서 박성준, 4강에서 강초원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고 이정훈도 8강에서 'TT1' Payam Toghyan을, 4강에서 전 시즌 우승자인 장민철을 꺾으며 첫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고 있었다. 특히 정종현에게 패해 우승이 좌절된 이정훈은 지난 결승전에서의 아쉬움을 풀기 위해 더욱 절치부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GSL 사상 처음으로 야외에서 치러진 결승에서 다시 한 번 정종현이 이정훈을 4대 2로 꺾으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이정훈은 결승전에서만 정종현에게 두 번째 패배하며 다시 한 번 준우승에 머무르며 '2'와의 악연을 계속 이어갔다.


■ 2011 LG 시네마 3D GSL May: 정종현이 하면 나도 한다! 임재덕, 2회 우승 달성.

▲ 저그 임재덕(좌)와 프로토스 송준혁(우)


이정훈의 해병, 김영진의 밴시, 최성훈의 불곰, 문성원의 의료선 같이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대변하는 유닛을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그러나 정말 특이한 유닛으로 자신을 대표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2011 GSL May 당시 oGs 소속 프로토스 플레이어인 'InCa' 송준혁. 그를 대표하는 유닛은 암흑기사였다.

신상호와 이윤열을 격파하며 oGs 소속 선수로는 두 번째 결승에 진출한 송준혁은 결승상대는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임재덕이었다. 임재덕은 4강에서 FXOpen의 테란 김승철을 상대로 거의 질 뻔한 경기를 뒤집고 승리를 차지한 엄청난 경기력을 보이며 결승에 진출, 두 선수의 결승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르러 있었다.

2011 Mar. 대전 결승에 이어 대구에서 벌어진 결승전. 예상과는 달리 4대 0이라는 일방적인 스코어로 결승은 마무리되었다. 송준혁의 스타일리시한 경기 운영이 결국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말았다. 네 경기 모두 예측 가능한 체제를 선택한 것이 화근이 되었고, 임재덕은 네 경기 모두 상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후 대처에 성공하며 오픈시즌 2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였다.


■ 2011 LG 시네마 3D 슈퍼 토너먼트: 첫 결승 진출자간의 대결, '불곰' 최성훈 첫 우승자 자리에 오르다.

▲ 함께 포즈를 취한 문성원(좌)와 최성훈(우)


'계급 떼고 한 판 붙자!'는 모토로 벌어진 2011 슈퍼 토너먼트. 당시 상위리그인 Code S와 Code A 선수들이 64강부터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자를 가리는 대회였고, 대회 컨셉만큼이나 Code A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Code S 선수들을 맞아 계속된 선전을 보였다.

지금이야 Code S 우승자라도 다음 시즌 32강에서 부진하면 바로 Code A로 미끄러지지만, 당시 GSL은 Code S에서 Code A로 떨어질 일이 거의 없었고, 반대로 Code A에서 Code S로 올라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구조였기에 경기마다 예상치 못한 결과와 함께 그간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무대였다.

결승 역시 IM과 oGs 등 강팀 선수들이 독식하던 이전 대회들과 달리 워크래프트3 선수 출신으로 프라임에 소속이던 테란 최성훈과 신생 팀인 슬레이어스 테란 문성원이 결승에 진출했다. 불곰과 의료선으로 자신을 대표하던 두 선수들의 결승 대결에서 매 번 역전승을 일궈내던 문성원이 우승할 것이라는 대다수의 예측과는 다르게 최성훈이 4대 0으로 승리하며 프라임 출신으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문성원은 예상과 다르게 준우승에 머물며 아쉬움을 달랬지만 이날의 경험을 밑바탕으로 삼아 훗날 더 큰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 2011 펩시 GSL July: IM, GSL 첫 팀킬 결승 성사시키다.

▲ 임재덕,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던 순간.


e스포츠에서 유래된 많은 단어 중 '팀킬'이라는 단어가 있다. 개인 리그에서 같은 팀 선수를 상대로 경기를 벌이는 것을 지칭하는 말인데, GSL 결승에서는 두 번밖에 성사되지 않았다. 그 중 한 번이 2011 GSL July에서 성사된 IM의 임재덕과 황강호 두 저그 듀오의 결승이었다.

두 IM 저그의 시즌 행보는 그야말로 '공포스러운' 정도. 임재덕은 단 한 세트도 패배하지 않고 결승에 진출했고, 상대인 황강호 역시 세 세트만을 내주고 결승에 올랐을 정도였기에 두 선수의 경기는 같은 팀 선수의 동족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대를 모았다.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결승은 임재덕의 4대 0 승리로 마무리되었고 임재덕은 시즌 전승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또한, 일방적인 스코어와는 달리 매 세트마다 다른 전개와 함께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선사하였고, IM은 이번 시즌을 통해 최강팀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 2011 펩시 GSL Aug: IM 대 oGs의 두 번째 결승, 그러나 정종현의 벽은 높았다.

▲ 정종현 역시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GSL 결승에 소속 선수들을 진출시킨 팀은 많지만, 그 중 IM과 oGs만큼 많은 선수들을 결승에 올린 팀도 없을 것이다. 2011 GSL Aug. 시즌에서 IM은 또다시 정종현이 결승에 올랐고, oGs에서는 송준혁에 이어 테란 김정훈이 결승에 오르며 당시 최강이라 불리던 두 팀이 개인리그 결승에서 다시 한 번 격돌하게 되었다.

'맹덕어멈'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김정훈은 8강에서 MVP의 프로토스 정민수를, 4강에서 프라임의 최성훈을 꺾는 등 비교적 무난한 대진을 통해 결승에 오른 반면 정종현은 16강에서 전 시즌 우승자인 임재덕, 8강에서 캐나다 출신의 프로토스 'Huk' Chris Loranger, 준결승에서는 '투신' 박성준을 만나는 등 강적들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그래서일까, 2011 GSL Aug. 결승은 정종현이 4대 1로 승리를 거두며 자신의 세 번째 우승을 거두었다. 또한, IM은 정규시즌 GSL 스폰서십 대회에서만 네 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스타2 최강의 팀이라는 것을 증명했지만 oGs는 송준혁에 이어 김정훈이 IM선수에게 패배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 2011 소니 에릭슨 GSL Oct: 문성원, 만오천 관중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다.

▲ 애너하임에서 우승을 차지한 문성원.


매년 블리자드에서는 '블리즈컨(Blizz Con)'이라는 행사를 개최하고 자사의 새로운 신작 게임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진다. 2011년 블리즈컨 역시 스타2의 새로운 확장팩인 군단의 심장(Hearts of Swarm)을 발표했지만, 그보다 2011년 블리즈컨이 많은 e스포츠 팬들의 기억에 남는 이유는 바로 2011 GSL Oct. 결승이 블리즈컨에서 열렸기 때문일 것이다.

2011 GSL Oct. 준결승에서 문성원 대 안호진, 정종현 대 김동주의 대결이 성사되었다. 또다시 동족전 팀킬 결승이 나올 수 있는 상황, 그러나 문성원은 안호진을 정종현은 김동주를 각각 3대 1로 꺾고 결승에 진출하며 문성원 대 정종현의 결승 대진이 완성되었다.

블리즈컨 행사장에서 벌어진 결승전 현장이 공개되었을 때 모두가 놀랄만한 광경이 벌어졌다. 무려 만오천 명이 넘는 관중이 GSL 결승을 보기 위해 운집한 것. 엄청난 수의 관중 앞에서 벌어진 결승. 결승 경험, 그리고 지금까지의 전적으로는 정종현이 앞서는 상황이었지만, 두 선수 모두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경기를 벌인 끝에 문성원이 정종현을 4대 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1 GSL Oct. 에서 3회 우승자인 정종현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문성원은 GSL 결승 사상 처음으로 IM 선수를 꺾은 선수로도 기억되었다.


■ 2011 소니 에릭슨 GSL Nov.: 결승전 첫 진출자들간의 대결, NS호서 정지훈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다.

▲ 이동녕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정지훈


2011 GSL Oct. 까지 결승의 특징이라면 한 번을 제외하고는 오픈시즌 결승에 진출했던 선수들이 계속 결승전의 한쪽 무대를 장식했다는 것이다. 정종현, 임재덕, 장민철이 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한 대회는 최성훈과 문성원이 대결한 슈퍼토너먼트 단 한 번의 대회뿐이었다.

그러나 2011 GSL Nov.은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두 선수가 대결을 벌이는 무대가 되었다. 바로 NS호서의 테란 정지훈과 FXOpen의 저그 이동녕이 그 주인공이었다. 처음으로 32강과 16강 모두 조별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된 리그에서 16강을 통과한 두 선수 중 정지훈은 김상준과 김학수를, 이동녕은 한이석과 정종현을 잡아내며 결승에 올랐다.

처음으로 결승 무대에 오른 두 선수였기 때문일까? 2011 GSL Nov. 결승에서 두 선수는 긴장을 너무 한 나머지 평소 같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동녕이 정지훈의 운영에 말려들며 패배를 자초했고, 결국 정지훈이 세트스코어 4대 2로 우승을 차지하였다.


■ 2011 블리자드 컵: 2011년 최고의 선수는 문성원, 그러나 승자보다 더 큰 박수를 받은 패자 박수호.

▲ 대혈투 끝에 문성원이 2011년 최고의 스타2 선수 자리에 올랐다.


2011년의 마지막 대회로 열린 블리자드 컵. 블리자드 컵은 GSL 뿐만 아닌 IEM, MLG, IPL등 각종 해외대회 우승자들 10명이 모여 한 해 최고의 스타2 선수를 가리는 대회이다. 이 대회에는 GSL 포인트 상위 3명으로 정종현, 임재덕, 장민철이 진출하였으며 2011 MLG Providence 우승자인 이동녕과 준우승자 'Naniwa' Johan Lucchesi, IEM New York 우승자 박수호, DreamHack Winter 우승자 송현덕, IPL3 우승자인 'Stephano' Ilyes Satouri, 그리고 정종현 WCG와 블리자드 인비테이셔널 우승으로 GSL 포인트 4위와 5위를 차지한 문성원과 최성훈이 출전권을 얻어 블리자드 컵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회기간 중 탈락이 확정된 'Naniwa'의 6탐사정러시 같은 헤프닝도 있었지만 결국 MVP 박수호는 장민철을, 슬레이어스의 문성원은 정종현을 꺾고 결승에서 만났다. 두 선수 모두 팀 리그에서는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등 두각을 나타낸 선수이지만 개인리그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던 선수이기에 둘의 대결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

경기내용 역시 이전의 결승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다. 1세트부터 3세트까지는 문성원이 손쉽게 승리를 가져가며 블리자드 컵 역시 4대 0으로 끝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4세트에서 박수호가 반격에 나서더니 연달아 세 세트를 따내며 3대 3 동점을 만들었고, 사쿠라스 고원에서 벌어진 마지막 세트에서 2011년의 마지막 우승자가 가려지게 되었다.

[추석특집④] GSL, 그 3년간의 여정을 되돌아보다(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