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리빌딩을 잘했나? 윈터 시즌 전초전, WCG를 제압하라!

WCG 국가대표선발전 결승전이 10월 18일(금) 오후 6시 30분에 열린다. 결승전에서 맞붙을 팀은 롤드컵에 참가했던 팀도 아니고, 최근 리빌딩을 막 마친 상태의 삼성 갤럭시 블루와 CJ엔투스 블레이즈다.

CJ엔투스 블레이즈는 삼성 갤럭시 블루와 총 8번 맞대결을 가졌고, 7승을 가져갔다. 상대전적으로 놓고 보자면 CJ엔투스 블레이즈가 이번 WCG 결승에서 손쉬운 승리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양 팀은 아예 새로운 팀으로 변모했다.



사실상 WCG 대진이 공개된 후 삼성 갤럭시 블루가 결승에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까지 한국 리그에서 보여준 삼성 블루의 성적은 다소 초라한 편이었다. 게다가 직전 리그인 챔피언스 섬머 시즌에선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준 게 사실.

이번 WCG 엔트리가 공개됐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팀이 힘들때도 훌륭한 기량을 뽐낸 'easyhoon' 이지훈이 SK텔레콤 T1으로 옮기고, 정글러에서 서포터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다지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 'Sense' 이관형이 여전히 서포터였다.

새로 영입한 선수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 MiG 'wonsuk' 허원석 선수를 영입하긴 했지만,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저번 시즌 예비 멤버에서 주전으로 발탁된 정글러 'Spirit' 이다윤은 첫 챔피언스 데뷔전에서 너무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패배한 바 있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 갤럭시 블루는 WCG에서 리빌딩을 결과로 입증했다. 16강 조별리그에서 'Deft' 김혁규의 비밀병기 '루시안'은 상상 이상으로 강했고, 'Sense' 이관형과의 호흡도 돋보였다. 루시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본선 리그부터는 코르키, 이즈리얼 등의 여러 챔피언을 선보이며 전방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Pawn' 으로 아이디를 바꾼 허원석은 진짜 물건이었다. 아군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4강전에서 SK텔레콤 T1의 'Faker' 이상혁 선수를 압도했던 니달리와 피즈는 지켜보는 관객들을 경악시켰다.

'럼블 말고는 잘하는 챔피언이 없다'라고 평가되던 'Cheonju' 최천주는 쉔과 레넥톤을 어느새 자신의 수족처럼 잘 다루게 됐다. 원래 잘하던 럼블은 더 날카로워졌다.

KT롤스터 애로우, 불리츠, 삼성 갤럭시 오존, SK텔레콤 T1. 통산 승률 36%인 삼성 갤럭시 블루가 WCG에서 이긴 팀들이다. 지금 삼성 갤럭시 블루의 분위기는 최고다. 기세가 올라있고 자신감도 충만한 상태다. 게다가 비시즌에 더 강한팀인 그들은 CJ엔투스 블레이즈라고 해서 절대 주눅이 들진 않을 것이다.




CJ엔투스 블레이즈는 전통이 있는 팀이다. 바꿔 말하면 오래된 팀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오랜 시간 동안 강팀으로 군림해왔고, 절대자 포스를 내는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챔피언스 섬머 시즌 8강에서 KT롤스터 불리츠에게 패배하고, 롤드컵 국가대표 선발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같은 상대에게 또 당하며 '이제는 CJ엔투스 블레이즈의 시대는 끝났다'는 극단적인 말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CJ엔투스 블레이즈는 새로운 선수들의 영입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예전 제닉스 스톰 소속이었던 'Daydream' 강경민을 영입한 데 이어 'Emperor' 김진현, 'Baeme' 강양현을 데려왔다. 사실 결과는 불투명했다. 강경민은 제닉스 스톰 시절에 꽤 좋은 정글러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나머지 두 명은 이제 첫 프로로서의 데뷔전을 치르는 셈.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이 팀 역시 리빌딩 효과를 결과로 증명했다. 특히 제닉스 스톰에 있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Daydream' 강경민이 날개돋친 듯 날아다니고 있다. 그는 CJ엔투스의 'CloudTemplar' 이현우, 'Helios' 신동진과는 스타일이 다르다. 초반에 더 공격적이고 라인 개입을 즐기는 공격적인 정글러다.

후반을 지향하는 운영의 대가인 CJ엔투스 블레이즈지만, 최근 라인전을 이기는 쪽이 대부분 경기에서 승리하는 메타상 강경민의 라인 갱킹은 CJ엔투스 블레이즈의 주력 카드가 됐다. 지금의 CJ엔투스 블레이즈는 아예 다른 팀이라고 생각하고 상대해야 할 정도다.

'Emperor' 김진현의 활약도 눈부시다. 아마추어 시절 '토피'라는 아이디로 솔로 랭크 상위권에 항상 이름을 둔 선수라곤 실제 경기에서 얼마나 활약할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이번 WCG만 놓고 봤을 때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을 정도의 기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라인전 능력이 좋고, 특히 CS를 수급하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항상 상대방 원거리 딜러보다 CS를 많이 획득하며 후반 캐리의 초석을 다지곤 한다.


전통의 강호에서 이제는 새로운 변화를 꾀하는 CJ엔투스 블레이즈와 약체팀에서 강호들을 줄줄이 잡아내며 이제는 강자가 되고싶은 삼성 갤럭시 블루. 한쪽의 손을 압도적으로 들어줄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 양 팀의 기세는 최고조에 달해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