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하면서 잊혀있던 과거의 재미를 찾고 싶었다."

2번의 CBT기간 동안 유저들에게서 큰 관심을 끈 게임이 있다. 귀여운 도트 그래픽, 웅장하지는 않지만 익숙한 8비트 음악. 흔히 말하는 고전게임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지고 등장한 '크루세이더 퀘스트'다.

약 2주 전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의 순위는 구글 플레이 기준으로 매출 100위 권이었다. 그러나 1주일 만에 가파르게 상승하며 지금은 20위 권에서 머무르고 있다. 거대 플랫폼을 끼지 않고 있으면서, 매출 순위 20위권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동안 유저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증거다.

사실 지금의 모바일 게임 시장을 보면, 대부분 3D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음악도 웅장 혹은 화려함으로 치장되어 있다. 8비트와 도트를 선택했다는 것은 지금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다행스럽게도 지금 대부분 크루세이더 퀘스트를 즐기는 유저들은 오히려 도트와 8비트의 분위기를 반기고 있다.

▲ NHN ENT. 정중재 PM(좌) 로드컴플릿 배정현 대표(우)


크루세이더 퀘스트를 개발한 로드컴플릿은 설립한 지 5년이 된 회사다. '디스코 판다'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정신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도트와 8비트라는 음악. '도트 감성'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늘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다.

개발사의 마음이 간절한 것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도트와 8비트 음악으로 구성된 게임을 잘 찾아볼 수 없었던 것도, 유저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순항 중인 '크루세이더 퀘스트', 좀 더 유저들에게 보여주고픈 게 많다는 로드컴플릿 '배정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크루세이더 퀘스트 “'새롭다는 거, 어렵지만 도전해볼 가치는 있다."


Q. 로드컴플릿이라는 회사, 유저들에게 조금 생소할 수도 있다. 소개를 부탁한다

신생 기업은 아니다. 설립한 지 5년이 되었으니... 원래 기획자로 일했었고, 기획을 하다 보니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커져 옹기종기 사람을 모아 회사를 세웠다. 늘 유저들에게 새롭다는 감정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그 마음의 결과가 지금의 로드컴플릿이라는 회사로 드러났다.

처음 3년 동안은 게임을 만든다는 부분에서 필요한 촉?, 아니 감이라는 것을 전혀 못 잡고 헤맸다. 뭐.. 바다를 정화시키자! 라는 '블루 하트'라는 게임을 만들기도 했었다. 게임을 만들다 보니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돈이 전혀 안 되더라. 가난이라는 것이 족쇄가 될 수있다는 것도 이때 깨달았다.

그러던 중에 카카오 플랫폼이 나오면서 '디스코 판다'라는 게임을 런칭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이때 '골드러쉬' 라는 단어처럼 모바일 게임이라는 금광을 캐기위해 달려드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아무리 노다지라도 땅이 딱딱하면 삽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웃음). 삽이 튀어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게임의 전반적인 운영이나 마케팅, 그리고 게임이 가져야 할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Q.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흔히 말하는 슬로우 스타터다. 100위부터 지금의 20위까지. 롱런했던 게임들의 계단을 차근차근히 밟아 가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위치까지 되었는데, 소감이 어떤가?

하하, 느껴볼 시간이 전혀 없다. 너무 바쁘고, 유저들의 원하는 개발 사항을 검토하는 시간도 부족하다. 음..아무래도, 로드컴플릿에는 각자의 개성을 가진 개발자들이 너무 많고, 또 대부분이 20대인 만큼 젊다. 그래서 '새롭다'라는 가치를 모두들 한마음으로 느꼈기에 이런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새롭다'라는 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성공이냐 실패냐 라는 기로에서 도전하느냐 포기하느냐로 나아가는 것이다. 도전 정신과 젊음 만으로는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힘들지만, 우리가 만드는 게임이 다행스럽게도 방향성이 맞았기에, 유저들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Q. 주축 인원이 젊은 만큼 개발할 때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진짜 진~짜 힘들었다. 처음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고, 러닝 장르의 기본을 따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같은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를 만났다. 만났더니 웬걸, 똑같은 형태의 게임을 만들고 있더라. 그래서 지금 버전으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내부적으로 회의를 계속해서 한 결과, 러닝 형태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스테이지 방식을 도입했고, 오래 즐기면 즐길수록 캐릭터가 세지게 만드는 방향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을 더해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게 만들자로 선회했다.

크루세이더 퀘스트 세계의 주요 캐릭터인 '여신'도 이 때 나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신을 적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고, 덕분에 지금의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스토리 라인도 완성되었다.

Q. 8비트 음악과 도트 그래픽을 도입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나?

슬프게도 경제적인 비용 부분이 컸다. 처음 크루세이더 퀘스트를 기획했을 때에는 타 게임처럼 풀 3D로 만들려고 했었지만, 내부적으로 역량이 안 됐다. 그래서 도트로 가되, 2D에 애니메이션을 더하고, 텍스쳐를 입혀봤다. 그랬더니 굉장히 뭐랄까.. 타 게임과는 조금 많이 다른 느낌이 났다. 세련되어 보이면서도 투박하고 뭐 그런거 있지 않나, 묘한데 묘하지 않은 그런...

일단 이 방식을 사용하니, 하나하나 만드는데 너무 작업이 편해졌다. 예전에는 캐릭터 칼 휘두르는 모션 하나만 만드는데도 하루 종일 걸렸는데, 따로 만들고 합치면 완성되는 형태다 보니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거다.

음악도 8비트 곡만 연주되면 귀가 아프거나 시끄러울 수도 있다. 그래서 삐삐삐 하는 소리에 교향악 멜로디를 넣었다. 새롭다는 것과 예스럽다는 것은 모든 게임에 포함되어있는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결과가 이렇게 나왔던 것이고.




■ 콘텐츠와 자원 “'하향 평준화는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Q. 유저들이 칭찬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승급 시스템이다. 조금의 시간만 투자하고 게임콘텐츠를 즐기다 보면 특별한 과금을 하지 않고도 6성 영웅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떻게 이런 밸런스를 완성할 수 있었나?

밸런스를 짤 때, 가장 중심을 둔 것은 자원의 양과 쓰임새였다. 조금 부족한 자원이 있더라도, 지속적인 성장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훈련 시 필요한 빵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급하게 '빵 던전'을 기획했고, 도입시켰다. 다행스럽게도 유저들이 빵 던전을 반겨주고 있어서 다행이다.

'확률'성 게임은 무자비하다고 생각한다. 운이라는 게 잘되다가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유저가 느끼는 허망감은 아마 그 운이라는 확률에서 오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꽝'이 나오는 게 아니라,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면서 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보상을 얻는 형태로 만들고 싶었다.

6성만 만들면 또 게임이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까 싶어 '초월 강화', '무기 제련'을 더했다. 점점 더 강해지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볼수록 유저들의 애정이 늘어나리라 판단했다. 물론 푸거스가 돈을 많이 먹기는 하지만 말이다.

▲ 스킬 3개가 합치면..! 무려 약 3배의 대미지 업!


Q. 많은 영웅이 있지만 유저들은 항상 더 많은 콘텐츠를 원한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 등장하나?

'고급용사' 카테고리를 만들 예정이다. 지금 일반 영웅과 전설 영웅 간의 갭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 '고급 용사'가 어느정도는 전설 영웅의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직원들도 하드코어 유저들이다보니 게임을 많이 하고, 각종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면서 의견을 보고 있으며, 우리라고 게임의 모든 부분을 다 알 수 있는 건 아니기에 유저들의 의견에 더욱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

특히 실제로 기획했던 부분보다 '달타냥'의 경우 너무 강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심해서 한번 너프한 상황이지만 커뮤니티의 의견을 보고 차후 밸런싱을 조절할 의향이 생겼다. 영웅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리면서 말이다. 하향 평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림이 아니기에 많은 고민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영웅이 쓰임새가 좋은가? 에 대한 해답을 내고 싶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설 급만 모으면 게임이 끝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설은 주력형 스킬만 있기에 특정 상황에서는 약해지는 경우도 생긴다. 전설 하나 정도는 있으면 좋고, 그 외의 파티 구성에는 다른 영웅의 패시브와 스킬로 조화를 이루는 큰 틀을 그리고 있다.



힐러 부분은 조금 더 조정할 예정이고, 마법사는 유틸리티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한 유저가 사스콰치를 좋게 쓰는 법이라는 공략을 올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사스콰치의 스킬은 맞추기 어려운데, 블랙홀이라는 스킬을 조합해서 정확하게 대미지 딜링을 하더라. 유저들이 스스로 방법을 찾고 창발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아마 우리가 가야할 길이 이런 방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캐릭터 자체에 스킬이 있고, 또 특수한 다른 스킬도 있다. 거기다 여신 스킬에 패시브도 늘어나니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 때 드는 밸런스적인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감을 조금 잡기가 어렵다. 테스트를 많이 해도 버그성 플레이가 나오는 부분은 우리가 보완해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

지금 뽑기 시스템도 주어진 확률에서 완전한 랜덤이지만, 어느 정도 보장을 해주는 시스템을 더해 유저들이 자신이 쓴 만큼 충분한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조절할 예정이다.




■ 글로벌 서비스 “'한국과 해외서버, 따로 운영하지 않겠다."



Q. 많은 유저들의 의견 중에 최근 떠오르는 이슈가 있다. 바로 '글로벌 서비스'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일단 따로 운영할 일은 없다고 먼저 밝히고 싶다. 처음 만들 때부터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만들었고,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모두가 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유저들이 따로 운영한다는 부분에 큰 걱정을 안하셔도 될 것 같다.

유저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한국은 테스트고, 해외가 진짜야' 하는 부분인데, 글로벌 원빌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이상 한국 유저가 먼저 선점하고 있어 더 유리하면 유리했지 불리한 일은 없다. 같은 빌드 같은 서버로 운영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한다.

Q. 또 하나, 글로벌 서비스를 찾으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유저들이 소통의 창구가 없다는 불만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유저들의 커뮤니티와 페이스북은 꾸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불만이 있는데 보고 있는 지, 듣고 있는 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는 점도 잘 안다. 지금도 거의 모든 커뮤니티와 글들을 다 읽고 있다. 댓글까지도 세세하게 보고 내부에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공식 카페가 없어서 소통이 힘들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소통의 창구를 이용하게 만드는 점도 중요하지만 먼저 발 빠른 업데이트와 패치로 새로운 게임을 매번 보여주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기에,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유저들의 의견은 들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 유저들에게 대한 보답! “'빵집 딸 '쇼콜라'를 시작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



Q. 이벤트 캐릭터 쇼콜라가 3성이더라, 3성이면 한번 승급하면 끝나 유저들이 조금 싫어할 것 같은데?

쇼콜라는 크루세이더 퀘스트 세계에서 그저 빵을 굽는 딸내미에 불과하다. '빵 굽는 사람이 알고 보니 영웅이더라~(웃음).' 이런 내용은 세계관에도 맞지 않다. 우리가 페이스북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유저들에게 어떤 아이템을 주어야 할 지 고민하다가 빵이 아무래도 가장 이슈니까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도 유용히 사용할 수 있는 등급을 함께 고려한 결과 3성으로 결정이 났다.

쇼콜라는 독특한 스킬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스킬을 쓰면 하늘에서 빵이 떨어지는데, 바닥에 떨어진 빵을 용사가 먹고 체력을 회복한다. 물론 빵의 종류마다 버프효과도 있다. 독특한 콘셉트로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괜찮은 영웅? 이라고 보면 된다.

Q. 차후 업데이트 내용이 궁금하다.

'크리스마스' 을 기념해 던전을 하나 기획하고 있다. 이 던전을 통해 기간 한정 영웅을 얻을 수 있을 예정이다. 등장하는 아이들이 조금 어두운 기운을 머금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다. 스킬도 매커니즘을 더해서 적들이 스킬을 튕겨내거나 흡수하기도 한다. 이런 요소들이 들어갔을 때, 기존에 있던 영웅들과 어떤 시너지가 발휘될지 기대된다.

에픽 퀘스트의 경우 특정 영웅들을 가지고 있을 때만 등장하며, 이를 통해 다른 영웅을 얻을 수 있게 설계했다. 계속해서 에픽퀘스트 형태를 추가할 예정이고, 차후 어떤 영웅이 등장할지 모르지만 최소 한 달에 6종의 신규 영웅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참 새로운 에피소드도 추가할 예정이다. 겨울 여신이 등장하며, 스팀펑크 분위기로 만들었다. 아주 아주 이쁘다.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에피소드 별로 여신이 추가되고 몬스터 및 영웅이 더해지는 방식이니 만큼 계속 준비해야 한다. 아마 내년에는 4개정도의 에피소드가 나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좀 더 용사를 많이 만날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전설 영웅이나 고급 영웅의 스토리를 토대로 한 던전이 신규로 등장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달타냥의 배경이 침략 전투에서 적을 막아낸 영웅이라는 스토리인데, 이 스토리를 던전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다. 아참, 리얼 타임 PVP방식도 고려 중이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각오 한마디 부탁한다.

크루세이더 퀘스트를 통해서, 자동 사냥 방식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모바일 게임 기술은 한국이 조금 더 앞서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는 만큼, 한국에서 나온 게임이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다. 앞으로도 크루세이더 퀘스트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 이번에 추가된 쇼콜라! 3성이지만 5성급 위력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