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부터 6일까지 2일간 진행하는 'MAX Summit 2015 in Seoul 맥스 서밋(이하 맥스 서밋)'의 첫째 날 마지막 세션은 파티게임즈 이대형 대표와 넥슨 정상원 부사장, 그리고 사회자로 YJM엔터테인먼트 민용재 대표가 참가해 '모바일 게임시장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행사의 진행을 맡은 민용재 대표의 소개를 시작으로 이대형 대표, 정상원 부사장이 참여해 그간 그들이 걸어왔던,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모바일 시장에 대해 그들이 생각하는 바를 밝혔다.


그들이 밝히는 '모바일 게임시장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민용재 대표 :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서 이대형 대표님과 장성원 부사장님에 대한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정상원 부사장 : 제 소개를 따로 하기엔 다소 민망한 듯하네요. 우선 아시다시피 여러 게임을 개발해왔습니다. 96년부터 지금까지 약 20년 차 개발자네요. 게임 개발의 태동기를 옆에서부터 봐왔고 기회를 잘 활용해서 그 덕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대형 대표 : 2011년 창업한 파티게임즈의 대표입니다. 그전에는 회사 생활을 했고,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게임 양쪽을 접한 경험이 있어서 덕분에 모바일 게임 시장이 다가왔을 때 좀 더 빠르고 밀접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어려워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모멘텀(성장동력)을 찾아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 입장에서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민용재 대표 : 그럼 모바일 게임의 과거를 봐야 할 것 같은데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장한 게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5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이 지나간 세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대형 대표 : 어디서부터 얘길 해야 할까요. 사실 창업하기 전에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려고 창업하진 않았습니다. 웹을 기반으로 한 소셜 게임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모바일에 대해서는 지금의 VR을 보는 것처럼 언제 올지 모르는 시장으로 여겼습니다.

근데 그때 모바일 게임들이 천만 다운로드가 돌파하는 걸 보면서 '아이러브커피'를 개발했는데, 너무 늦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보면 늦은 것도 아니었죠. 제가 느끼는 과거는 항상 제 예상을 뛰어넘는 이벤트의 연속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 이대형 파티게임즈 대표

민용재 대표 : 정상원 부사장님은 어떠신가요? 온라인 게임의 태동과 부흥기를 겪으신 만큼, 모바일 게임을 보는 다른 시각을 갖고 계실 듯한데요.

정상원 부사장 : 제가 딱히 어떤 시각을 갖고 있거나 하진 않고요. 게임은 결국 흥행 사업이라 그때그때 다른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온라인 게임이었고 지금은 모바일인 거죠.

예전에는 온라인 게임을 개발할 때, 모바일 게임이 다가오고 있으면서도 모바일 게임이 성공하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 된 거죠. 모바일이냐 온라인이냐 보다도 유저들의 관심을 끌 다양한 게임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하나의 장르에 편중되는 현상은 좋지 않다고 보네요.


■ 콘텐츠가 아닌 플랫폼에 좌우되는 게임 시장

민용재 대표 : 현재 한국 모바일 시장은 정체됐다, 위기다 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정상원 부사장 : 과거의 게임 개발은 낭만이 있었습니다. 보도자료를 보낼 때도 다소 과장을 섞기도 했고, 그러한 홍보를 통해서 더 많은 유저들이 유입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구글 마켓 등을 보면 지표가 명확하게 드러나거든요. 지금은 잘되는 게임을 보고 벤치마킹해서 비슷한 게임을 얼마나 퀄리티 좋게, 싸게 만들 수 있나 하는 쪽에 집중된 것 같습니다. 창작성이 배제되고 빨리 만드는 것에만 집중하게 된 거죠.

과거와는 다르게 마케팅 등의 비용이 커진 만큼 사업적인 부분이 많이 간섭하게 된 건데, 이런 걸 극복하는 게 모바일 게임 최대의 화두라고 생각합니다.

▲ 정상원 넥슨 부사장

이대형 대표 : 전 콘텐츠보다 플랫폼 등에 대한 생각을 말하겠습니다. 게임을 영화에 비유하고자 하는데요. 영화 제작사를 게임 개발사, 유통사는 퍼블리셔라고 할 때, 카카오 같은 플랫폼을 극장에 비유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애플과 구글은 극장을 소유한 건물주랄까요?

이때, 과거에는 영화가 재밌으면 성공하고 배우도 스타가 되곤 했죠. 지금도 물론 영화의 내용은 중요하지만, 이제는 상영관의 수가 몇 개인가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즉, 더 많이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과거에 비해선 게임의 콘텐츠 외적인 부분의 요소가 커진 건 아닌가 싶습니다.

정상원 부사장 : 그래도 워낭소리 같은 영화가 성공했던 것처럼 마냥 우울하게 볼 수는 없는 거 같습니다. 여전히 희망을 갖고 해볼 만 하다고 봅니다.


민용재 대표 :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해 언급할 때 중국을 빼놓을 수 없죠. 과거와는 다르게 모바일에선 그들과도 치열하게 상대해야 하는데, 이 상황에 대해선 어떻게 여기시나요?

이대형 대표 : 중국의 게임 개발사는 정말 많다고 합니다. 이런 와중에 재밌고 좋은 콘텐츠를 가진 게임이 있다지만 양산되는 게임도 있어서 유저의 경험을 해치는 게임도 있을 텐데, 이럴 경우 게임 생태계를 흐트러뜨려 유저들이 모바일 게임 자체에 기대하지 않는 현상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정상원 부사장 : 해외 게임이냐를 떠나서 게임의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하는 건 게임사 전체로 봐도 안 좋습니다. 예전에는 게임이 성공하면 영업이득이 커서 여러 개가 실패해도 하나의 게임이 성공하면 된다고 여겼는데, 지금은 마케팅 등으로 인해 영업이득이 적어졌죠. 처음에는 마케팅도 도움이 됐겠지만, 이제는 너도나도 하는 만큼 마케팅의 도움은 크지 않고 마케팅에 쏟는만큼, 개발 쪽에 가야할 금액이 가지 않는 상황이죠.

한편, 과거부터 중국은 개발 노하우를 쌓고 있었습니다. 외주를 준다고 해도 가격이 저렴한 만큼 중국에 의뢰를 많이 했고, 덕분에 개발력을 쌓을 수 있었죠. 그러던 중 모바일 시장이 열렸고,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엄청나게 커졌죠. 냉정히 말해서 이제는 기술력만 봤을 땐 중국보다 좋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중국 역시도 서로 간에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죠. 보고 있자니 답답한 상황인 겁니다.


■ 게임의 핵심은 콘텐츠다! 개성 강한 게임을 만들어라

민용재 대표 : 90%의 절망적인 관측과 10%의 희망적인 관측에 대해 말하셨는데, 그래도 이 부분만큼 국내 개발사가 중국을 앞서간다 싶은게 있나요?

정상원 부사장 : 딱히 그렇게 나누진 않았고요. 중국의 경우 조직화된 만큼 게임을 개발하는 부분에서 비슷한 게임을 만들 때 고민 없이 빠르게 만드는 데 집중된 데에 반해서 국내 개발사는 여전히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을 볼 때 이런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요.

이렇게 꿋꿋하게 만들어진 게임들이 성공함으로써 다른 게임들도 발굴되고 하면서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어찌 됐든 항상 성공하던 개발사의 게임만 성공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민용재 대표 : 향후 3년 정도, 게임 산업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말씀 부탁합니다. 또한 그에 따른 대응법은 어떻게 될까요?

정상원 부사장 : 그거에 대해선 저도 잘 알진 못하고요. 대응책이라면 결과적으로 게임은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3년 동안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개발사가 있다면 자신들이 개발하는 콘텐츠가 유니크하고 확실한 강점이 있는지를 봐야 할 겁니다.

이대형 대표 : 저도 그걸 안다면 자리를 깔고 할 텐데 말이죠.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말하자면 역시 콘텐츠라고 봅니다. 게임이 가진 본질적인 재미가 가장 중요하겠죠. 이러한 것에는 다른 회사가 도전하지 않는 걸 도전하는 방법 또한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민용재 대표 : 끝으로 밤낮으로 게임을 만드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정상원 부사장 : 창작의 고통은 정말 힘들고 그걸 만드는 과정에서 괴로움도 있지만, 산통 끝에 아이를 낳는 기쁨이 있는 것처럼 고통을 넘어서 게임을 냈을 때의 보람은 말을 못합니다. 또한, 스타트업이 개발하는 게임이 국내 게임 시장에서 다양성을 담당하는 만큼, 어렵더라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이대형 대표 : 2011년 당시 '아이러브커피'를 만들고 퍼블리셔를 만나고 했을 때 누가 이런 게임을 하냐는 말들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카카오로 론칭했죠. 당시 론칭하기까지 힘든 일도 많았습니다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던 덕분에 지금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