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랗게 어렸던 10대 초반, 단골로 드나들던 비디오 가게에 새롭게 들어온 비디오들을 기다리는게 기자의 낙이었다. '에반게리온'을 처음 접한 것도 그렇게 한글 더빙판을 통해서였고, 수많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VTR로 돌려가며 몇 번 씩 보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신작 입고 칸에 있는 비디오 중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띄었다. 바로 유명 TRPG 셋인 '던전 앤 드래곤' 원작의, '던전 드래곤' 이었다. 그때까지 '던전 앤 드래곤 : 섀도우 오브 미스타라'를 미친듯이 즐기던 기자로서는 너무나 반갑고 신나는 만남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비디오 가게에 들어 온 '던전 드래곤' 영화의 첫 관객이 된 기자는 설레는 마음으로 VTR에 비디오를 집어 넣었다. 그리고 한 시간 반 뒤, TV 앞에는 무참히 동심이 부서진 한 소년만이 남아있었다.

게임 원작 영화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오래되었고, 훨씬 많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그만큼 성공한 작품들은 많지가 않다. 왜일까? 어마어마한 미스캐스팅이 문제였던 것도 있고, 독자적인 상상을 전개하다 너무 멀리 나가버린 것도 있고, 이유는 다양하다. '게임이슈 콕!' 이번 시간에는 그런 게임 영화 잔혹사에 한줄을 그었던 게임 원작 영화들 몇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그들이 왜 처참하게 망할 수 밖에 없었는지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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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엇나간 '장잉정신'이 만든 170억엔짜리 지뢰, '파이널판타지'


▲ 이 포스터를 보고 떨렸던 때가 있었지...

3D 기술의 태동기, 사람들은 이 새로운 그래픽 기술에 열광했다. 단순히 예쁘고 멋진 것 좋아하는 유저들만 그런게 아니라, 게임이나 영화 등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이들 입장에서도 3D는 새로운 마법의 기술 취급을 받았다. 영화 분야에서는 이미 '터미네이터2' 와 '쥬라기 공원' 등의 영화를 통해 3D를 비롯한 컴퓨터 그래픽 효과는 현실의 다양한 특수효과를 대체할 수 있는 궁극의 병기라는 것을 입증했다.

따지고 보면 제작자 입장에서 3D라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건 당연했다. 그전까지 기술적 한계로 인해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이 이제 충분한 시간과 자본만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해진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파이널판타지' 같은 풀 3D 영화의 등장은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문제는 아직 제작자들이 풀 3D 영화를 만들어 내는데 필요한 '충분한 시간과 자본'이 얼만큼인지 몰랐다는 것이 되겠다.

▲ 잘돼도 너무 잘됐던 '파이널판타지7'

'파이널판타지' 제작 당시, 제작사인 스퀘어는 플레이스테이션에서 거둔 '파이널판타지7'의 대성공을 기반으로 일본 최고의 RPG 게임 메이커가 되어 있었다. 또 3D 그래픽에 있어서도 그들은 '파이널판타지7'을 통해 3D 그래픽 분야를 선구적으로 개척해나간다는 이미지와 자부심이 있었다. 때문에 그들이 3D 그래픽을 활용해 100% 3D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했을 때,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기대가 넘쳐났다.

하지만 제작 단계에서부터 불안요소는 존재했다. 일단 감독을 맡은 인물이 실사영화 같은 영상물 감독 경력이 전무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대부 사카구치 히로노부였다. 여기에서 일단 스퀘어가 '영화' 보다는 '파이널판타지' 라는 부분에 더 집중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사카구치는 자신에게 익숙한, 게임을 만들던 방식대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프로젝트는 여기서부터 엇나가기 시작했다.

▲ 김흥국 아닙니다 사카구치 히로노부 입니다

사카구치 히로노부를 비롯한 제작진들은 영상의 구성이나 스토리 진행 같은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들 보다는, 마치 게임에 들어가는 컷씬을 만들듯 보다 디테일한 부분에 치중했다. 회고에 따르면 어떤 직원은 단순히 배경으로만 쓰이는 나무와 나뭇잎 만을 3개월 동안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존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에서 다뤄왔던 주제들을 따랐음에도 결정적으로 영화가 '재미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스토리 전달은 난해했고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도 모호했지만, 제작진은 영화를 명쾌하게 만드는 것 보다는 오직 시각효과에 대한 장인정신만을 추구했다. 이는 필연적으로 제작 시간과 제작 비용은 늘어나지만 정작 눈에 보일만큼 큰 작품성의 향상은 없는 결과로 드러났다.

▲ 제작비 170억엔 - 수익 50억엔 = 시원하게 망했다

결국 '파이널판타지'는 170억엔, 현재 우리돈으로 약 1,700억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이게 얼마나 터무니 없는 수치인가 하면, 개봉 당시 이 영화의 경쟁작으로 스퀘어를 완전히 떡실신시킨 유명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제작비가 19억엔이었다. 약 9배가 넘는 자본이 들어갔는데도 불구하고 '파이널판타지'가 벌어들인 극장 수익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1/6 수준이었다. 얼마나 처참한 수준인지는 더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 훌륭한 스승에게서 배운 것이 없다, 'DOA'


▲ 너! 이 형님이 영화 그렇게 만들면 된다고 했어?!

의외의 사실이지만, 격투 게임들은 상당히 많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얼핏 비교적 스토리의 비중도 적고, 오직 1대1 대결만 있는 게임이 영화가 될 만한 껀덕지가 뭐가 있나 싶은데, 아무래도 다양한 캐릭터와 제각각 돋보이는 개성이 캐릭터성이 중요한 영화에서는 큰 강점이었던 듯 하다.

격투 게임 원작의 영화 중에서 절대적으로 좋은 선례라고 할 수 있는 영화가 있는데, 바로 '모탈 컴뱃'이다. 막강한 잔혹성으로 유명한 원작 게임을 영화화 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캐릭터성과 적절한 액션, 원작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적절한 스토리로 성공적인 흥행을 거뒀다.

▲ 그래서 직접 헤이하치가 되어보았다

문제는 이런 훌륭한 스승, 선배를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모탈 컴뱃'을 제외한 격투게임 원작 영화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처절한 퀄리티를 자랑했다는 것이다. 현세대 격투 게임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와 '철권' 모두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그저 괴작 취급만 받을 뿐이다. 특히나 '철권' 영화에서 보여주는 미시마 헤이하치의 재현도(?)는 그야말로 놀라울 지경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났다면 모르겠으나, 격투게임 영화화 잔혹사에 화룡점정을 찍는 홍일점(?)이 있었으니, 바로 그 유명한 '데드 오어 얼라이브(DOA)' 되시겠다. 일단 이 영화의 문제가 무엇인지는 포스터만 보아도 답이 나온다. 분명 여성 캐릭터가 잔뜩 등장하는 게임이고 그런 캐릭터 팬들의 요구치를 만족시키는게 최우선이다. 그런데 과연 영화 버전은 어땠는가.

▲ 내 뒷목을 사로잡았겠지...

충격적인 비주얼의 카스미에서 1차적으로 혼돈을 겪고, 그래도 같은 서양인이라서 비슷하게 보이는 티나, 크리스티 등에서 '그래도 얘네는 비슷하네'라며 위안을 받았다면, 그 다음 등장하는 충격과 공포의 아야네를 보고 할말을 잃게 된다. 비단 여성 캐릭터들 뿐만 아니라 남성 캐릭터들도 원작과 안드로메다 정도 거리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나은 것은 프로레슬러 케빈 내쉬가 분한 베스 정도랄까.

그렇다고 액션씬이나 스토리가 좀 나았다면 봐줄만 할텐데, 분명 여느 헐리우드 영화 못지 않은 자본이 투입된 영화임에도 어디선가 묻어나는 쌈마이+오리엔탈리즘은 지울 수가 없다. 이런 문제를 다 가지고 있었던 'DOA'는 원작 게 임 팬에게도, 헐리우드식 블록버스터를 원한 팬들에게도 어필하지 못했다. 이 영화의 처절한 실패로 인해 결국 격투게임 원작 영화에선 '모탈 컴뱃'이 절대 지존의 자리를 사수하게 되었다.

▲ 최소한 카스미는 인종은 같았잖아... 넌 뭐야...



■ 너무나 많은 재해석(?)이 망쳐버린 원작,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 포스터에서부터 느껴지는 불안한 기운

게이머 치고 '마리오'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이 이탈리아 출신 배관공은 사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캐릭터지만, 전세계에서 국적을 불문하고 사랑받는 캐릭터 중 하나다. 천대받던 뚫어뻥을 하나의 무기로서 끌어올린 마리오의 업적은 현대로 치자면 '고든 THE 빠루 프리맨'에 비견될 수 있겠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은, 이 게임이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는 것이다. 캐스팅도 '데니스 호퍼', '존 레귀자모'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투입됐다. 더구나 감독도 당시 주목받던 신예. 이 영화가 망한 정도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이 영화 이후로 몇몇 주연 배우들을 빼고는 더이상 헐리우드 영화계에서 볼 수 없었을 정도다.

▲ 나도 저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장 큰 문제는 제목과 캐릭터 이름, 복장을 빼고는 어디가 '마리오'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 물론 영화의 마리오도 수염 났고, 배불뚝이에, 배관공이긴한데... 그런 요소들을 똑같이 하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다른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루이지는 더 말할 것도 없이 그냥 훈남이 되어버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피치공주는 그냥 아줌마다.

▲ 살다살다 이제는 쿠파가 나보다 잘생겼다니

그리고 그중에서도 최고 절정은 쿠파인데, 살인미소로 헐리우드 대표 악역을 맡아왔던 연기파 배우 '데니스 호퍼'가 맡았다. 문제는, 특수분장이라고는 좀 뾰족한 헤어스타일이 다라는 것. 다시다시피 쿠파는 일단 사람이 아니다. 파충류다. 근데 영화에서 쿠파는 빛나는 태양 모습의 헤어스타일을 한 미중년이다. 분명 뭔가 잘못됐다. 그런데 그러면서 굼바나 요시는 쓸데없이 사실적이다. 징그러운 수준으로 말이다.

사실 게임 원작 영화들의 딜레마 중 하나는 영화의 주 수요층을 누구로 하느냐와 그에 어떻게 맞춰가느냐 라고 할 수 있다. 게임과 영화는 비슷하긴 해도 명확히 주 고객층에서 차이가 나고, 그만큼 원작 게임 팬을 타겟으로 하느냐 영화 팬들을 타겟으로 하느냐에 따라 제작 목표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굳이 따지자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영화 팬들을 노렸다고 할 수 있겠다.

▲ 요시 : 날... 죽...여...줘...

문제는 그게 그렇게 신통치 않았다는 것이고, 결국 게임 팬에게도, 영화 팬에게도 외면 받은 이 영화는 제작비 절반도 못건지고 망해버렸다. 뭐, 이 영화 최대의 의의라면 1990년대 미국 시장에서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드높았던 닌텐도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정도가 아닐까.



■ 우베 볼 전설의 시작, '하우스 오브 더 데드'


▲ 따봉의, 따봉을 위한, 따봉에 의한

처절히 망한 게임 영화들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을 하나 뽑으라면 단연 이 남자가 아닐까. 독일의 전설적인 영화 감독, 우베 볼 말이다. 아니 어쩌면 영화 감독보다는 프로 키보드 워리어, 아마추어 복서 정도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지만.

이 주옥같은 영화 감독은 게임 원작 영화들을 무수히 찍어내면서 그 악명을 알리기 시작했다. 피해자(?)만 해도 수두룩 하다. '어둠 속에 나 홀로', '던전 시즈', '포스탈', '블러드레인', '파 크라이'... 이 무수한 피해자들은 대체 뭘 믿고 이 작자에게 영화로 만들어 달라 맡겨졌는지 모르겠다.

▲ 포스터에 속지마라! 공명의 계략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는 우베 볼 최초의 게임 원작 영화,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가 아닐까 싶다. 과거 국내 유명 블로거가 리뷰를 쓰며 일약 유명세를 탄 이 영화가 가진 덕목은 바로 일관성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게 일관되게 이유가 없다. 여자들은 이유없이 옷을 벗고, 남자들은 이유없이 화를 낸다. 영화의 무대가 되는 이곳도 왜 가는지 알 수 없다.

▲ 아냐 겁먹지마 너네가 훨씬 쎄 진짜 쎄

연출도 이유가 없는 것 투성이다. '매트릭스' 본 분들이면 다 아는 그 360도 카메라 효과가 마구마구 남발되고, 분명 좀비 영화인데 와이어 액션이 넘쳐난다. 누가 보면 새로 나온 무협 영화 정도인줄 알 것만 같다. 이 영화의 괴이함은 한두가지가 아니라, 이정도는 애교로 느껴진다. 영화 틈틈히 삽입된 실제 게임 화면들은 대체 왜 들어갔는지, 왜이리 뜬금이 없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 이 영화의 백미는 역시 막판 무차별 액션씬. 날뛰는 좀비 속에서 무기를 들고 각성한 일행이 좀비들을 학살하기 시작하는데, 일단 앞서 말한 와이어 액션과 빙글빙글 도는 카메라 때문에 현기증이 먼저 난다. 심지어는 온갖 권법과 근접 격투술을 활용해 엄청난 전투를 펼치는데, 뭐하러 여태껏 겁먹고 다녔는지 알 수 없을 정도.

▲ 끼효오옷! 어딜 만져! 어딜 만지냐고!

결국 우베 볼 감독은 이 영화 이후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영화화 시리즈에서 쫓겨났으며, 2편부터는 다른 감독이 맡아 영화화를 진행했다. 물론 이후에도 우베 볼은 게임 원작 영화를 만들며 자기 영화를 욕하는 이들과 권투판을 벌이며 살아남았으니, 앞으로 아마추어 복서로서의 앞날은 창창할 것 같다.



■ 이제는 정말 워크래프트 뿐이야! - 앞으로 게임 영화의 길


▲ 언제봐도 아름다우십니다

사실, 게임 영화계에서도 성공적인 작품들이 정말 많다. 게임 영화로서는 드물게 2편까지 시리즈로 제작된 안젤리나 졸리, 아니 '툼레이더' 가 있고, 후속작들의 평은 별로였지만 1편 만큼은 굉장히 잘 만들어졌던 '레지던트 이블'이 있다. '사일런트 힐'의 경우는 원작의 캐릭터 중 하나인 '레드 피라미드', 일명 삼각두를 어레인지해 오히려 이쪽이 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는 사례를 낳기도 했다.

앞서 말했듯, 이미 원작이 있는 영화들의 경우 원작에 충실할 것인지, 혹은 새롭게 어레인지할 것인지 기로에 서게 된다. 보통 소설 같은 영화와 비슷한 구조의 서사를 띈 작품들은 대체로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지는 편이다. 대표적인 예로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같은 시리즈는 이미 원작의 팬이 대단히 많은데다 네임밸류가 크기에 원작에 충실하게, 정공법을 통해서도 명작이 될 수 있었다.

▲ 레골라스 : 게임계에도 님같은 분이 필요해요. 아라곤 : 아놔...

하지만, 게임은 영화화 하기에 그 서사의 길이도 다르고, 아직까지 다른 매체보다 덜 대중적인 편이다. 또 게임 역시 시각적 영상을 중심으로 하기에 원작 그대로 따라가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되는 것도 가급적 피하는게 좋다. 때문에 원작을 따라가기 곤란한 부분이 많아 똑같이 만들어지기 보다는 다른 시도들이 많이 가해지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새로운 시도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이런 '망작'들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 없다'며 새롭게 무엇을 만들어내는게 얼마나 힘든지 말하곤 하지만, 얼마나 어려운가를 따진다면 기존에 이미 있는 것을 '다르면서도 멋지게' 다시 만들어내는 일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런 어려움과 무수한 실패 속에서 돋보이는 성공 사례들은 그 때문에 더더욱 빛이 나는게 아닐까.

▲ 제발 너만은 성공해야 해

내년 초, 블리자드의 IP인 '워크래프트' 영화가 개봉한다. 던컨 존스가 감독을 맡고, 도미닉 쿠퍼와 토미 케벨 등 유명 배우들이 출동하는 이 영화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역대 게임 원작 영화 중 최대 프로젝트가 될 예정이다. 더군다나 던컨 존스, 도미닉 쿠퍼 등 영화의 메인 스텝들은 업계에서 유명한 블리자드 덕후이기도 하다.

십수 년 전만 해도, 소설 원작 영화들도 다양한 논란에 휩싸여 있었다. 특히나 SF나 판타지 등 대형 시리즈 영화들은 B급 영화로만 만들어지고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로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하지만 그전까지 20여년 간의 B급 영화 경력만을 가지고 있었던 헐리우드 신참 피터 잭슨이 '반지의 제왕' 영화 시리즈로 대형사고를 쳐버리면서, 동시기의 '해리포터'를 비롯, '헝거게임', '메이즈러너' 같은 다양한 소설들이 헐리우드에서 훌륭한 퀄리티의 블록버스터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 걱정마... 형만 믿어

기자가 '워크래프트' 영화에 거는 기대도 이와 같다. 레전더리 픽처스, ILM 등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튜디오, 업체가 참여하는 이 블록버스터 게임 영화가 큰 성공을 거둔다면, 앞으로의 게임 원작 영화들은 단순히 '이정도면 되겠지 뭐' 정도로 대충 만드는게 아니라 거대 자본과 전문가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최고급 콘텐츠가 될지도 모른다. 뭐, 그렇게까지 대박을 치지는 못하더라도 어떤가? 또다른 '하우스 오브 더 데드' 만 없으면 될 일. 더 많은 게임 영화가 만들어지는 미래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