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3일) 지스타 2015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는 지스타 행사의 일환으로 게임 업계 관계자들이 나서 다양한 관련 지식을 주고 받는 컨퍼런스 강연이 진행됐다.

그 일환으로 게임 개발사 매직큐브의 하상석 대표는 '인디 게임 오픈마켓 서바이버 가이드' 라는 이름으로 모바일 게임 오픈마켓에서 자신이 만든 게임을 출시하는 인디 개발자들을 위한 조언을 건넸다. 하상석 대표는 강연의 의도를 소개하며 "대부분의 게임 시장에서 오고 가는 이야기들, 마케팅 등의 방법론은 대부분 인디 개발자가 아닌 큰 게임 회사를 위한 이야기들이라 생각한다."라 운을 뗐다.

이어 "마치 한 가장이 그저 편의점을 운영하고자 할 뿐인데, 거대한 마트를 차리라고 하는 이야기와 같다. 그렇게 된 마트가 제대로 되기는 쉽지 않을거다. 보다 다른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시작한 사람들인데, 다른 게임을 만들고 있다면 판매 전략이나 방식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강연을 시작했다.

▲ 매직큐브 하상석 대표



※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강연 내용 전체를 가감없이 정리했습니다.


오픈마켓의 인디개발자는 가장 약한 존재다. 생존의 달인이라고 할 수 없는 이들이라, 몇가지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

게임이 성공하자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하나.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는 어떤 게임이든, 메이저든 인디든 가리지 않고 깔리는 전제 조건이다. 이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게임은 재미있게 잘 만들었는데, 이걸 어떻게 잘 팔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대부분의 인디 개발자들은 게임만 잘 만들면 끝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랄까. 마치 애 아빠들이 아기가 생겼을 때 이 애기가 태어나면 내 할일이 끝났다 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게임이 나왔으니 잘 될거야 라고 하는 것은 아이가 태어났으니 알아서 잘 크겠지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느정도 놀아주고, 키워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애를 잘 키우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하는가?

게임이 잘되기 위해선 시장에 대해서도 파악을 해야 한다. 판매 전략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작년에 이런저런 곳에서 게임 개발에 대해 몇가지 요구를 받은게 있었다. 저희가 제일 잘하는걸 하지 말고, 남들이 하는걸 하라고 요구했다. 사실 그렇게 틀린 요구도 아니었고, 많이들 하는 것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게 우리와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되다보니 게임 출시 이후 아주 약간의 차이로 매출이 급감해버렸다. 결국 그 전략의 차이가 컸던 것이다.


전략을 짜기 위해 중요한건 무엇인가? 바로 자신과 팀의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을 관우라 생각하지만 어쩌면 자신은 엄백호일 수도 있다. 중요한건 엄백호라고 해서 삼국통일을, 게임을 클리어할 수 없느냐, 난이도는 매우 높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자기한테 맞는 전략을 찾으면 살길이 보일 수 있다.

만약 내가 그래픽이 약하다 하면 그걸 보완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면 된다. 최근 그런 사례가 많다. 약점이 있다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내서 강화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게 미학이 아닐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여러 보스가 존재하는 게임에서 내가 클리어할 수 있는 지역을 선택하듯, 1단계 보스만을 클리어하더라도 그 소득과 성장치로 점점 더 큰 보스를 공략할 힘을 얻기 마련이다. 내가 우선 공략 가능한 시장이 어디인가를 꼭 분석해야 한다.

요즘 모바일은 무료 게임, 유료 게임으로 크게 구분지어 지는데, 그 중에서도 네트워크 방식의 게임들이 전체 매출 중에서 주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네트워크 무료 게임들은 거대 게임사들의 영역이다. 매우 많은 자원이 들고, 서버 등의 서비스 인원도 굉장히 많이 투입된다.


반면 비 네트워크 방식의 무료 게임들은 매우 빨리 소모된다. 그러나 '2048'을 만들었던 케찹이라는 한 게임사는 다른 게임사들과 달리 이런 무료 게임들을 주력으로 하면서도 오랫동안 살아남아 왔다. 과연 그 원동력은 뭘까. 바로 일주일 간격으로 계속해서 신작을 내놓은 것이다. 자기네 게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지 않도록 이 게임 다음은 저 게임, 이런식으로 이어지도록 내놓았다. 그러다 자기네 개발력 만으로도 부족하니 다른 게임들 끌어와 퍼블리싱으로 해결했다.

그렇게 케찹은 징검다리를 계속해서 놓아간 것이라 볼 수 있다. 하나만 빠져도 위험한 징검다리를 계속해 놓아가면서 성공해 나가고 있는데, 물론 그 돌의 높이가 점점 낮아지고는 있다. 어찌됐든 그만큼 쌓아둔 성과가, 게임이 많다는 것이다. 소비속도도 빠르고, 다운로드 속도도 빠르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성과를 거둬도 광고 매출로 벌어들인 소득은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또다른 유명 사례로 '길건너 친구들'이 있다. 하지만 이쪽은 정말 특이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무료 게임들을 출시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매우 힘들다. 대기업들은 게임을 출시할 때 엄청난 양의 마케팅을 쏟아 붓는다. 기본 3억 정도 된다. 인디 개발자들은 메이저 게임사들의 그런 물량 공세를 버틸 수가 없다. 무료 게임들은 여전히 많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길건너 친구들'이나 케찹 같은 사례는 마치 로또같은 거다. 매주 로또 당첨자들은 나오지만, 내 주변엔 없듯이, 정말 낮은 확률의 성공사례라고 생각한다.

무료 게임들은 만렙 던전이다. 하지만 유료 게임 시장은 비교적 중렙 던전이다. 인디 개발자들은 쪼렙에서 중렙 정도 될거다. 무료 게임 시장은 그만큼 클리어 했을 때 보상이 엄청 크겠지만, 아무나, 혼자서는 거의 클리어 할 수가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모바일 차트는 무료 게임, 유료 게임으로 구분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무료 게임 속에는 대기업이 많이 하는 네트워크 게임, 인디 개발자가 많이 하는 논 네트워크 게임이 모두 섞여있고, 자연스레 대기업의 무료 네트워크 게임이 막대한 물량 공세로 쉽게 우위에 서게 된다. 결코 인디 개발자에게 쉬운 조건이 아니다.

물론 그럼에도 그쪽을 돌파하는게 좋은 사람들도 있다. 무료 게임이 유료 게임보다 좋은 조건은 바로 개발 난이도라고 생각한다. 네트워크가 포함되면 훨씬 어려워지지만, 논 네트워크라면 낫다.


시장을 분석할 때 국가별 특성도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일단 미국 등 서양 시장과 아시아 시장은 그래픽에서부터 취향 차이가 확실하다. 뿐만 아니라 성공하는 비지니스 모델 자체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일본 시장은 뽑기가 매우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진행이 막힐 때 이를 뚫어주는 방식으로 매출을 유도한다. 우리나라는 실력과 성과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대로 미국 시장에서는 게임이 한 번 막히면 오히려 게임을 그만둬 버린다. 이렇게 다른 부분이 너무나 많다. 제 게임들도 각각 시장에서 따로 성공한 케이스는 많아도 동시에 모든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는 굉장히 드물다. 한국, 미국, 일본은 이렇게 핵심 키워드 들도 다르다.


기본적인 출시 관련 노하우들은 꼭 알고 있어야 한다. 어디에 홍보를 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들을 상대로 게임을 내밀 것인지, 내가 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 무엇이 있는지 말이다. 누군가는 게임이 있는지도 모르고, 리뷰가 나오는 것도, 마켓에 피처드 되는 사실도 모른다. 이런걸 놓치면 안된다. 대기업이 아니라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도움을 얻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게임에 맞는 전략을 써야 한다. 스텔론이 교복을 입는다던지, 간달프가 총을 쏜다던지 하는건 안되듯이, 이런 전략과 노하우를 익혀나갈수록 나와 내 게임에 맞는 장비가 되어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