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22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노보텔 앰배서더 2층 샴페인 홀에서는 게임 기업 창업자, 혹은 CxO레벨의 경영자들을 초청해 한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의 연결에 대해 논의하는 'MGF 아이콘스 서울 2016'이 열렸다.

22일로 2일 차에 접어든 'MGF 아이콘스 서울 2016'은 세미나와 라운딩 테이블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날 행사의 첫 강연은 워게이밍의 CSO(Chief Strategy Officer) 션 리가 맡았다. 그는 '글로벌 성공을 위해 한국의 벽을 어떻게 벗어날까?'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워게이밍 션 리(Sean Lea) CSO

사실, 그의 강연 제목을 보고 아리송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국내 기업들이 유독 글로벌 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쉽게 내고 있는 성격도 아니고, 글로벌 진출도 다소 소극적이라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성공한 케이스가 없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그가 말하고자 하는 '한국의 벽'이라는 단어가 다소 생소했다고 할까. 그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에 대해 언급했다.

"제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화를 할까요? 여러분도 약간 혼란스러우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제목 자체가 한국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글로벌 진출에 대한 기회가 꽤 많기 때문이죠."


그는 먼저 한국 시장의 특수성에 대해서 언급하며, '한국의 혁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은 인터넷망의 구축과 보급이 굉장히 빨랐다. 지금은 전체적으로 어디에서나 Wi-Fi를 사용할 수 있고,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도 많은데다가 인터넷 속도도 빠르다. 션 리 CSO는 한국은 빠르게 인터넷망을 구축하면서 게임 시장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포트리스'와 '리니지', 그리고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메이플스토리' 등의 예시를 들며 한국 시장에서 선구자적, 개척자 성격이 강한 게임들이 많다고 발표하며 한국 시장에서 상업적인 성공이 된 사례들을 발표했다.

상업적인 성공의 또 다른 케이스는 바로 'PC방'. 그는 해외에서는 '인터넷 카페'로 많이 불리는 PC방이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언급했다. 물리적인 독립 공간에서 비용을 내고 게임을 즐기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됐고, 한 달에 어느 정도 돈을 투자하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한 션 리는 'e스포츠'에 대해서 언급하며 한국에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트렌드와 한국의 '혁신'을 좀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모두가 e스포츠를 하고 싶다고 하지만, 한국은 이미 10년도 더 전에 e스포츠가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24시간 내내 e스포츠를 틀어주는 채널이 있을 정도죠. 한국에서 e스포츠는 '임요환' 같은 스타플레이어를 여럿 배출해냈고, 그들은 마치 연예인이 된 것처럼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런 트렌드에 따라서 삼성, SK와 같은 대기업들도 e스포츠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스폰서로 진출하기도 했죠.

한국의 혁신은 지금도 여러 곳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걸 이해한다면, 아마 한국에서도 여러분의 게임이 좋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션 리는 한국 시장은 많이 독특하다며, 일단은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시장이라도고 말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한국 게임 시장의 규모는 크다는 점을 독특한 점으로 꼽았다. 약 2천5백만 명의 게이머가 있고, 이 중 55%에 달하는 게이머들이 연간 평균 290달러 정도를 게임에 투자한다는 것. 규모로 따지면 약 4백만 달러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시장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것은 한국 시장이 또 그렇게 '엄청난' 규모는 아니라는 것이다. '작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큰 시장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한국 게임 시장은 성장률과 퍼포먼스가 영토나 인구에 비해서는 아주 높지만, 전체적인 규모로 봤을 때는 정말 큰 시장은 아니라는 뜻이다. 어떻게 보면 약간 거품이 끼었다는 느낌이다.

전 세계의 메신저 사용량 분포. 한국 지역은 '노랗다'

이어서 언급한 한국 시장의 특수성은 '편안함'과 '익숙함'으로도 설명할 수 있겠다. 그는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메신저'의 분포를 보여주며, 유독 한국 시장에서는 '카카오톡'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션 리는 이를 꽤나 날카롭게 지적했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에 편안해합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고 하지 않죠. 어느 나라마다 비슷하지만, 한국은 이런 특성이 상당히 강력한 편입니다. 이거는 그냥 특수성이자 개성이라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새로운 것을 알고, 받아들이려고 하는 노력할 때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집니다."

션 리 CSO는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하는 이유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세 가지 팁을 간략하게 전하면서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