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고객은 어떤 사람들일까?"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묻는다면, 그 대답은 각자의 가치관, 회사의 이념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혁신적인 시스템과 멋진 그림으로 꾸며진 게임을 만들지라도, 그 게임을 즐길 유저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하루가 멀게 쏟아져나오는 신작 게임들의 파도에 묻혀 유저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일본의 모바일 소셜게임 '포케코로'를 서비스하는 주식회사 코코네의 토미타 요스케는 세덱 강연을 통해 '포케코로'의 CX(Customer Experience, 고객 경험)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강연에서 코코네의 대표인 천양현 회장의 이야기를 인용했는데요. 모바일 소셜게임을 서비스하는 데 있어 그들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다하고 있는지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일본 여성들이 뽑은 귀여운 앱 No.1. '포케코로'는 어떤 게임?

주식회사 코코네가 서비스하는 포케코로는 지난 2011년 일본에서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약 700만 명의 여성들이 이용한 모바일 소셜게임입니다. 게임 속에서 유저는 자신 만의 작은 별에서 25,000종에 달하는 아이템으로 자신의 아바타를 꾸미고, 다양한 펫을 키울 수 있으며, 850종 이상의 레시피로 요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 내용 전달 및 편집의 용이성을 위해 강연자의 시점에서 서술합니다.



▲ 주식회사 코코네 '토미타 요스케'

어느날, 천양현 회장(전 한게임 재팬 대표이사 사장, 전 NHN 재팬 회장, 현 주식회사 코코네 대표 역임)님이 저를 불러 말씀하셨습니다.

"포케코로의 지난달 KPI(Key Performance Indicators, 핵심성과지표)를 말해봐라"

모바일 소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면, 당연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었기에, 저는 자신 있는 목소리로 포케코로의 지난달 MAU(한달 이용자 수)부터 ARPPU(지불 유저 별 결제 금액), 매상까지 지표 하나하나를 전부 말씀드렸습니다. 제 대답을 전부 들으신 회장님은 고개를 끄덕이시곤, 다시 물으셨습니다.

"그렇다면, 지난달에 포케코로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사랑해주신 고객은 누구인지, 그 고객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취미를 갖고 있는지는 알고 있나?"

세세한 수치까지 제대로 대답했다고 칭찬을 들을 줄 알았던 저는, 회장님의 두 번째 질문엔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포케코로를 플레이하는 유저 수만 수백만 명에 이르는데, 그 사람들이 과연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취미를 가졌는지까지는 도통 알 수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자, 회장님은 또다시 물으셨습니다.

"109(이치마루큐, 일본 백화점)는 알고 있겠지? 그곳의 점원이라면 가장 많이 찾아온 자신의 고객을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교차로에서도 자신의 고객을 알아보고, 인사를 건넬 수 있을 정도지."

▲ "정말로 고객을 생각한다면, 어떤 곳에서도 자신의 고객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다"

"자주 가는 미용실이나, 매일 찾는 단골가게의 경우에도 그렇지. 그만큼 자신의 가게를 애용해주는 고객이 있다면, 먼저 연락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고객을 돌볼 줄 알아야 한다."

회장님의 말을 듣고 저는, 과연 '포케코로의 고객은 어떤 사람들일까'라는 부분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오프라인이라면 얼굴을 직접 마주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소셜게임과 같은 온라인에서는 이러한 점이 의외로 어렵게 작용했죠. 그래서 저희는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하나씩 개선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메일로 대부분의 의사소통을 하는 소셜게임의 성격을 고려해서 고객의 요청이나 문의 메일이 오면 먼저 고객을 볼 수 있도록 유저의 아바타가 크게 보이도록 했습니다.

그다음에는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 모든 사원이 다 같이 하루에 두 번씩, 30분 동안 고객 대응에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회사의 대표만 고객을 생각하는 회사와 사원 전체가 고객을 생각하는 회사가 있다면, 당연히 후자 쪽이 더 강한 회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문의가 오면, 유저의 분신인 아바타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다

▲ 코코네는 하루에 두 번, 30분씩 모든 사원이 함께하는 고객 대응을 시작했다.

이후 포케코로를 새롭게 시작했다는 유저의 가벼운 글 하나하나에도 감사의 마음을 담은 답변을 드릴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게임 속 아바타의 의상에 문제가 있다면 직접 디자인하고, 개발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직접 해당 상황에 맞는 대답을 해줄 수 있는 등, 빠른 대처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외에도 회사의 엘리베이터와 계단에 고객의 의견들을 게시했으며, 포케코로를 잘 알고, 다른 유저를 도와주는 유저들에게 '서포터 마크'를 부여하고, 구글 메일과 페이스북을 통해 앙케이트를 실시하는 등, 유저의 궁금증과 문의를 더 잘 파악하고 빠르게 해결해줄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위와 같은 변화들을 전부 적용하고 난 이후, 저는 천양현 회장님이 물어봤던 질문에도 자신 있게 답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언젠가 다시 그때와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우리 게임을 가장 많이 사랑해주는 고객은 바로 이러한 분들입니다!"라고 말이죠.

▲ 고객 경험을 파악하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게임을 애용하는 고객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