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도쿄게임쇼(이하 TGS)는 매년 그럴듯한 캐치프레이즈와 이미지를 공개하는 것이 관례행사처럼 되었습니다. 그래서 메인 일러스트와 참신한 슬로건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고나 할까요? 매년 허투루 슬로건을 정했던 적도 없었고, 현재 상황을 반영했기에 슬로건의 의미가 더 각별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의 "Press Start to Play the Future"라는 슬로건은 한층 더 의미심장하게 느껴집니다.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PS4 Pro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고, PS VR 또한 10월에 출시가 예정되어 있으니 말이죠. 소프트웨어 면에서는 스퀘어에닉스가 몇 년간 힘을 쏟아부었다는 '파이널판타지15'와 PS VR에 대응하는 각종 게임까지 볼 수 있을 예정입니다.

'시작 버튼을 누른다'는 이번 슬로건처럼, 올해는 정말로 무언가의 시작이 될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공개했던 것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조만간 바로 앞에서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니 말이죠. 과연 올해 TGS에서 주목할 만한 것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번 TGS에서 주목할 만한 게임과 주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지갑 열어! PS4 PRO랑 PS VR이 곧 간다! - 소니의 큰 그림


E3에서 다수의 신작을 공개하며 최종 승리자로 군림한 소니는 이번 TGS2016에서도 유사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PS4와 Vita, VR까지 합치면 자사의 기기에서 시연 가능한 게임만 33개에 이르니 말입니다. 이미 출시되었거나 이전의 게임쇼에서 시연했던 게임들이 많기는 하지만 개수 만큼은 TGS 행사장 내에서도 최다입니다.

마침 PS VR의 출시를 1개월 정도 남겨둔 시점이기에 본격적인 시연 버전을 체험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바이오 하자드7, 파포인트 같은 타이틀과 하츠네 미쿠, 아이돌마스터, 배트맨 아캄 VR과 같은 팬심 자극용 타이틀까지 총 9종을 시연해볼 수 있습니다.

▲ 조만간... 곧!

VR 외에 주목할 만한 타이틀도 잔뜩 준비되어 있습니다. 바이오 하자드7, 인왕, 파이널판타지15의 시연대가 마련되었 거든요. 조만간 PS4로 출시될 기대작들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단원을 맞이하는 '용과 같이6: 생명의 시'는 주목할만한 작품이죠.

시리즈 특유의 매력적인 인물들과 묵직한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물론이고, 즐길 수 있는 미니 게임이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독수리 타법으로 모니터 안의 그녀들과 라이브 채팅을 할 수도 있고, 게임 센터를 방문하면 '버추어 파이터5'를 미니 게임으로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2인 대전까지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니, 하라는 일은 안 하고 게임 내에서 대전 격투 게임을 즐기기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인의 기대작인 '파이널 판타지15' 역시 다시 한 번 TGS에 등장합니다. 본래 9월 30일이었던 발매가 11월 29일로 연기되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자그마치 3년 연속 TGS에서 자리를 마련한 셈인데, 정보 자체도 E3나 게임스컴을 거치며 생각보다 많은 정보들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유저들이 갖는 기대감은 높은 편입니다.

이번 TGS에서는 본편인 FF15는 물론이고 VR 버전까지 모두 시연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내용 자체는 이전에 공개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리가 마련된다는 것만으로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는 충분할 겁니다. 발매를 2달여 남겨둔 시점에서의 시연. FF15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공개될지 기대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듯합니다.




여기선 소수 취향이 아니야? - 팬心을 자극하는 게임들

애니메이션, 만화의 나라인 만큼 특유의 팬심을 자극할만한 게임들도 다수 준비되어 있습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원작으로 둔 게임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고, 다른 게임과의 콜라보나 IP 활용을 보여주는 게임 부스도 유저들의 가슴을 뛰게 합니다.

코에이 부스에서는 거대한 검, 피와 살육이 난무하는 판타지 만화 '베르세르크'를 원작으로 둔 게임. '베르세르크 무쌍'에 대한 정보와 트레일러 등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가장 흉악한 무쌍'이라는 말마따나, 피와 금속이 난무하는 성인 취향의 무쌍 시리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쌍이라는 정체성과 원작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유저라면, 기대감을 나타낼 만할 겁니다.


리얼 계통 로봇 만화하면 딱 떠오르는 그 작품! '건담'이 등장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SD 건담 G제네레이션'의 최신작 'SD 건담 G제네레이션 제네시스'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다이 남코에서 4년 만에 내놓는 후속작이자, 건담 3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최초의 '기동전사 건담'부터 요즘 방영 중인 '썬더볼트'까지 등장할 예정이니 그야말로 건담 총집합이라 부르기 충분하겠죠?


두터운 팬심을 가지고 있는 'FATE' 시리즈의 외전 작도 준비 중입니다. 무쌍류 액션 게임으로 다시 태어난 'FATE / EXTELLA'는 몇몇 유저층에게는 어필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잔뜩 들어있습니다. 설정 자체는 페러렐 월드지만 원작자인 나스 키노코가 메인 시나리오를 맡았으니 외전이라고 하더라도 이야기 구조는 기대해볼 만합니다. 게다가 한국어화가 확정 난 상태인지라, 게임이 어떤 모습일지 확인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작, '드래곤볼' IP를 활용한 액션 게임, '드래곤볼 제노버스2'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역사를 바꾸려는 악역들과 맞서 싸우며 원작 드래곤볼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복기해가는 것이 매력적인 시리즈였죠. 이번 후속작에서는 새로운 TV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과 전작에서 등장하지 못한 캐릭터들이 추가되고, 맵을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있는 등 전작보다 큰 볼륨을 갖췄습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성장하는 분야 - 일본의 모바일 게임들

대부분의 게임쇼가 그렇듯 주목받는 작품 대다수는 PC 또는 콘솔 플랫폼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는 다름 아닌 '모바일' 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출시 이후 기기의 성능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고, 이제는 그래픽 면에서도 뛰어난 발전을 이루기도 했고 말이죠. 시장의 규모도, 매출액도 나날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 쪽은 중소형 개발사 또는 퍼블리셔는 물론, 대형 퍼블리셔까지 모바일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소니 히라이 가즈오 사장의 '모바일 게임은 우리가 공격적으로 나아가야 할 부분'이라는 발언과 미야모토 시게루의 마리오 iOS 출시 공개까지. 기존에 콘솔 플랫폼을 보유한 업체들마저도 점차 모바일 시장에 힘을 쏟으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 솔직히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TGS에서도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모바일 게임을 가지고 참가하는 업체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그것도 신작이든 출시작이든 가릴 것 없이 들고 와서 말이죠. 코에이는 20개의 라인 업 중 8개의 게임이 모바일 플랫폼이며, 스퀘어에닉스는 20개 중 5개가 모바일로 출시되었거나, 출시를 기다리는 게임입니다.

특히, 다수의 IP를 가지고 있는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는 대부분이 모바일 게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미 출시된 게임과 자사가 보유한 만화 / 애니메이션의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들이 대부분입니다만, 숫자만큼은 어지간한 중소 개발사 3~4곳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 반다이 남코는 대부분이 모바일 게임

게임 장르도 회사에 따라서 세분화되는 모습입니다. '아바벨 온라인', '토람 온라인' 등을 출시한 아소비모는 신작인 '게이트 오브 리벨리온', 세븐 스워드 세컨드' 같이 MMORPG 기반의 모바일 게임들을 준비 중입니다. 만화 원작인 'BTOOOM!'도 공개할 예정이지만, 기본적은 틀은 멀티플레이 액션에 가깝습니다.

모바일 디바이스를 장착하는 형태의 VR 기기 전용 게임들도 시연할 수 있습니다. 피규어 제작 및 퍼블리셔 회사인 메가하우스 부스에서는 'BotsNew'라는 전용기기를 활용하여 모바일 VR용 게임들을 시연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 전용 컨트롤러까지 있는 기기. 뭔가 조금 기묘하긴 하지만서도...

작년만큼이나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한 이번 TGS는 자신들의 거창한 슬로건처럼 '미래를 여는 시작 버튼'이 될 수 있을까요?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은 15일부터 18일까지 도쿄 마쿠하리멧세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