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게임즈 오버히트 스튜디오의 유형석 게임디자인팀장

게임 산업의 변화를 주제로 매년 정보를 공유해온 '2016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KGC2016)'가 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행사 2일 차를 맞이했다.

넷게임즈에서 HIT의 후속작을 만들기 위한 'OVERHIT Studio'에서 게임디자인팀장으로 재직 중인 유형석 팀장은 '게임기획자의 생각과 정리'라는 주제로 주니어 기획자를 위한 강연을 진행했다.

유형석 팀장은 초보 기획자가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을 '생각'과 '정리'라고 말하며, 기획에 있어 구체적인 방법론들을 들어가며 설명했다.



■ 기획자가 성장하기 위한 방법들

먼저, 강연자는 게임 기획이 타 직군보다 전문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입문이 쉬우므로 자신들이 잘 하는 것인지, 성장하고 있는 것인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게임 기획은 개발과 동시에 진행되므로, 변수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변수를 통제하는 것이 기획자의 역할이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모든 업무를 다 할 수 있는 만능형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 유형석 팀장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NO'라고 답변한다. 사람에게도 적성과 능력이 있으므로 모든 분야의 능력치를 키울 수는 없다. 회사마다 요구하는 능력이 다르기도 하고, 각 분야를 배우는 데에도 순서와 시간이 필요하니 말이다.


그는 초보 기획자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순서를 밟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초적인 기획 방법을 견고히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역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능력을 끌어올리지만, 보다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기획, 생각하는 방법'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생각하고 정리하는 기초를 마련해두면 어딜 가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인정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과 정리를 어우러지게 하는 것은 기획자의 역할이기도 하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기능적인 측면과 감성적인 측면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획이 가지는 본질이라고 말한다.




■ 생각하며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것들 - 목적, 레퍼런스 파악, 결론 도출

유형석 팀장은 생각하는 과정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목적'과 '레퍼런스 파악'이라고 운을 띄웠다. 모든 기획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냥'이라고 표현하는 기획은 없으며, 역기획서를 쓰더라도 모든 것에 목적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기획하라는 오더가 내려왔을 때는 '콘텐츠의 목적'을 반드시 확인해야 함을 강조했다.

설령 상급자가 '그렇게 만들고 싶으니까'라고 하더라도 이유에 대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목적이 너무 많은 경우에는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하고 일을 진행해야 한다. 두 목적이 충돌했을 때 어떤 것을 우선시할 지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목적 자체가 추상적이면 곤란하다는 지적도 남겼다. 추상적인 단어에 포함될 수 있는 의미가 너무 많다면 논리적인 내용 전개가 불가능해진다.


결국, 기획을 생각하면서 중요한 것은 장단점을 정하고 목적 간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다. 모든 게임엔 장단점이 존재하는데, 여기서 자신들의 게임이 '안고 가야 할 단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다른 이에게 자기 생각을 설명할 때도 장점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러한 단점을 안고 가야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장점이 있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목적을 파악했다면 이미 유저들이 접할 수 있는 '레퍼런스'를 찾는 단계로 넘어간다. 레퍼런스는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수준의 메이저한 게임으로 찾되, 자신들이 만드는 게임과 장르 또는 콘텐츠 등에서 유사성을 가진 게임일수록 좋다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결론을 도출함에 있어 '무엇을 왜 만드는지'에 대한 결론이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했다. 어떻게 만드느냐는 기획자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며, '무엇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좋은 효율을 낼 수 있음을 언급했다.




■ 정리에 중요한 것 - 흐름과 가독성

강연자는 생각하는 것과 이를 글로 표현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생각보다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기획서는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실제 작업을 하는 사람 한 명을 위해 작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맞는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레퍼런스에 대해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간단하게 적어도 괜찮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어떠한 레퍼런스이며, 자신이 원하는 것은 어떤 방식인지 세세하게 적을 필요가 있다. 자신의 정리가 잘 되었는지 확인하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회의에서 받는 질문의 수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는 팁도 남겼다.


상대를 이해하고 정리를 시작했다면, 흐름과 가독성을 신경 써야 한다. 목차를 적어 전개 방법을 고민하거나, 어려운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양질의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순서도를 사용하는 기획자도 있으나, '기획자가 작성한 순서도 그대로 구현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흐름과 가독성도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과 정리는 선천적으로 잘할 수 없는 요소들이다. 특히, 정리 단계는 경험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최대하 많은 사람을 만나고, 기획서를 보고 경험해야만 한다. 떄로는 생각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자신만의 역기획서를 작성하는 것도 훈련 과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 설명했다.


초보 기획자가 가져야 하는 '생각'과 '정리'에 대한 방법들을 설명한 뒤, 강연자는 기획에 있어 옳고 그름의 경계선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에도 마찬가지로 정답은 없다. 그러므로 항상 다른 이들과 소통하며 방법을 찾고 보완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과 정리가 '통하는 물건'인지, 지금의 나에게 불합리한 오더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이 성장하고 있는 것인지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이야기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방법들이 초보 기획자가 좋은 게임을 기획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언급하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