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특유의 잔혹함 탓에 비디오 게임 자율 심의 시스템 생성까지 이어지며 많은 학부모의 지탄을 받았던 모탈 컴뱃의 에드 분(Edward Boon, Ed Boon). 하지만 그간 꾸준히 훌륭한 작품으로 팬을 찾은 그의 업적이 첫 작품 이후 30년이 지난 2022년 인터랙티브 예술 과학 협회(Academy of Interactive Arts & Sciences , AIAS)를 통해 마침내 인정받았다.


AIAS는 현지 시각으로 28일, 2022년 AIAS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에드 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AIAS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권위를 지닌 게임 시상식 다이스 어워드(D.I.C.E. Awards)와 개발자 회의 다이스 서밋을 주최하는 비영리 단체다.

AIAS의 메건 스카비오 사장은 "핀볼 기계에 대한 초창기 작업물부터 모탈 컴뱃 프랜차이즈를 공동 제작한 기념비적인 업적에 이르기까지 에드가 게임 기술과 예술에 대한 헌신, 인내를 통해 팬과 게임 개발자 모두에게 놀라운 유산을 남겼다"라며 명예의 전당 입성 이유를 전했다.

또한, 그녀는 에드가 모탈 컴뱃을 개발하며 보여준 아이디어와 유머 감각, 집중력, 그리고 사람들을 한 팀으로 모으는 능력 등은 게임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에드 분은 윌리엄스 일렉트로닉스에 합류, 1987년부터 핀볼 기계 프로그래밍으로 업계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게임 업계에 알린 건 존 토비아스와 함께 개발한 격투 게임 모탈 컴뱃이었다.

1992년 출시된 모탈 컴뱃은 기존의 조이스틱 입력 방식과는 다른 격투 조작, 실사 촬영 후 후작업된 독특한 그래픽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페이털리티로 대표되는 잔혹한 연출은 게임 업계는 물론 사회적 현상으로도 확대됐다.

이러한 특유의 잔혹함은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의 부모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비디오게임의 폭력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기도 했고 이는 오늘날 북미의 게임물 심의 기구 오락 소프트웨어 등급 위원회(ESRB)로 까지 이어지게 됐다.

하지만 게임은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로 전개되었고 에드 분은 미드웨이에서 네더렐름 스튜디오로 회사가 바뀌는 과정에서도 꾸준히 시리즈를 이어왔다. 이에 모탈 컴뱃은 북미를 대표하는 격투 게임으로 성장했고 오늘날에도 여러 게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한편, 에드 분은 '겟 오버 히어(Get over here)'라는 명대사를 남긴 시리즈 대표 인물인 스콜피온의 클래식 시리즈 목소리 연기를 맡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AIAS는 1998년부터 명예의 전당에 오를 개발자들을 발표해왔다. 첫해에는 젤다, 동킹콩 등으로 유명한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가 지명됐으며 문명 시리즈의 시드 마이어,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사카구치 히로노부, 둠의 존 카맥, 심즈의 윌 라이트, 밸브의 게이브 뉴웰, 메탈 기어 솔리드 개발자인 코지마 히데오, 베데스다의 토드 하워드 등 유명 개발자들이 현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에드 분의 명예의 전당 헌액식은 오는 2월 24일 열리는 제 25회 다이스 어워드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