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폰 텔레비전 홀딩스(이하 닛폰 테레비)가 스튜디오지브리(이하 지브리)의 지분을 인수하고 자회사화한다.


닛폰 테레비와 지브리는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이번 지분 인수 건을 통과시켰다. 닛폰 테레비는 이번 지분 인수로 지브리의 의결권 42.3%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된다. 지브리는 깊은 논의 끝에 닛폰 테레비의 자회사가 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고 경영 지원을 위해 닛폰 테레비 측 임원이 지브리에 파견될 예정이다.

지브리는 이번 인수 결정에 관해 승계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스튜디오의 현재를 이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82세,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가 75세가 되며 승계 문제는 일찌감치 지브리의 핵심 문제로 거론됐다. 이에 하야오 감독의 장남인 미야자키 고로가 여러 차례 후계자로 지명됐지만, 고로 스스로 지브리를 혼자 짊어지는 것은 어렵고, 회사 미래 역시 다른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을 주장했다고 이번 인수 발표 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후 경영을 맡길 수 있는 다양한 후보를 물색했고 닛폰 테레비와의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고 덧붙였다.

닛폰 테레비의 스기야마 요시쿠니 사장은 지브리의 스즈키 프로듀서와 만난 자리에서 지브리가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폰 테레비는 1984년 미야자키 하야오가 연출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이듬해 처음 TV로 방영했고 이후로도 지브리의 작품을 계속 방송하고 있다. 또한, '마녀 배달부 키키'의 제작 자금을 지원하고 지브리 박물관 설립을 돕는 등 지브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한편 지브리는 최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바람이 분다' 이후 10년 만에 다시 감독을 맡은 장편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동명의 소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가진 주제와 함께 미야자키 감독의 경험과 체험, 삶과 죽음, 창조에 관한 이야기를 반자전적인 형태로 그려냈다. 또한, 수많은 지브리 작품을 통해 독특한 세계를 귀로 전한 음악가 히사이시 조가 참여했고 언네추럴의 'Lemon', 체인소맨의 'KICK BACK' 등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가수 요네즈 켄시가 주제곡을 맡기도 했다. 또한, 오는 10월 25일 국내 개봉이 확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