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3이 진행중인 부산 벡스코, 메인 홀인 1전시관에서 구름다리를 타고 길을 건너면 1전시관보단 조금 작지만, 내실 면에선 크게 밀리지 않는 2전시관이 나온다. 웹젠, 그라비티, 하이퍼그리프, 빅게임스튜디오까지. 이름값으론 어디서도 딱히 꿀리지 않는 부스들을 지나치면 가장 끝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부스가 있다. 이름하야 '뉴노멀 소프트'.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뉴노멀소프트'는 올해가 첫 출전이다. 생각해보면 이런 경우가 드물다. 첫 게임을 만드는 신생 게임사가 저 정도 규모의 부스를 마련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어떻게든 마케팅과 PR 경로를 뚫으면서 개발에 열중하고 있어야 할 지금이다. 1레벨에 전설의 검 들고 시작하는 플레이라 해야 할까. 호기심보단 의아함이 앞서 부스를 둘러봤다.

출품작인 '템페스트'는 앞서 말했다시피 이들의 첫 작품. 아는 이들만의 놀거리였던 '매직더개더링'과 '유희왕' 시절을 지나 '하스스톤'에 이르면서 인지도가 말 그대로 '떡상'한 장르. 최근은 다소 신작이 뜸하지만, 그래도 꽤 두터운 팬층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신작이 등장하는 CCG 장르의 게임이다. 확실한 건, '대세'라 할 수 있는 장르는 아니라는 것. 여간 자신감이 넘치지 않는 모습이라 생각하며 뉴노멀 소프트의 박장수 대표와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 스팀 상점 페이지의 '템페스트(TEMPEST: Tower of Probatio)'

가장 궁금했던 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왜 지스타에 출전했는가?'하는 것. 박장수 대표는 이 물음에 꽤 심플하게 대답했다.

"지스타를 최초 목표로 삼아서요"

그러니까 이런 거다. 개발 과정에서 출시라는 장기 목표를 두기 전, 최초 목표이자, 단기 목표가 지스타인 것. 그걸 진짜로 실행했다는게 놀랍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이 지스타 무대는 그들에게 출시 전 거치는 체크포인트에 가까운 느낌으로 보였다.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기에 충분히 가치있는 투자였다고 말하는 박장수 대표의 표정은 퍽 가벼워 보였다.

▲ 뉴노멀 소프트 박장수 대표

한가지 더 재미있는 부분은 '뉴노멀 소프트'의 부스 구조였다. 뉴노멀 소프트의 부스는 게임 시연이나 영상 상영이 주가 되는 일반적인 부스 디자인과는 달리, '유저 간 대결'을 주력 콘텐츠로 꾸며졌다. 줄을 서서 게임을 연습한 후, 메인 스테이지에서 두 명의 유저가 대결을 벌여 져도 경품을, 승리하면 더 많은 경품을 얻는 형태다.

노골적으로 e스포츠화를 추구하는듯한 모습에 어떻게 결정된 디자인이냐 묻자, 박장수 대표는 뉴노멀 소프트가 직접 생각해낸 부스 디자인이라 답했다. 유저 간 대결까지는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여기서는 그 유저 간 대결을 중계진이 실시간 중계까지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로게이머가 된 듯한 간접 경험이 참관객들에게는 꽤 신선한 경험으로 다가온 모양이었다. 현장에서 받은 피드백 중 많은 부분이 자신의 게임에 대한 중계를 듣는게 상당히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는 피드백이었다고 했다.

▲ 이렇게 게임을 연습한 다음

▲ 레드 부스와 블루 부스에 들어가 중계진의 중계 속에서 경품 쟁탈전을 벌인다

그렇게 부스를 다 둘러보고 나오는 길, 뉴노멀 소프트에서 꽤 흥미로운 선물을 하나 안겨주었다. 트럼프 카드로 플레이하는 보드게임판이라며 원통형 굿즈를 안겨 주었다. 나중에 숙소로 와 포장을 까보니 '쓰리 타워 홀덤'이라는 이름의 변형 텍사스 홀덤. 막 엄청 재미있고 신기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아이스크림 내기 할 때는 한 번 쯤 할만한 룰의 게임이었다.

▲ CCG 만들다 곁다리로 만든 트럼프 게임

▲ 대충 3연속 홀덤을 해서 3판중 더 많은 판을 이기는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