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벤은 매주 월요일 지난 한 주간의 온라인 게임 순위를 집계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 10월 첫째 주 인벤 온라인게임 전체 순위
(집계 기간: 2013년 9월 30일 ~ 2013년 10월 6일)


지난 주말, 하늘은 참 예뻤습니다. 빨갛게 석양이 물드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한 분들이 꽤나 계실 것 같네요. 그런데 한편으로 15년만에 찾아온다는 10월 태풍이 비 예보를 불러왔고,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지는 모습이 심상치 않기도 합니다.

이번 순위도 비슷합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전쟁처럼 치고받던 순위 변동이 급격히 가라앉았습니다. 평화로웠다는 말이 적절할 정도지요. 하지만 굵직한 역전의 기미 역시 감지되고 있습니다. 폭풍전야입니다. 거기에 다음 주 하루 간격으로 연달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아스타'와 '아크로드2'까지, 곧 있을 다음 전투에 대비해 잠시 정비하는 시간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언제나 하락은 안타깝고, 상승은 고무적입니다. 이번에 울고 웃은 게임들을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그 전에, 롤드컵 이야기는 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지요?


◎ 1위~15위 : 일단락된 점령전, 하지만 폭풍전야 같은 탐색전



■ 'e스포츠 종주국' 자존심, '리그오브레전드(LoL)'로 세웠다

지난 토요일, 세계 게이머들의 눈이 한 곳에 모였습니다. 현재 e스포츠 중 최대 규모 중 하나인 롤드컵(LoL 월드 챔피언십) 시즌3 결승전이 5일(현지시각 4일)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펼쳐진 것이지요.

한 해의 최강팀을 가리는 의미에 더해, 한국팀 SK텔레콤 T1과 중국팀 로얄 클럽이 맞붙은 매치업은 한중 LoL 유저들의 자존심까지 걸려 있었습니다. 팽팽한 승부가 될 것이란 예상을 보기 좋게 깬 SK텔레콤 T1은 3:0이라는 압도적 스코어로 우승을 차지, 상금 100만 불을 획득했습니다.

소환사 컵의 주인공이 결정되자마자 인터넷은 롤드컵 이야기로 들썩거렸습니다. 급기야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에서 검색어 1위부터 10위까지를 '올킬'해버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지요. 순위 역시 PC방 점유율 42.3%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타 게임과의 비교를 거부했습니다. 'LoL 천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것은 정말 누구도 모를 일입니다.


■ 7위와 11위 공방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픈 이후 거침없이 내달린 '에오스'는 8위 자리에 머물러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입니다. 결국 12위까지 아무런 변동이 없는, 유저 입장에서는 조금 심심한 상위권이 되었네요.

하지만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폭풍전야, 일촉즉발입니다. 지난 주에 '에오스'가 '블레이드앤소울(블소)'를 제치기에는 아직 벽이 좀 높다고 말한 바 있었지요. 그 사이가 초근접 수준으로 좁혀졌습니다. 혹시나 삐끗하면 다음 주에 바로 역전입니다. '에오스'가 힘을 더 끌어내 한 계단을 더 오를지, 아니면 여기까지일지 가장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디아블로3' 역시 확장팩 발표 이후 올랐던 접속률이 어느 정도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한편 꾸준한 업데이트와 운영으로 오래 사랑받고 있는 캐주얼 액션게임 '로스트사가'는 '테라'를 제치고 13위까지 오르면서 상위권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 16위~30위 : 저력을 발휘하거나, 잠시 재정비하거나



■ '스타크래프트2'와 '엘소드', "우리 아직 건재하다니까요!"

'스타크래프트2'가 두 계단 오른 17위를 기록했습니다.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는 모양새입니다. 그 패턴을 보면 재미있는 특징이 있는데요. 굵직한 e스포츠 대회의 상위 라운드로 올라갈수록 순위 역시 상승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등락폭이 크진 않지만 말이죠.

WCS 시즌3 조군샵 GSL 8강이 마무리되고, 4강 대진이 완성되었습니다. 조성주와 백동준, 김민철과 어윤수의 대결인데요. 디펜딩 챔피언 조성주와 '철벽' 김민철에 더해 '스타2'에서 처음 4강을 밟은 선수가 둘이나 있는 것이 새롭습니다. 최근 유명 선수들의 연이은 은퇴로 가슴 아팠던 팬들이 손에 땀을 쥐는 경기로 다시 환호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엘소드'의 3계단 상승도 눈에 띄네요. 참 오랫동안 성적을 유지하면서 중위권에 머물러 있는 터줏대감입니다. 유저 행사를 꾸준히 개최하는 한편 e스포츠 행사에도 활발히 참여하는 등 능동적인 홍보가 비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비록 내려가지만, 크게 아프진 않을 그들

한때 10위권까지 얼굴을 비치던 '모두의마블'이 세 단계 내려가면서 21위를 기록했습니다. 20위권 밖으로 내려가는 것은 참 오랜만이네요. 하지만 마블 열풍이 아직 사그러든 것만은 아닙니다. 그만큼 모바일로 많이 이동했다는 증거고, 모바일 버전 '모두의마블'은 아직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는 모습입니다.

'마구마구'가 모처럼 4계단 내려갔습니다. 지난 리뉴얼 업데이트 이후 폭풍 같은 진격으로 놀라운 상승세를 기록했는데요.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한 방에 몰린 이슈가 어느 정도 정리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리뉴얼 버전의 게임성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선에서 다시 꾸준함을 지킬 것으로 보입니다.



◎ 31위~50위 : 서유리 나가고, 서유리 들어왔네



■ "가을야구엔 우리가 있어야지!" '프로야구매니저', 4개월 공백 깨고 재진입

반가운 얼굴이 보입니다. '프로야구매니저'가 50위로 재진입입니다. 오랫동안 순위를 지키던 이 게임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은 6월이었지요. 그리고 넉 달 만에 복귀하게 됐습니다. 최근 프로야구가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극적인 2위 다툼으로 흥미를 끌기도 했고, 성우 서유리 씨를 모델로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속한 것이 접속자 상승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유리 성우를 모델로 기용한 두 게임의 명과 암이 갈리기도 했습니다. '에이지오브스톰'은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지 8주만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한편 '디지몬마스터즈'와 '겟앰프드' 등이 괄목할 상승세에 오른 것도 특징입니다.


길용찬 기자 (Kavo@inven.co.kr)




* 이번 주 만평 소재는 지난 4일 발표된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 합병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지난 주 금요일, 모바일 업계를 발칵 뒤집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피쳐폰 시절 모바일 게임업계를 주름잡았던 게임빌과 컴투스가 한 지붕으로 들어간다는 소식이었죠.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예전과 같은 위상을 못 보여주고 있지만, 두 기업은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역사와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피쳐폰 모바일 시장 초기부터 꾸준히 좋은 게임을 출시하며 유저들에게 게임성을 검증받았죠.

게임빌은 '제노니아', '게임빌 프로야구'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고, 컴투스는 '컴투스 프로야구, '이노티아 연대기'등으로 꾸준히 성장을 거듭한 기업입니다. 또, 스마트폰으로 세대가 바뀐 후에는 '타이니팜'을 출시해 한국 SNG 시장 초기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한 것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는 분석이 다수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들이 성과를 전혀 못 내고 있다는 것은 아니에요. 온라인게임으로 성장한 대형 퍼블리셔들이 스마트 디바이스 공략을 선언한 뒤로 예전만큼 힘을 못 쓴다는 거죠.

그들이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완전체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두 업체 모두 강한 개성을 보여주기에 인수 후 첫 번째 작품이 무엇일지 더욱 궁금해지네요.


박태학 기자 (Karp@inven.co.kr)